현숙한 아내
[르무엘의 잠언]
성 경: [잠 31:10-21]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 하니라
11) 그런 자의 남편의 마음은 그를 믿나니 산업이 핍절치 아니하겠으며
12) 그런 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 그 남편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행치 아니하느니라
13) 그는 양털과 삼을 구하여 부지런히 손으로 일하며
14) 상고의 배와 같아서 먼 데서 양식을 가져오며
15) 밤이 새기 전에 일어나서 그 집 사람에게 식물을 나눠주며 여종에게 일을 정하여 맡기며
16) 밭을 간품하여 사며 그 손으로 번 것을 가지고 포도원을 심으며
17) 힘으로 허리를 묶으며 그 팔을 강하게 하며
18) 자기의 무역하는 것이 이로운 줄을 깨닫고 밤에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19) 손으로 솜뭉치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락을 잡으며
20) 그는 간곤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
21) 그 집 사람들은 다 홍색 옷을 입었으므로 눈이 와도 그는 집 사람을 위하여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잠 31:10]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 하니라
비록 새로운 표제어가 붙지는 않았지만
본 구절부터 마지막 구절까지는 독립된 주제의 단락인 듯하다.
왜냐하면 원문상 10-31절까지는 각각의 절들의 첫단어 첫 자음이
히브리어 알파벳 순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학 기법을 답관체라 부른다.
▶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 '현숙한 여인'이란
온갖 미덕들, 영예 그리고 11절부터 진술될 일들을
감당할 능력 등을 소유한 여인을 가리킨다.
이 같은 여인은 지혜처럼 진주보다 귀하다고 한 표현이 흥미롭다.
한 파피루스 조각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가사를 잘 돌보는 여인은 부와 바꿀 수 없다.'
[잠 31:11] 그런 자의 남편의 마음은 그를 믿나니 산업이 핍절치 아니하겠으며
▶ 산업이 핍절치 아니하겠으며 - 문자적인 뜻은
'약탈이 필요치 아니하겠으며'(he shall have no need of spoil, KJV).
이것은 현숙한 여인의 남편은 그 가정의 필요를 공급하기 위하여
남을 약탈하거나 도둑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 같은 결과는 현숙한 여인이 가산을 잘 관리하여
그 가정이 풍족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잠 31:12] 그런 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 그 남편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행치 아니하느니라
▶ 살아 있는 동안에 - 현숙한 여인은 잠시 동안이 아니라
백년해로(百年偕老)를 지속하는 동안 내내
자신의 가산을 지키고 가사를 관리하는 일에 대한
신뢰감을 남편에게 심어준다는 것이다.
당시 많은 가산을 가지고 있는 예비 신랑의 경우
신부 선택 기준중의 중요한 하나는
여자가 가산을 잘 관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잠 31:13] 그는 양털과 삼을 구하여 부지런히 손으로 일하며
▶ 부지런히 손으로 일하며 - 이것은 현숙한 여인은
힘든 수고도 기쁨으로 해낸다는 것을 암시한다.
(worketh willingly with her hands, KJV).
본 문맥이 그리고 있는 가정(家庭)은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에 있는 자의 가정임이 분명하다.
(23절 그 남편은 그 땅의 장로로 더불어 성문에 앉으며 사람의 아는 바가 되며).
바로 이러한 가정의 여주인이 기쁜 마음으로 일하였다는 사실은
오늘날의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는 주부들에게 경종이 되어 준다.
[잠 31:14] 상고의 배와 같아서 먼 데서 양식을 가져오며
▶ 상고의 배 - 문자 그대로 상인의 배, 곧 무역선을 가리킨다.
이 표현은 다윗과 솔로몬 통치 때 국내 산업이 발전 확장된
이스라엘이 국내를 뛰어넘어 이방 나라인 페니키아 등과
교역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갔던 것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양식'을 가져왔다는 표현을 중시할 때,
본 rn절은 이스라엘의 무역을 강조하는 구절이 아니라
부지런하고 현숙한 여인이 '양식', 곧 진미 따위를 얻기 위하여
자기 밭이 아닌 먼 곳에 있는 다른 사람의 밭에까지
갔던 것을 암시하는 구절로 보는 것이 좋겠다. (Whybray).
[잠 31:15] 밤이 새기 전에 일어나서 그 집 사람에게 식물을 나눠주며 여종에게 일을 정하여 맡기며
▶ 밤이 새기 전에 일어나서 - 문자적인 뜻은 '아직 밤일 때 일어나서.‘
현숙한 여인의 근면성이 부각된다.
▶ 일을 정하여 맡기며 - 매일의 양식을 위해 그러하듯이
매일 매일의 임무를 식구들 혹은 하인들에게 분담시키는 것을 가리킨다.
