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을 데리러 간 레위인
성 경: [삿 19:1-9] 이스라엘에 왕이 없을 그 때에 에브라임 산지 구석에 우거하는 어떤 레위 사람이 유다 베들레헴에서 첩을 취하였더니
2) 그 첩이 행음하고 남편을 떠나 유다 베들레헴 그 아비의 집에 돌아가서 거기서 넉달의 날을 보내매
3) 그 남편이 그 여자에게 다정히 말하고 그를 데려오고자 하여 하인 하나와 나귀 두 필을 데리고 그에게로 가매 여자가 그를 인도하여 아비의 집에 들어가니 그 여자의 아비가 그를 보고 환영하니라
4) 그 첩장인 곧 여자의 아비가 그를 머물리매 그가 삼 일을 그와 함께 거하며 먹고 마시며 거기서 유숙하다가
5) 나흘 만에 일찍이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여자의 아비가 그 사위에게 이르되 떡을 조금 먹어 그대의 기력을 도운 후에 그대의 길을 행하라
6) 두 사람이 앉아서 함께 먹고 마시매 여자의 아비가 그 사람에게 이르되 청하노니 이 밤을 여기서 유숙하여 그대의 마음을 즐겁게 하라
7) 그 사람이 일어나서 가고자 하되 첩장인의 간청으로 다시 유숙하더니
8) 다섯째 날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여자의 아비가 이르되 청하노니 그대의 기력을 돕고 해가 기울도록 머물라 하므로 두 사람이 함께 먹고
9) 그 사람이 첩과 하인으로 더불어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그 첩장인 곧 여자의 아비가 그에게 이르되 보라 이제 해가 저물어가니 청컨대 이 밤도 유숙하라 보라 해가 기울었느니라 그대는 여기서 유숙하여 그대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내일 일찍이 그대의 길을 행하여 그대의 집으로 돌아가라.
[삿 19:1] 이스라엘에 왕이 없을 그 때에 에브라임 산지 구석에 우거하는 어떤 레위 사람이 유다 베들레헴에서 첩을 취하였더니
▶ 이스라엘에 왕이 없을 그 때에 - 17:6 및 18:1과 유사한 구절이다.
(17:6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18:1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고 단 지파는 이 때에 거할 기업의 땅을 구하는 중이었으니 이는 그들이 이스라엘 지파 중에서 이때까지 기업의 땅 분배함을 얻지 못하였음이라)
그러므로 여기서 '그 때에'라고 한 것은 본장의 배경이 17, 18장과 동일한 시대임을 암시해 준다.
그런데 본서 기자가 이미 왕정 제도에 대하여 알고 있는 점으로 보아 본장의 사건을 기록하던 시기는 사사기 시대 이후로 상당 기간이 지난 때임을 알 수 있다(Goslinga).
▶ 에브라임 산지 구석에 우거하는 어떤 레위 사람이 - 전장(前章)에 이어 본장에 등장하는 주인공도 레위인이란 점은 당시 극도로 타락한 이스라엘의 사회상을 여실히 증거해 준다.
한편 여기서 '에브라임 산지 구석'이란 에브라임 산지의 북쪽 끝 실로(Shiloh)의 인근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측된다(Keil).
그런데 레위인이 그곳에 '우거'했다는 것으로 보아 이 레위인도 전장(前章)에 나오는 게르손의 아들인 요나단처럼, 에브라임 산지를 떠도는 나그네였음이 틀림없다(Pulpit Commentary).
(18:30 단 자손이 자기를 위하여 그 새긴 신상을 세웠고 모세의 손자 게르손의 아들 요나단과 그 자손은 단 지파의 제사장이 되어 이 백성이 사로 잡히는 날까지 이르렀더라)
▶ 유다 베들레헴에서 첩을 취하였더니 - 17:7에 나오는 레위 소년도 유다 베들레헴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
(17:7 유다 가족에 속한 유다 베들레헴에 한 소년이 있으니 그는 레위인으로서 거기 우거하였더라)
당시 그곳에는 레위인들의 거주지가 따로 있었던 것 같다.
한편이 레위인이 유다 베들레헴에서 첩을 취했는데, 고대 사회에서 첩을 취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한 첩 때문에 기드온의 가정이 파멸된 것처럼,
(8:30-31 기드온이 아내가 많으므로 몸에서 낳은 아들이 칠십 인이었고
31) 세겜에 있는 첩도 아들을 낳았으므로 그 이름을 아비멜렉이라 하였더라)
본장에서도 이 레위인이 첩으로 인하여 당하는 고통을 보여 주고 있다.
