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의 결혼에 대한 교훈
성 경: [고전 7:26-38] 처녀에 대하여는 내가 주께 받은 계명이 없으되 주의 자비하심을 받아서 충성된 자가 되어 의견을 고하노니
26) 내 생각에는 이것이 좋으니 곧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27) 네가 아내에게 매였느냐 놓이기를 구하지 말며 아내에게서 놓였느냐 아내를 구하지 말라
28) 그러나 장가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요 처녀가 시집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로되 이런 이들은 육신에 고난이 있으리니 나는 너희를 아끼노라
29) 형제들아 내가 이 말을 하노니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 이후부터 아내 있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30) 우는 자들은 울지 않는 자 같이 하며 기쁜 자들은 기쁘지 않은 자 같이 하며 매매하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31) 세상 물건을 쓰는 자들은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 이 세상의 형적은 지나감이니라
32) 너희가 염려 없기를 원하노라 장가 가지 않은 자는 주의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주를 기쁘시게 할꼬 하되
33) 장가 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아내를 기쁘게 할꼬 하여 마음이 나누이며
34) 시집 가지 않은 자와 처녀는 주의 일을 염려하여 몸과 영을 다 거룩하게 하려 하되 시집 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남편을 기쁘게 할꼬 하느니라
35) 내가 이것을 말함은 너희의 유익을 위함이요 너희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니 오직 너희로 하여금 이치에 합하게 하여 분요함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라
36) 누가 자기의 처녀 딸에 대한 일이 이치에 합당치 못한 줄로 생각할 때에 혼기도 지나고 그같이 할 필요가 있거든 마음대로 하라 이것은 죄 짓는 것이 아니니 혼인하게 하라
37) 그러나 그 마음을 굳게 하고 또 부득이한 일도 없고 자기 뜻대로 할 권리가 있어서 그 처녀 딸을 머물러 두기로 마음에 작정하여도 잘 하는 것이니라
38) 그러므로 처녀 딸을 시집 보내는 자도 잘 하거니와 시집 보내지 아니하는 자가 더 잘 하는 것이니라.
[고전 7:26] 내 생각에는 이것이 좋으니 곧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 - 바울은 종종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하여 언급하지만, 살후2:2에서는 임박했다고 하는 주의 강림의 소문에 대해 회의적이다.
(살후 2:2 혹 영으로나 혹 말로나 혹 우리에게서 받았다 하는 편지로나 주의 날이 이르렀다고 쉬 동심하거나 두려워하거나 하지 아니할 그것이라)
예수께서는 그의 재림이 있기 전에 발생할 일들에 대해 이미 말씀하셨다.
(마 24:8 이 모든 것이 재난의 시작이니라).
따라서 환난과 재림은 연속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절의 '환난'이 그리스도의 재림과 직접 관계된 고난이냐 하는 문제는 분명치 않다.
혹자는 그리스도인들이 현실적으로 겪는 고난이 곧 선취(先就)된 종말론적 재난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Barrett).
하지만 본절의 '환난'은 바울과 당시의 교인들이 받았던 현실적인 '박해들'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Morris).
환난은 바울 시대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의 성도들이 현재적으로 겪게 된다.
[고전 7:27] 네가 아내에게 매였느냐 놓이기를 구하지 말며 아내에게서 놓였느냐 아내를 구하지 말라
▶ 매였느냐 놓이기를 구하지 말며 아내에게서 놓였느냐 - 매였느냐, 놓였느냐 두 동사는 완료 수동태로서 그들의 신분이 수동적으로 확장된 상태임을 시사한다.
기혼자는 기혼자의 신분 가운데서 환난을 잘 견뎌야 한다. 고통스런 박해를 피하기 위해 아내를 버리거나 남편을 버리는 일은 합당하지 않다. 이는 미혼자에 대한 그의 충고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26절 내 생각에는 이것이 좋으니 곧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오히려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지내라'(17, 20, 24절)는 주제를 지지하는 것이며, 또한 결혼 생활에 대한 바울의 견해와 일맥상통한다.
(엡 5:22-23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23)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그가 친히 몸의 구주시니라)
[고전 7:28] 그러나 장가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요 처녀가 시집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로되 이런 이들은 육신에 고난이 있으리니 나는 너희를 아끼노라
▶ 너희를 아끼노라 - 바울은 비교적 독신 생활을 권장하고 있다. 그는 박해로 인하여 당하게 될 육체의 고난을 상기하며 결혼으로 인하여 가중될 책임과 고난으로부터 보호되길 기대한다. (Harrison).
