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자를 멀리하라
성 경: [잠 1:10-21] 내 아들아 악한 자가 너를 꾈지라도 좇지 말라
11) 그들이 네게 말하기를 우리와 함께 가자 우리가 가만히 엎드렸다가 사람의 피를 흘리자 죄없는 자를 까닭없이 숨어 기다리다가
12) 음부 같이 그들을 산 채로 삼키며 무덤에 내려가는 자 같게 통으로 삼키자
13) 우리가 온갖 보화를 얻으며 빼앗은 것으로 우리 집에 채우리니
14) 너는 우리와 함께 제비를 뽑고 우리가 함께 전대 하나만 두자 할지라도
15) 내 아들아 그들과 함께 길에 다니지 말라 네 발을 금하여 그 길을 밟지 말라
16) 대저 그 발은 악으로 달려가며 피를 흘리는 데 빠름이니라
17) 무릇 새가 그물 치는 것을 보면 헛 일이겠거늘
18) 그들의 가만히 엎드림은 자기의 피를 흘릴 뿐이요 숨어 기다림은 자기의 생명을 해할 뿐이니
19) 무릇 이를 탐하는 자의 길은 다 이러하여 자기의 생명을 잃게 하느니라
20) 지혜가 길거리에서 부르며 광장에서 소리를 높이며
21) 훤화하는 길 머리에서 소리를 지르며 성문 어귀와 성중에서 그 소리를 발하여 가로되
[잠 1:10] 내 아들아 악한 자가 너를 꾈지라도 좇지 말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지혜인데 비해
악을 피하는 것 또한 지혜이다.
곧 19절까지는 악인들의 특성과 함께
그들의 궤계를 피하는 것이 지혜의 일면임을 피력한다.
‘악한 자’는 하나님이 지시하는 삶의 방향에서 벗어나
상습적, 고의적, 계획적으로 범죄하며
다른 사람들까지 실족케 만드는 자를 지칭한다.
(시 1:1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잠 1:11] 그들이 네게 말하기를 우리와 함께 가자 우리가 가만히 엎드렸다가 사람의 피를 흘리자 죄없는 자를 까닭없이 숨어 기다리다가
본 구절에서 14절까지는 악한 자(10절)의 말을 직접 인용함으로써
악한 자의 실체를 더욱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 가만히 엎드렸다가 - 으슥한 곳에 매복하여있는 강도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 말은 뒤에 나오는 '숨어 기다리다가'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었는 바,
이들의 어근이 각각 '얽어매다'(아라브), '숨겨 감추다'(차판)란 뜻을
가진다는 점에서 본절은 올가미와 그물을 설치하고 교묘하게
은폐시키며 숨어 있는 사냥꾼의 의도처럼
악인들의 궤계가 은밀하고 치밀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까닭없이 숨어 기다리다가- '이유없이 숨어 기다리다가',
(삼상 19:5 그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을 죽였고 여호와께서는 온 이스라엘을 위하여 큰 구원을 이루셨으므로 왕이 이를 보고 기뻐하셨거늘 어찌 무고히 다윗을 죽여 무죄한 피를 흘려 범죄하려 하시나이까;
25:31 내 주께서 무죄한 피를 흘리셨다든지 내 주께서 친히 보수하셨다든지 함을 인하여 슬퍼하실 것도 없고 내 주의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없으시리니 다만 여호와께서 내 주를 후대하신 때에 원컨대 내 주의 여종을 생각하소서;
시 35:19 무리하게 나의 원수된 자로 나를 인하여 기뻐하지 못하게 하시며 무고히 나를 미워하는 자로 눈짓하지 못하게 하소서;
69:4 무고히 나를 미워하는 자가 내 머리털보다 많고 무리히 내 원수가 되어 나를 끊으려 하는 자가 강하였으니 내가 취치 아니한 것도 물어 주게 되었나이다;
애 3:52 무고히 나의 대적이 된 자가 나를 새와 같이 심히 쫓도다)
[잠 1:12] 음부 같이 그들을 산 채로 삼키며 무덤에 내려가는 자 같게 통으로 삼키자
직유법과 동의적 대구법(7:1; 8:1)을 통해
악한 자의 극악함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7:1 내 아들아 내 말을 지키며 내 명령을 네게 간직하라;
8:1 지혜가 부르지 아니하느냐 명철이 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느냐)
곧 출애급 당시 모세에게 반역한 고라 일당에게 일어났던 사건을
(민16:30-33 만일 여호와께서 새 일을 행하사 땅으로 입을 열어 이 사람들과 그들의 모든 소속을 삼켜 산채로 음부에 빠지게 하시면 이 사람들이 과연 여호와를 멸시한 것인 줄을 너희가 알리라
31) 이 모든 말을 마치는 동시에 그들의 밑의 땅이 갈라지니라
32) 땅이 그 입을 열어 그들과 그 가속과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과 그 물건을 삼키매
33) 그들과 그 모든 소속이 산채로 음부에 빠지며 땅이 그 위에 합하니 그들이 총회 중에서 망하니라)
일어났던 사건을 연상시켜 주는 본 구절은
유사한 성격의 '음부'와 '무덤', '산 채로'와 '통으로'를
각각 대구(對句)시켜 악한자의 궤계를 회화적으로 묘사한다.
