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잔치에 청함을 받다.
성 경:
[요 2:1-5]
사흘 되던 날에 갈릴리 가나에 혼인이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2)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인에 청함을 받았더니
3) 포도주가 모자란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희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4) 예수께서 가라사대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5) 그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요 2:1]
사흘 되던 날에 갈릴리 가나에 혼인이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
"사흘 되던
날"
이것은, 1:43에 기록된 날부터 계산된 날짜인 듯하다.
(1:43 이튿날 예수께서
갈릴리로 나가려
하시다가 빌립을
만나 이르시되
나를 좇으라
하시니)
이렇게 자세히 날짜까지 기록한 것은,
그 저술자가 예수님의 제자였던 사실을 확증한다.
"갈릴리 가나."
팔레스틴에는 이 밖에 또 다른 "가나" 란 지방이 있는 것인 만큼,
여기서 "갈릴리"란 말을 붙여서 밝힌다.
이곳은 나사렛 동북편 5마일 되는 곳에 있다고 한다.
"혼인"은 기쁨의 상징이다.
이것은,
신약 시대의 복음이 율법과 달라서 그 주는 기쁨이
가정적(家庭的)이고 보편적(普遍的)일 것을 표상(表象)한다.
[요 2:2]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인에 청함을 받았더니
- 예수님은 염세주의(厭世主義)를 가지신 이가 아니었다.
그는, 이 세상 사람들과 잘 어울리시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셨다.
이것은 그의 겸손인 동시에 그의 긍휼이다.
성결은 격리(隔離)가 아니다.
(Sanctity is not singularity).
[요 2:3]
포도주가 모자란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희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
당시에 "포도주"는 팔레스틴에 있어서 일반 음료였고,
다른 나라에서처럼 유흥과 오락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팔레스틴은 사막 지방과 같아서 물이 귀하므로
과즙으로 된 음료가 필요하였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더러 "포도주가 없다"고 한 것은,
포도주를 기적적으로 만들어 주시기 위하여 겸손히 말한 청원이다.
예수님께서 그 전에 이적을 행하신 일이 없었을 터인데,
그의 모친께서 이런 청원을 어떻게 하였을까?
그것은 난제가 아니다.
예수님께서 그 전에 이적을 행하신 일이 없다 할지라도,
그의 인격에 초자연적이고 비범한 일들이 관련되어 있는 것인 만큼,
모친 마리아로서는 그에게서 이적을 기대할 만 하였다.
[요 2:4]
예수께서 가라사대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
그가 자기 어머니더러
"여자여"라고 하신 것은 하대하는 말이 아니다.
이것이, 한국 풍속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같으나,
헬라 어풍(語風)으로는 그것이 무례한 말이 아니다.
(Hendriksen).
여기서 예수님께서 어머니를 향하여,
"여자여"라고 하신 것에는 뜻이 있다.
메시야의 공적역사(公的役事)에 있어서는,
하나님의 뜻만이 주장하고 혈통적 모친 된 권세가 간섭할 수 없다.
그 점에 있어서는,
예수님의 모친도 하나의 "여자"로의 지위를 가질 뿐이다.
크로솨이데(Grosheide)는 말하기를,
"예수님께서 여기서
자기 어머니를
"여자여"라고 부르실
때에,
그는
자기 어머니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 순종해야
될 자로만
취급하신 것이다.
메시야의
공생애에 있어서,
예수님은
그의 하실
바 일을
자기 자신의
방식으로만 하시지
않으면 안
될 것이었다.
그는 혈통적
인연에 매이지
않아야 될
것이었다"라고 하였다.
(Het Heilige Evangelie Volgens
Johannes, Kommentaar I,PP.171-172).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이런 표현은 구약에도 많은데 반드시 냉정한 어투는 아니다.
(삿 11:12
입다가 암몬
자손의 왕에게
사자를 보내어
이르되 네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기에
내 땅을
치러 내게
왔느냐;
삼하 16:10
왕이 가로되
스루야의 아들들아
내가 너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저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저에게
다윗을 저주하라
하심이니 네가
어찌 그리하였느냐
할 자가
누구겠느냐 하고;
왕상 17:18
여인이 엘리야에게
이르되 하나님의
사람이여 당신이
나로 더불어
무슨 상관이
있기로 내
죄를 생각나게
하고 또
내 아들을
죽게 하려고
내게 오셨나이까;
왕하 3:13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에게 이르되
내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당신의
부친의 선지자들과
당신의 모친의
선지자들에게로 가소서 이스라엘
왕이 저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여호와께서 이
세 왕을
불러 모아
모압의 손에
붙이려 하시나이다),
이 말씀은,
메시야의 구속(救贖)사업에 있어서는
비록 예수님의 모친이라도 그 모친 된 권세로써
간섭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예수님 밖에는 하나님 앞에서 인간을 도울 중보자(中保者)가 없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여기 이른바 "내 때"란 말은
메시야의 영광을 나타낼 때를 의미한다.
(7:30 저희가 예수를
잡고자 하나
손을 대는
자가 없으니
이는 그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음이러라,
8:20 이 말씀은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에 연보궤
앞에서 하셨으나
잡는 사람이
없으니 이는
그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음이러라,
13: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17: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가라사대 아버지여
때가 이르렀사오니
아들을 영화롭게
하사 아들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게 하옵소서).
그가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것은,
그 혼인잔치에 포도주 그것을 보급시키신 자선 사업을 목적하신 것이 아니고,
제자들로 하여금 그를 메시야로 확실히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11절 예수께서 이
처음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여기 이른바,
"내 때"는 바로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그의 권능을 나타내실 일정한 시간을 가리킨다고 생각된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순종하시어
그의 중보 역사의 일체를 시행하신다.
그리고 이 점에 있어서 그의 순종은,
시간까지 하나님 아버지의 정하신대로 맞추어 움직이신 것이다.
이런 일은 일반인으로서는 생각도 해 볼 수 없는 절대 완전하신 순종이다.
[요 2:5]
그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
이것을 보면,
그 모친이 예수님의 의미하신 바를 깨달았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아버지에게만 순종하여 성역을 이루어 나가신 사실이,
그 모친에게 알려졌다.
예수님의 성역(聖役)은 순종으로 일관하셨다.
그 모친은 하인들더러,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순종하라고 부탁한다.
순종은 무엇에서든지 하나님으로 하여금 일하시게 하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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