* 참조 : (창 16:1-6 아브람의 아내 사래는 생산치 못하였고 그에게 한 여종이 있으니 애굽 사람이요 이름은 하갈이라
2) 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의 생산을 허락지 아니하셨으니 원컨대 나의 여종과 동침하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하매 아브람이 사래의 말을 들으니라
3) 아브람의 아내 사래가 그 여종 애굽 사람 하갈을 가져 그 남편 아브람에게 첩으로 준 때는 아브람이 가나안 땅에 거한지 십 년 후이었더라
4) 아브람이 하갈과 동침하였더니 하갈이 잉태하매 그가 자기의 잉태함을 깨닫고 그 여주인을 멸시한지라
5) 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 나의 받는 욕은 당신이 받아야 옳도다 내가 나의 여종을 당신의 품에 두었거늘 그가 자기의 잉태함을 깨닫고 나를 멸시하니 당신과 나 사이에 여호와께서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
6) 아브람이 사래에게 이르되 그대의 여종은 그대의 수중에 있으니 그대의 눈에 좋은 대로 그에게 행하라 하매 사래가 하갈을 학대하였더니 하갈이 사래의 앞에서 도망하였더라).
[삿 19:2] 그 첩이 행음하고 남편을 떠나 유다 베들레헴 그 아비의 집에 돌아가서 거기서 넉달의 날을 보내매
▶ 그 첩이 행음하고 남편을 떠나 - 여기서 '행음하다'에 해당되는 '자나'는 주로 창기와 같은 직업적인 음란 행위나 또는 그와 같은 성향의 행음(行淫)을 가리킨다.
그런데 히브리 원문에는 '자나'뒤에 '그에게 대항하여'라는 뜻의 전치사 '알라이우'가 있어서
이 여인이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그같은 행음을 하였음을 보여 준다.
아마 이 레위인이 먼저 동일한 행음을 범하므로서 자기 첩으로 하여금 그렇게 행음하도록 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Moore).
다음으로 여기서 '남편을 떠나'라는 말은 그러한 원인으로 인하여 양자 간에 불화(不和)하여
서로 헤어진 것을 가리킨다(Cassel).
한편 레 21:7에 따르면 여호와의 집에서 봉사하는 모든 레위인은 기생이나 부정한 여인을 취하지 못하도록 엄격하케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도 이 레위인이 이같이 행한 것은 당시의 성직자들이 윤리적으로 얼마나 타락했었는가를 잘 보여 준다.
(레 21:7 그들은 기생이나 부정한 여인을 취하지 말 것이며 이혼 당한 여인을 취하지 말지니 이는 그가 여호와께 거룩함이니라)
[삿 19:3] 그 남편이 그 여자에게 다정히 말하고 그를 데려오고자 하여 하인 하나와 나귀 두 필을 데리고 그에게로 가매 여자가 그를 인도하여 아비의 집에 들어가니 그 여자의 아비가 그를 보고 환영하니라
▶ 그 남편이 그 여자에게 다정히 말하고 - 이에 해당하는 원문을 문자적으로 직역하면 `그녀의 마음에 말하고'이다.
이것은 레위인이 진정으로 그녀와 다시 화해하고자 했음을 보여준다(Wycliffe).
한편 율법상으로 살인죄,
(민 35:31 살인죄를 범한 고살자의 생명의 속전을 받지 말고 반드시 죽일 것이며),
간음죄,
(레 20:10 누구든지 남의 아내와 간음하는 자 곧 그 이웃의 아내와 간음하는 자는 그 간부와 음부를 반드시 죽일지니라)
부모를 치는 죄, 등은 어떠한 제물로도 속(贖)할 수 없다.
(출 21:15 자기 아비나 어미를 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
그런데도 본문의 레위인은 자기 첩이 넉 달 동안이나,
(2절 그 첩이 행음하고 남편을 떠나 유다 베들레헴 그 아비의 집에 돌아가서 거기서 넉달의 날을 보내매)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오히려 그녀를 연모하므로 다시 그녀를 데려오고자 했던 것이다.
이로 볼 때 당시에는 하나님의 율법이 거의 무시되고 있어 사회의 기강이 많이 흐트러져 있었음이 분명하다(Matthew Henry).
▶ 하인 하나와 나귀 두 필을 데리고 - 나귀 두 필 중에 한 필은 그의 첩을 태워서 데리고 오기 위한 것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그 여자가 다시금 남편을 따라 나서게 된 것도 그 같은 남편의 세심한 배려에 마음이 동해서였을 것이다(Hervey).
[삿 19:4] 그 첩장인 곧 여자의 아비가 그를 머물리매 그가 삼 일을 그와 함께 거하며 먹고 마시며 거기서 유숙하다가
▶ 그 첩장인 곧 여자가 아비의 그를 머물리매 - 여기서 '머물리다'에 해당하는 '하자크'는 `붙잡다', `제지하다'는 뜻으로 강권(强勸)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레위인의 장인은 금방 그를 돌려보내지 아니하고 강권하여 며칠 처가댁에 머물도록 종용한 것이다. 이렇게 자기 집에 머물도록 권하는 것은 대단한 예우이며 친절의 표시이다.
(창 18:5 내가 떡을 조금 가져오리니 당신들의 마음을 쾌활케 하신 후에 지나가소서 당신들이 종에게 오셨음이니이다 그들이 가로되 네 말대로 그리하라).
이로 볼 때 레위인은 처와 화해하는 일 뿐만 아니라 장인의 사랑을 얻는 데도 성공하였음이 틀림없다. 그래서 그는 삼일 동안 그녀와 함께 묵고 마시며 편히 쉴 수 있었다.