여기서 '음브'(쉐올)와 '무덤'(보르)은 죽은 자의 세계를,
'산 채로'(하임)와 '통으로'(테미밈)는 몸 전체를 뜻한다(Delitzsch, Mercerus).
따라서 본문은 '삼키다'와 어울려 무죄한 사람들을
철저하고도 은밀하게 멸망시키려는 악인들의 의도를 보여 준다.
[잠 1:13] 우리가 온갖 보화를 얻으며 빼앗은 것으로 우리 집에 채우리니
▶ 보화 - 여기서는 육체적인 편의와 쾌락을 가져다주는 모든 물질적 재산을 가리킨다.
▶ 빼앗은 것 - 전쟁 중에 탈취한 노략물, 약탈물 등을 가리킨다.
[잠1:14] 너는 우리와 함께 제비를 뽑고 우리가 함께 전대 하나만 두자 할지라도
▶ 제비를 뽑고 - 이는 탈취한 물건(13절)의 동일한 분배를 의미한다.
▶ 전대 하나만 두자 - 돈 넣는 주머니인 '전대'는 여기서
악한 자들의 공동 재산을 가리키는 바(a common purse, NIV),
각자의 탈취물들을 하나로 모아 그들의 공동 재산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이에 비추어 보아 본 구절은 개개인의 성과에 관계없이
제비를 통해 그 공동의 몫인 탈취물을 손쉽게 소유할 수 있게 되리라는
악인들의 달콤한 유혹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불의한 재물의 공유(共有)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범죄와의 결속을 낳게 될 뿐이다.
[잠 1:15] 내 아들아 그들과 함께 길에 다니지 말라 네 발을 금하여 그 길을 밟지 말라
11-14절에서 악한 자의 실체를 밝힌 저자는 이후 19절까지
유혹의 시초에서부터 악을 철저하게 거절하라는
적극적인 권고와 강력한 경고를 말하고 있다.
(시 119:101 내가 주의 말씀을 지키려고 발을 금하여 모든 악한 길로 가지 아니하였사오며).
▶ 길에 다니지 말라 네 발을 금하여 그 길을 - 여기서 전자의 '길'은
구체적인 삶의 방향과 방법에 대한 일반적 비유이며
(2:15 그 길은 구부러지고 그 행위는 패역하리라;
시 1:1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후자의 '길'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흔적을 남기고 지나간 길,
곧 악의적인 행동 양식을 특정적으로 지칭하는 것이다.
▶ 네 발을 금하여 - 여기서는 타락한 인간의 본성적인 죄의 성향이 암시되어 있다.
여기서 '발'은 피교훈자의 행실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Delitzsch).
[잠 1:16] 대저 그 발은 악으로 달려가며 피를 흘리는 데 빠름이니라 -
'그들은 악한 일 하는 것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으며 사람은 죽이는 데 능숙한 자들이다'(현대인의 성경).
