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사살의 신성 모독
성 경: [단 5:1-4] 벨사살 왕이 그의 귀족 천 명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그 천 명 앞에서 술을 마시니라
2) 벨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 명하여 그의 부친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하여 온 금, 은 그릇을 가져오라고 명하였으니 이는 왕과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이 다 그것으로 마시려 함이었더라
3) 이에 예루살렘 하나님의 전 성소 중에서 탈취하여 온 금 그릇을 가져오매 왕이 그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과 더불어 그것으로 마시더라
4) 그들이 술을 마시고는 그 금, 은, 구리, 쇠, 나무, 돌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니라.
[단 5:1] 벨사살 왕이 그의 귀족 천 명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그 천 명 앞에서 술을 마시니라
본장은 바벨론의 마지막 왕인
벨사살(B.C. 550-538)의 연회 장면을 배경으로
그의 교만과 성전 기명의 모독, 우상 숭배,
그리고 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서의
바벨론의 멸망과 벨사살의 죽음을 예고한다.
▶ 벨사살 왕 - 바벨론 왕의 계보는
느부갓네살(B.C. 605-562) → 아멜말둑(렘 52:31, 에윌므로닥, B.C. 562-560) → 네르갈사레셀(B.C. 560-556) → 라바시 말둑(B.C. 556) → 나보니더스(B.C. 556-539) → 벨사루슬(Belscharusur, B.C. 550-538)로 이어진다.
이중 마지막 왕인 벨사루슬이 곧 본문의 벨사살과 동일인이다.
무그하일(Mugheir) 비문에 그가 나보니더스의 아들로서
바벨론의 통치체제와 관련을 가졌다는 암시적인 내용이 나타난다.
여기서 그 선왕 나보니더스와 아들 벨사살의 통치 기간이 중복되는 것은
나보니더스가 B.C. 550년경 중앙 아라비아의 테마(Tema)로 원정가면서
그 아들 벨사살에게 주요한 행정권을 넘겨준 사실에 기인한다.
이러한 이중적 통치는 바벨론의 멸망 전 해인 B.C. 539년까지 지속되었다.
한편 나보니더스가 원정 후에도 반은퇴의 상태로
한 번도 바벨론 도성에 오지 않고 계속 테마에 체류한 까닭은 확실치 않으나,
아마도 건강상의 이유나 번잡한 정치에의 환멸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Thomson).
▶ 큰 잔치를 배설하고 - 이 잔치가 베풀어진 시기에 대해
혹자는
당시 통치자들이 그들의 집권 초기에
관례적으로 자신의 궁을 수축했다는 사실에 미루어
70인역(LXX)의 삽입된 번역에서처럼
'궁전 봉헌일'로 생각하나(Thomson),
31절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31절 메대 사람 다리오가 나라를 얻었는데 때에 다리오는 육십이 세였더라)
고레스가 이끄는 메대와 바사 연합군이
바벨론 성을 포위한 때로 생각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다.
(6:1 다리오가 자기의 심원대로 방백 일백이십 명을 세워 전국을 통치하게 하고)
한편 이러한 큰 잔치는 고대 국가에 있어서 흔하게 보여지는 것으로,
(에 1:3-8 위에 있은지 삼년에 그 모든 방백과 신복을 위하여 잔치를 베푸니 바사와 메대의 장수와 각 도의 귀족과 방백들이 다 왕 앞에 있는지라
4) 왕이 여러 날 곧 일백팔십 일 동안에 그 영화로운 나라의 부함과 위엄의 혁혁함을 나타내니라
5) 이 날이 다하매 왕이 또 도성 수산 대소 인민을 위하여 왕궁 후원 뜰에서 칠 일 동안 잔치를 베풀새
6) 백색, 녹색, 청색 휘장을 자색 가는 베줄로 대리석 기둥 은고리에 매고 금과 은으로 만든 걸상을 화반석, 백석, 운모석, 흑석을 깐 땅에 진설하고
7) 금잔으로 마시게 하니 잔의 식양이 각기 다르고 왕의 풍부한 대로 어주가 한이 없으며
8) 마시는 것도 규모가 있어 사람으로 억지로 하지 않게 하니 이는 왕이 모든 궁내 관리에게 명하여 각 사람으로 마음대로 하게 함이더라),
왕과 그 제국의 권위를 드러내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기인한다(Delitzsch).
특히 여기서의 '귀족'은
바벨론의 특권층인 귀족들(lords, KJV, RSV; nobles, NIV)이거나
바벨론의 국정을 담당한
행정, 정치 관료들(officers, LB)을 일컫는 것으로 보여진다.
[단 5:2] 벨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 명하여 그의 부친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하여 온 금, 은 그릇을 가져오라고 명하였으니 이는 왕과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이 다 그것으로 마시려 함이었더라
▶ 벨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 명하여 그의 부친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하여 온 금, 은 그릇을 가져오라고 명하였으니 -
여기서 '술을 마시다'(비트엠 하므라)는 원어상 '포도주를 맛보다'란 뜻으로
70인역(LXX)과 많은 학자들은
이를 포도주에 취해 지극히 흥분된 상태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Hitzig, Delitzsch).