[삿 19:5] 나흘 만에 일찍이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여자의 아비가 그 사위에게 이르되 떡을 조금 먹어 그대의 기력을 도운 후에 그대의 길을 행하라
▶ 그대의 기력을 도운 후에 - 이에 해당하는 원문을 직역하면 `당신의 마음을 쾌활케한 후에'가 된다.
(창 18:5 내가 떡을 조금 가져오리니 당신들의 마음을 쾌활케 하신 후에 지나가소서 당신들이 종에게 오셨음이니이다 그들이 가로되 네 말대로 그리하라).
여기서 `쾌활케하다'에 해당하는 원어 `세아드'는 `(마음을) 신선케 하다'라는 뜻의 동사 `사아드'의 명령형으로서, 여기에는 강한 권고의 뜻이 담겨 있다.
한편 고대 근동에서는 일반적으로 신부를 데려올 때, 일정 기간 동안 처가댁에서 머문 후에 데려오는 풍습이 있었다.
(창 24:55 리브가의 오라비와 그 어미가 가로되 소녀로 며칠을 적어도 열흘을 우리와 함께 있게 하라 그 후에 그가 갈 것이니라).
따라서 레위인의 장인이 어떻게든 레위인을 그의 집에서 하루라도 더 유숙케 하려한 것은 아마 이같은 풍습에서 였을 것이다.
[삿 19:6] 두 사람이 앉아서 함께 먹고 마시매 여자의 아비가 그 사람에게 이르되 청하노니 이 밤을 여기서 유숙하여 그대의 마음을 즐겁게 하라
▶ 두 사람이 앉아서 함께 먹고 마시매 - 이처럼 레위인의 장인이 그를 떠나지 못하게 하고 연일 잔치를 베푸는 이면(裏面)에는 사위에게 자기 딸을 부탁하는 당부의 마음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사실 과년한 딸이 아비의 집에 계속 머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근심거리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레위인의 첩은 행음하고서 남편과 헤어진 상태였으니,
(2절 그 첩이 행음하고 남편을 떠나 유다 베들레헴 그 아비의 집에 돌아가서 거기서 넉달의 날을 보내매)
그 아비의 심정이 어떠했겠는 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장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사위가 자기 딸을 버리지 아니하고 잘 살아 주기만을 바랬을 것이다.
[삿 19:7] 그 사람이 일어나서 가고자 하되 첩장인의 간청으로 다시 유숙하더니 -
레위인 장인의 과민한 노파심과 레위인의 우유부단한 성격을 보여 주고있는 구절이다.
즉 레위인의 장인은 아직도 자신이 사위의 환심을 살 정도로 충분히 대접치 못하였다고 생각하였기에 계속 사위를 집에 머물게 하려했을 것이다.
반면 레위인은 장인의 호의를 떨쳐 버릴 정도로 심지(心志)가 굳지 못하였기 때문에 계속 장인에게 이끌림 당했을 것이다.
[삿 19:8] 다섯째 날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여자의 아비가 이르되 청하노니 그대의 기력을 돕고 해가 기울도록 머물라 하므로 두 사람이 함께 먹고
▶ 일찌기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여자의 아비가 이르되 청하노니 그대의 기력을 돕고 해가 기울도톡 머물라 - 여기서 `해가 기울도록'이란 말은 `한낮이 지나도록'이라는 뜻이다.
(Keil and Delitzsch Commentary, Vol.2,p.443).
대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한낮의 더위를 피하려고 아침 일찍이 떠나는 법이다.
그런데도 레위인의 장인은 낮 동안 충분히 휴식한 후, 오후에 길을 떠나라고 말한다.
추측컨대 그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베들레헴에서 레위인이 거주하는 에브라임 산지까지는 반나절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늦게 출발해도 괜찮았기 때문일 것이다.
[삿 19:9] 그 사람이 첩과 하인으로 더불어 일어나 떠나고자 하매 그 첩장인 곧 여자의 아비가 그에게 이르되 보라 이제 해가 저물어가니 청컨대 이 밤도 유숙하라 보라 해가 기울었느니라 그대는 여기서 유숙하여 그대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내일 일찍이 그대의 길을 행하여 그대의 집으로 돌아가라.
▶ 이 밤도 유숙하라 보라 해가 기울었느니라 - 오후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던 레위인은
그의 장인과 먹고 마시는 동안 그만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밤이 되고 말았다.
▶ 집으로 돌아가라 - 문자적 뜻은 `장막으로 돌아가라'이다.
한편 `장막`(Tent)는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일반적인 주거 형태이다.
(20:8 모든 백성이 일제히 일어나며 가로되 우리가 하나라도 자기 장막으로 돌아가지 아니하며 하나라도 자기 집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왕상 12:16 온 이스라엘이 자기들의 말을 왕이 듣지 아니함을 보고 왕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우리가 다윗과 무슨 관계가 있느뇨 이새의 아들에게서 업이 없도다 이스라엘아 너희의 장막으로 돌아가라 다윗이여 이제 너는 네 집이나 돌아보라 하고 이스라엘이 그 장막으로 돌아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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