[잠1:17] 무릇 새가 그물 치는 것을 보면 헛 일이겠거늘 -
하나님을 대적하고 불의를 일삼는 악인들의 궤계가
궁극적으로 실패하게 될 것임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본 구절은
문맥상 19절까지의 내용을 포괄한다.
한편 본 구절은 원전의 해석 방법에 따라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1) 그물이 쳐진 것을 보고도 그 미끼에 유혹되어 함정에 걸려드는
어리석은 새처럼 악한 자들 역시 과다한 탐욕에 눈이 멀어
그들이 놓아둔 덫에 그들 스스로가 걸려든다는 것을 비유함(Luther, Umbreit, Hitzig).
(2) 위험을 보면 달아나는 새들의 본성에 비추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궤계가 이미 노출된 채로 그물을 치려는
악한 자들의 불합리하고 어리석은 처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함(Delitzsch, Ziegler).
본 구절 자체만을 놓고 보면 (2)의 해석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어지는 문맥의 초점이 결국
스스로 놓은 덫에 빠져버리는 악인들의 종국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1)의 해석도 타당성을 확보한다.
[잠 1:18] 그들의 가만히 엎드림은 자기의 피를 흘릴 뿐이요 숨어 기다림은 자기의 생명을 해할 뿐이니
11절에 나타났던 악한 자들의 말을 인용해서
그 반전된 상황을 강조하고 있는 본문은 고대 히브리인들이 가졌던
보응의 원리를 잘 드러내고 있다.
한편 이러한 보응 원리는 인간적인 도리와 함께
신적 정의의 차원에 그 기반을 두는 것이다.
[잠 1:19] 무릇 이를 탐하는 자의 길은 다 이러하여 자기의 생명을 잃게 하느니라
▶ 길 - 인간의 행동, 삶의 방법 또는 그 결과적 의미까지를 포괄하는 말이다.
따라서 본 구절은 17절과 연관시켜 볼 때,
탐욕과 부정에 눈이 먼 자들의 형태와 그 결국은
스스로의 파멸뿐이라는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딤전 6:10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잠 1:20-21] 지혜가 길거리에서 부르며 광장에서 소리를 높이며
21) 훤화하는 길 머리에서 소리를 지르며 성문 어귀와 성중에서 그 소리를 발하여 가로되
파멸을 가져올 뿐인 죄의 유혹을 경고한 데 이어 저자는
지혜를 의인화시킴으로써 지혜에의 권고와 초대에 대한 순종의 유익함,
그리고 이를 거절한 자에게 있는 징책과 심판을 선고하고 있다.
성경상으로 지혜가 의인화된 첫 번째 경우는
욥 28:20-23,27,28에서 나타난다.
(욥 28:20-23 그런즉 지혜는 어디서 오며 명철의 곳은 어디인고
21) 모든 생물의 눈에 숨겨졌고 공중의 새에게 가리워졌으며
22) 멸망과 사망도 이르기를 우리가 귀로 그 소문은 들었다 하느니라
23) 하나님이 그 길을 깨달으시며 있는 곳을 아시나니
27-28 그 때에 지혜를 보시고 선포하시며 굳게 세우시며 궁구하셨고
28) 또 사람에게 이르시기를 주를 경외함이 곧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라 하셨느니)
그리고 본 구절에서는 본문외에 3:15-19;8,9장 등에서
지혜가 의인화 되어 등장한다.
특히 8:22-31에서는 지혜가 그리스도와 동일시되어 언급된다.