[고전 7:29-30] 형제들아 내가 이 말을 하노니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 이후부터 아내 있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30) 우는 자들은 울지 않는 자 같이 하며 기쁜 자들은 기쁘지 않은 자 같이 하며 매매하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 이후부터 아내 있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30) 우는 자들은 울지 않는 자 같이 하며 기쁜 자들은 기쁘지 않은 자 같이 하며 매매하는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며 -
'때'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분분하다.
(1) '때'는 26절의'환난'과 같이 당시 고린도 교인들이 처해 있던 상황을 의미한다(Morris).
(2) '때'는 성도의 개인적 종말을 고하는 죽음을 의미한다(Calvin).
(3) '때'는 예수 재림 전의 시대를 의미한다(Barrett, Lenski).
본절에서는 (3)의 견해가 가장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개인적 종말과 박해의 시대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견해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예수의 재림이 불과 몇 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재림을 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없는 자 같이 하며'라는 표현 속에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이는 금욕이나 절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나 재물이나 그 외의 세상 것들이 성도의 궁극적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Grosheide).
성도는 세상에 있으나 세속에 속하지 않은 자이며,
(5:10이 말은 이 세상의 음행하는 자들이나 탐하는 자들과 토색하는 자들이나 우상 숭배하는 자들을 도무지 사귀지 말라 하는 것이 아니니 만일 그리하려면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
세상의 자랑거리로 자신을 치부할 수 없는 자들이다.
(고후 6:10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고전 7:31] 세상 물건을 쓰는 자들은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하라 이 세상의 형적은 지나감이니라
▶ 이 세상의 형적은 지나감이니라 - '지나감'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스쳐 지나간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마 20:30 소경 둘이 길 가에 앉았다가 예수께서 지나가신다 함을 듣고 소리질러 가로되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이여 하니)
본절에서 그 의미는 보다 고조되어 '없어지다' 또는 '소멸되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세상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임시적이며 무상한 것이기에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는 그 형상조차도 무너지고 말 것이다.
(시 103:15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한편 혹자는 이것을 사회나 상업 제도 등과 같은 세상의 외적 구조가 변화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Barth).
물론 '형적'이라는 단어가 세상사에 나타나는 외형적 형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본절에서는 종말에 멸망할 수밖에 없는 세상의 특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문맥상 타당하다 하겠다.
[고전 7:32-33] 너희가 염려 없기를 원하노라 장가 가지 않은 자는 주의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주를 기쁘시게 할꼬 하되
33) 장가 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아내를 기쁘게 할꼬 하여 마음이 나누이며
▶ 주를 기쁘시게 할꼬 하되 33) 장가 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아내를 기쁘게 할꼬 - '기쁘시게'에는 상대방을 향한 헌신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즉 기혼자는 아내로 인하여 주께 향한 헌신의 자세를 반감(半減)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염려로부터 자유함을 받아 오직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그 일을 위하여 독신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한 요구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결혼이나 외적인 제도 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유함으로 참 하나님을 섬기느냐 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결혼하지 않은 자라 할지라도 그가 정욕에 매여 있다면 그 역시 하나님을 향한 헌신을 잃어버린 자에 불과하다(Calvin).
기혼자이든지 미혼자이든지 간에 그는 주어진 자유를 선용(善用)할 때만 주를 기쁘시게 하는 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고전 7:34] 시집 가지 않은 자와 처녀는 주의 일을 염려하여 몸과 영을 다 거룩하게 하려 하되 시집 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남편을 기쁘게 할꼬 하느니라
▶ 몸과 영을 다 거룩하게 하려 하되 - '거룩하게 하다'라는 말은 고상한 도덕적 성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Morris).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헌신의 자세로서 모든 성도들이 결혼을 했건 안 했건 간에 거룩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6:13 식물은 배를 위하고 배는 식물을 위하나 하나님이 이것 저것 다 폐하시리라 몸은 음란을 위하지 않고 오직 주를 위하며 주는 몸을 위하시느니라,
15 너희 몸이 그리스도의 지체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내가 그리스도의 지체를 가지고 창기의 지체를 만들겠느냐 결코 그럴 수 없느니라;
롬 6:12 그러므로 너희는 죄로 너희 죽을 몸에 왕 노릇 하지 못하게 하여 몸의 사욕을 순종치 말고;
12:1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
고후 4:10 우리가 항상 예수 죽인 것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도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갈 6:17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
다시 말해서 결혼하지 않은 처녀만이 '거룩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성적 생활을 삼가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뜻을 염두에 두고 사는 삶의 자세이다.