(출 5:14 바로의 간역자들이 자기들의 세운바 이스라엘 자손의 패장들을 때리며 가로되 너희가 어찌하여 어제와 오늘에 만드는 벽돌의 수효를 전과 같이 채우지 아니하였느냐 하니라).
현숙한 여인의 계획성 있는 가정 관리를 엿볼 수 있다.
[잠 31:16] 밭을 간품하여 사며 그 손으로 번 것을 가지고 포도원을 심으며
▶ 밭을 간품하여 사며 - 문자적인 뜻은 '밭을 심사숙고하여 사며'이다.
밭과 같은 부동산의 구매는 한 가정의 중요한 일로써
대체로 가장이 맡아서 처리하였다.
그러므로 본 구절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다소 곤란해진다.
아마도 이 표현은 구매 결정은 가장이 하고
구매과정의 협상 따위를 아내가 맡아 했던 것을 뜻할 것이다.
현숙한 여인은 가산을 관리하는 일뿐 아니라
가정의 미래의 행복을 위하여 대외적인 일에도 참여한다.
한편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 토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서 만일 그 땅을 상실하면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조차도 파기되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였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토지 매매 행위는 금지되었으나,
본 구절의 경우는 가정 형편상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토지 매매로 사례로 보인다.
이 경우데도 희년(jubilee year)에는 원소유주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땅을 돌려주어야 했다.
(레 25:28 그러나 자기가 무를 힘이 없으면 그 판 것이 희년이 이르기까지 산자의 손에 있다가 희년에 미쳐 돌아올지니 그가 곧 그 기업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잠 31:17] 힘으로 허리를 묶으며 그 팔을 강하게 하며
▶ 힘으로 허리를 묶으며 - '그 팔을 강하게 한다'는 하반절의 표현을
신체적 건강을 위한 운동 행위로 이해하고
본 구절도 이 하반절과 그 의미가 동일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Clark).
그러나 성경 어디에도 허리를 강하게 조이는 것을
건강과 연결시키는 곳이 없고 문맥이 현숙한 여인의
근면성, 활동성을 말하고 있으므로 대부분의 견해를 따라
활동을 민첩하게 하기 위한 준비로 이해하는 것이 무난하겠다.
[잠 31:18] 자기의 무역하는 것이 이로운 줄을 깨닫고 밤에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 밤에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 이 표현은 지금도 암흑의 세력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밤새 등불을 밝히는
팔레스틴 아랍 민족의 관습을 연상시킨다.
한편 등불을 밝히는 일은 번영, 부의 상징이기도 하다.
가난한 자는 등불을 킬 여유가 없다는 사실 때문인 것 같다.
(욥 18:6 그 장막 안의 빛은 어두워지고 그 위의 등불은 꺼질 것이요;
렘 25:10 내가 그들 중에서 기뻐하는 소리와 즐거워하는 소리와 신랑의 소리와 신부의 소리와 맷돌소리와 등불 빛이 끊쳐지게 하리니).
그러나 문맥이 현숙한 아내의 근면성을 강조하고 있으므로
본 구절은 밤새워 일하는 모습에 대한 상징적 표현으로 보는 것이 무난하다.
[잠 31:19] 손으로 솜뭉치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락을 잡으며
본 rn절의 원문 직역은 다음과 같다.
'그녀는 물레 위에 그녀의 손을 두고 또 다른 그녀의 손은 물레 막대를 쥐고.‘
이것은 현숙한 여인이 가사에 쓸 천을 짜기 위하여
물레질을 하는 모습에 대한 생생한 표현이다.
여기의 '물레'는 물레의 둥근 부분을
'물레 막대'는 곧바른 막대 부분, 곧 손잡이 부분을 가리킨다.
[잠 31:20] 그는 간곤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
▶ 그는 간곤한 자에게 손을 펴며 - 원문 직역은
'그는 가난한 자에게 그의 손바닥을 보이며'이다.
이것은 그 소유를 움키고만 있지 않고
타인에게 베푸는 것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여기의 '손'은 바로 앞절에 있는 대로
습득한 기술을 사용하여 부지런히 일한 손이었다.
결국 본 구절은 현숙한 여인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의 근면으로 얻은 부를 이기적인 목적에만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선행과 구제를 많이 한 여인 도르가를 연상케 하는데
아마도 그녀 또한 근면히 일했을 것이다.
(행 9:39 베드로가 일어나 저희와 함께 가서 이르매 저희가 데리고 다락에 올라가니 모든 과부가 베드로의 곁에 서서 울며 도르가가 저희와 함께 있을 때에 지은 속옷과 겉옷을 다 내어 보이거늘).
[잠 31:21] 그 집 사람들은 다 홍색 옷을 입었으므로 눈이 와도 그는 집 사람을 위하여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 홍색 옷 - 추운 겨울을 대비하는 현숙한 여인의 처사를
보여주는 하반절을 고려할 때,
이 말은 홍색 빛을 띤 두터운 겨울옷을 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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