(잠 20:1 포도주는 거만케 하는 것이요 독주는 떠들게 하는 것이라 무릇 이에 미혹되는 자에게는 지혜가 없느니라)
따라서 벨사살 왕의 이러한 명령은 취중에 이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내려진 것이다.
이는 명령의 부당함과 범죄적 성격을 암시한다.
특히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한 거룩한 용기들을
이러한 방탕스런 연회의 도구로 사용한 것은
곧 하나님을 대적하는 행위로서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신적 모독의 범죄에 해당되는 것이었다(Thomson).
한편 본 구절을 비롯해서 11, 13, 18절에 계속 반복해서
느부갓네살이 벨사살의 아버지로 지칭되고 있는 바,
(11 왕의 나라에 거룩한 신들의 영이 있는 사람이 있으니 곧 왕의 부친 때에 있던 자로서 명철과 총명과 지혜가 있어 신들의 지혜와 같은 자라 왕의 부친 느부갓네살 왕이 그를 세워 박수와 술객과 갈대아 술사와 점장이의 어른을 삼으셨으니,
13 이에 다니엘이 부름을 입어 왕의 앞에 나오매 왕이 다니엘에게 말하여 가로되 네가 우리 부왕이 유다에서 사로잡아 온 유다 자손 중의 그 다니엘이냐,
18 왕이여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 왕의 부친 느부갓네살에게 나라와 큰 권세와 영광과 위엄을 주셨고)
여기서의 '아버지'(아브)는 원어상의 함축적 의미인
'조상'의 의미로 볼 수 있다(ancestor or predecessor, NIV 난외주).
곧 벨사살은 느부갓네살이 바벨론 제국의 창설자로서
바벨론의 영광과 권세를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이며,
혈통적으로는 벨사살 자신의 직계 조상이란 점에서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듯하다.
[단 5:3] 이에 예루살렘 하나님의 전 성소 중에서 탈취하여 온 금 그릇을 가져오매 왕이 그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과 더불어 그것으로 마시더라
▶ 예루살렘 하나님의 전 성소 중에서 탈취하여 온 금 그릇을 가져 오매 – 여기서
'전 성소'(헤칼)는 '성소와 지성소'가 포함된
성전 중에서도 가장 거룩한 내전을 가리키는 바,
오직 하나님을 위해서만 쓰여져야 할 거룩한 기명들을
특별하게 지시해서 이방 연회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벨사살이 하나님에 대해 심각한 범죄 행위를 했으며
동시에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 금 기명들은 예루살렘에서 탈취된 뒤 약 47년 만에 이 장소로 옮겨진 것이다.
▶ 왕후들과 후궁들과 더불어 - 문자적으로는 '왕의 부인들과 왕의 첩들로 함께'이다.
한편 고대 동양의 국가 관례상
왕의 연회에 관기(官妓)를 제외한 여자들의 참석이 엄격하게 규제되었다.
이 사실을 고려해 볼 때,
벨사살이 연회에 자신의 부인과 첩들을 참석시켰다는 사실은
국가의 원칙적 규정이 무시된 사례로,
(에 1:9-12 왕후 와스디도 아하수에로 왕궁에서 부녀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푸니라
10) 제칠일에 왕이 주흥이 일어나서 어전 내시 므후만과 비스다와 하르보나와 빅다와 아박다와 세달과 가르가스 일곱 사람을 명하여
11) 왕후 와스디를 청하여 왕후의 면류관을 정제하고 왕의 앞으로 나아오게 하여 그 아리따움을 뭇 백성과 방백들에게 보이게 하라 하니 이는 왕후의 용모가 보기에 좋음이라
12) 그러나 왕후 와스디가 내시의 전하는 왕명을 좇아 오기를 싫어하니 왕이 진노하여 중심이 불 붙는듯 하더라),
이는 당시 바벨론의 정치적, 도덕적 기강의 문란함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문란함은 메대의 군대가
그 성을 포위하고 있었던 상황에 미루어
바벨론의 임박한 파멸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단 5:4] 그들이 술을 마시고는 그 금, 은, 구리, 쇠, 나무, 돌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니라.
▶ 그 금, 은, 구리, 쇠, 나무, 돌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니라 - 하나님을 모독하는
벨사살의 범죄가
이제 우상 숭배라는 종교적 차원의 범죄로 진전된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성전의 기명을 잔치에 사용한 것이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의도적임을 보여준다.
즉, 벨사살은
하나님을 패배한 무력한 신으로 비하시키는 한편,
자신들이 섬기는 우상들을
하나님보다 월등한 존재로 부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전 기구들을 모독한 것이다(Delitzsch, Havernick).
한편 본 구절에서 우상의 실체로 쓰여진 여러 가지 재질들이 언급된 것은
곧 그들이 만든 우상의 허구성을 반증해준다(Delitzsch).
70인역(LXX)은 이러한 관점에서
'그러나 그들은 그들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은 찬양하지 않았다'는
구절을 부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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