(8:22-31 여호와께서 그 조화의 시작 곧 태초에 일하시기 전에 나를 가지셨으며
23) 만세 전부터, 상고부터, 땅이 생기기 전부터 내가 세움을 입었나니
24) 아직 바다가 생기지 아니하였고 큰 샘들이 있기 전에 내가 이미났으며
25) 산이 세우심을 입기 전에, 언덕이 생기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니
26) 하나님이 아직 땅도, 들도, 세상 진토의 근원도 짓지 아니하셨을 때에라
27) 그가 하늘을 지으시며 궁창으로 해면에 두르실 때에 내가 거기 있었고
28) 그가 위로 구름 하늘을 견고하게 하시며 바다의 샘들을 힘 있게 하시며
29) 바다의 한계를 정하여 물로 명령을 거스리지 못하게 하시며 또 땅의 기초를 정하실 때에
30)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 날마다 그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항상 그 앞에서 즐거워하였으며
31) 사람이 거처할 땅에서 즐거워하며 인자들을 기뻐하였었느니라)
▶ 지혜가 부르며 - 문자적으로는 '크게 외치며'란 뜻을 가지는 바,
고대 이스라엘에 있어 선지자, 지혜자, 교사들이
하나님의 말씀, 곧 지혜를 전달할 때의 매개적인 수단이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한편 본 구절에는 의인화된 지혜가 설교하는 곳을 계속 열거하고 있는바,
이곳들이 모두 공공장소라는 점에서 지혜의 초청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 공공성을 지닌 것임을 시사해 준다.
(8:1-4 지혜가 부르지 아니하느냐 명철이 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느냐
2) 그가 길가의 높은 곳과 사거리에 서며
3) 성문 곁과 문 어귀와 여러 출입하는 문에서 불러 가로되
4) 사람들아 내가 너희를 부르며 내가 인자들에게 소리를 높이노라;
마 10:27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서 이르는 것을 광명한 데서 말하며 너희가 귓속으로 듣는 것을 집 위에서 전파하라;
행 19:8 바울이 회당에 들어가 석 달 동안을 담대히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 강론하며 권면하되).
▶ 훤화하는 길 머리 - 여기서 '길 머리'는 길이 사방으로 갈라지는 길의 중심부
(겔 16:25 네가 높은 대를 모든 길 머리에 쌓고 네 아름다움을 가증하게 하여 모든 지나가는 자에게 다리를 벌려 심히 행음하고)
또는 성벽의 꼭대기(LXX, the top of the walls) 등을 뜻하며,
▶ '훤화하는' - '시끄러운 곳'을 의미하는 바,
이 말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많이 모여 북적대는 장소를 가리킨다.
(왕상 1:41 아도니야와 저와 함께 한 손들이 먹기를 마칠 때에 다 들은지라 요압이 양각 소리를 듣고 가로되 성중에서 소리가 어찌하여 요란하뇨;
사 22:2 훤화하며 떠들던 성, 즐거워하던 고을이여 너의 죽임을 당한 자가 칼에 죽은 것도 아니요 전쟁에 사망한 것도 아니며)
▶ 성문 어귀 - 고대 근동 사회에 있어서 성읍 내의 중심적인
운집 장소가 된 곳으로 재판의 개정
(룻 4:11 성문에 있는 모든 백성과 장로들이 가로되 우리가 증인이 되노니 여호와께서 네 집에 들어가는 여인으로 이스라엘 집을 세운 라헬, 레아 두 사람과 같게 하시고 너로 에브랏에서 유력하고 베들레헴에서 유명케 하시기를 원하며;
욥 29:7 그 때는 내가 나가서 성문에 이르기도 하며 내 자리를 거리에 베풀기도 하였었느니라),
시장의 개설
(왕하 7:1 엘리사가 가로되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일 이맘때에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가루 한 스아에 한 세겔을 하고 보리 두 스아에 한 세겔을 하리라 하셨느니라),
공공회의의 개최 등이 행해졌으며
(대하 18:9 이스라엘 왕과 유다 왕 여호사밧이 왕복을 입고 사마리아 성문 어귀 광장에서 각기 보좌에 앉았고 모든 선지자가 그 앞에서 예언을 하는데)
특별히 선지자들의 예언이 자주 선포된 곳이기도 하다.
(왕상 22:10 이스라엘 왕과 유다 왕 여호사밧이 왕복을 입고 사마리아 문어귀 광장에서 각기 보좌에 앉았고 모든 선지자가 그 앞에서 예언을 하는데;
렘 17:19-20 여호와께서 내게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는 가서 유다 왕들의 출입하는 평민의 문과 예루살렘 모든 문에 서서
20) 무리에게 이르기를 이 문으로 들어오는 유다 왕들과 유다 모든 백성과 예루살렘 모든 거민 너희는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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