[고전 7:35] 내가 이것을 말함은 너희의 유익을 위함이요 너희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니 오직 너희로 하여금 이치에 합하게 하여 분요함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라
▶ 분요함이 없이 주를 섬기게 - 바울의 의도는 보다 확실하게 드러났다.
기혼자이든 미혼자이든지 간에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질서 속에서 주를 섬기는 일이다.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 바울이 의도한 목적이 있었다. 즉
(1) 고린도 교인들의 신실한 신앙과 빛된 생활을 촉구하고
(2) 그리스도 안에서 지속적으로 완전한 헌신을 하도록 하려는 것이며
(3) 구차한 논쟁에 말려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고전 7:36] 누가 자기의 처녀 딸에 대한 일이 이치에 합당치 못한 줄로 생각할 때에 혼기도 지나고 그같이 할 필요가 있거든 마음대로 하라 이것은 죄 짓는 것이 아니니 혼인하게 하라
▶ 그같이 할 필요가 있거든 마음대로 하라 이것은 죄 짓는 것이 아니니 혼인하게 하라 - 본절에서 언급하는 결혼이 어떠한 종류의 결혼인가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분분하다.
(1) 혹자는 당시 고린도 지방의 관습으로 지켜진 '정신적 결혼' 또는 '영적 결혼' 등을 말한다고 하는데, 이 견해에 의하면 성적 결합이 없는 결혼을 유지하느니 차라리 통상적인 결혼 생활을 영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5절의 서로 분방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설명해 주지 못하고, 이런 정신적인 결혼의 관습은 2세기에 들어서야 생겨난 것으로, 본 견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Morris).
(2) 혹자는 처녀의 보호자 된 아버지가 정년기에 접어든 딸의 결혼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Calvin).
(3) 혹자는 젊은 과부가 그 형제들에게 시집가는 '수혼'을 권장하는 것이라고 이해 한다.(Barrett).
그 외에 약혼자가 독신을 서약한 후에 부득이한 일이 생기면 결혼하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절에서는 (2)의 해석이 가장 타당하다. 당시 자녀의 결혼에 대한 결정권(決定權)을 가지고 있었던 보호자에게 자녀의 결혼을 권장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Morris, Lenski).
[고전 7:37-38] 그러나 그 마음을 굳게 하고 또 부득이한 일도 없고 자기 뜻대로 할 권리가 있어서 그 처녀 딸을 머물러 두기로 마음에 작정하여도 잘 하는 것이니라
38) 그러므로 처녀 딸을 시집 보내는 자도 잘 하거니와 시집 보내지 아니하는 자가 더 잘 하는 것이니라.
▶ 부득이한 일 - 결혼을 시켜야만 하는 부득이한 일은 결혼 서약과 같은 대외적인 의무와 책임을 가리킨다.
이를 보아 결혼에 있어서 쌍방의 서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적인 인정도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보인다.
▶ 머물러 두기로 마음에 작정하여도 잘하는 것이니라. 38) 그러므로 처녀 딸을 시집 보내는 자도 잘 하거니와시집보내지 아니하는 자가 더 잘하는 것이니라 -
본문은 처녀를 가진 부모에 대한 권면으로 처녀가 결혼하길 원치 않을 경우에 앞 구절(36절)과는 대조적으로 시집보내지 않는 것이 더 좋다는 결론을 내린다.
성도는 창조 질서 속에서 거룩함을 유지해야 하며 죄의 오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성도의 삶에 대한 평가기준은 결혼을 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지 않고, 못했느냐에 달려 있다.
본절의 더 잘하는 것이라고 칭찬하는 말은 바울의 의도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낸다.
죄의 욕망으로부터 자신의 순결한 삶을 지킨 성도는 잘하였다는 칭찬을 듣게 되며, 그 칭찬은 결혼하지 않고 순결한 삶을 지키며 하나님께 헌신한 자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Ca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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