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 에훗의 활약
성 경: [삿 3:15-20]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우셨으니 그는 곧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왼손잡이 에훗이라 이스라엘 자손이 그를 의탁하여 모압 왕 에글론에게 공물을 바칠 때에
16) 에훗이 장이 한 규빗 되는 좌우에 날선 칼을 만들어 우편 다리 옷 속에 차고
17) 공물을 모압 왕 에글론에게 바쳤는데 에글론은 심히 비둔한 자이었더라
18) 에훗이 공물 바치기를 마친 후에 공물을 메고 온 자들을 보내고
19) 자기는 길갈 근처 돌 뜨는 곳에서부터 돌아와서 가로되 왕이여 내가 은밀한 일을 왕에게 고하려 하나이다 왕이 명하여 종용케 하라 하매 모셔 선 자들이 다 물러간지라
20) 에훗이 왕의 앞으로 나아가니 왕은 서늘한 다락방에 홀로 앉아 있는 중이라 에훗이 가로되 내가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왕에게 고할 일이 있나이다 하매 왕이 그 좌석에서 일어나니
[삿 3:15]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우셨으니 그는 곧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왼손잡이 에훗이라 이스라엘 자손이 그를 의탁하여 모압 왕 에글론에게 공물을 바칠 때에 -
▶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왼손잡이 에훗 - 이스라엘의 제2대 사사인 '에훗'이 베냐민 출신이란 점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당시 에글론의 압제하에 있던 여리고 성이 베냐민 지파에게 기업으로 할당되었던 성읍이기 때문이다.
(수 18:21 베냐민 자손의 지파가 그 가족대로 얻은 성읍들은 여리고와 벧 호글라와 에멕 그시스와).
▶ 왼손잡이 - 원어 '이쉬 이테르 야드 예미노'는 '오른 손을 쓰지 못하는 자'란 뜻이다.
때문에 혹자는 이를 오른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불구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70인역(LXX)을 이를 '암포테로덱씨오스', 즉 '양손잡이'로 번역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비해 왼손이 발달된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은 베냐민 지파 중에 왼손잡이가
700명이나 있었던 점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20:16 이 모든 백성 중에서 택한 칠백 명은 다 왼손잡이라 물매로 돌을 던지면 호리도 틀림이 없는 자더라)(Lange, Matthew Henry, Keil & Delitzsch Commentary, Vol. II, pp. 295 f).
▶ 그를 의탁하여 모압 왕 에글론에게 공물을 바칠 때에 - 여기서 '그를 의탁하여'란 말은 '베야도'로서 '그의 감독 하에' 또는 '그를 통하여'란 뜻이다.
이는 곧 이스라엘이 모압에게 공물 바치는 일을 에홋이 관리, 감독하였음을 의미한다.
(Keil & Delitzsch Commantary, Vol. II, p. 296).
▶ 공물 - 이에 해당하는 원어 '미느하'의 원뜻은 '예물', '선물'이다(KJV).
그러나 여기서는 속국의 백성들이 종주국에게 바치는 '조공'(朝貢)을 가리킨다.
[삿 3:16] 에훗이 장이 한 규빗 되는 좌우에 날선 칼을 만들어 우편 다리 옷 속에 차고
▶ 한 규빗 - 히브리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길이의 기준 단위인 규빗(Cubit)은 팔꿈치에서 가운데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를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규빗에는 두 종류가 있었는데 곧 일반 규빗과 성전 규빗이다.
그중 일반 규빗은 신약 시대에도 널리 사용되던 단위로 한 규빗은 45.6cm였다.
그리고 성전 규빗은 일반 규빗보다 손바닥 폭만큼 더긴 53.2cm였다.
(겔 40:5 내가 본즉 집 바깥 사면으로 담이 있더라 그 사람의 손에 척량하는 장대를 잡았는데 그 장이 팔꿈치에서 손가락에 이르고 한 손바닥 넓이가 더한 자로 육 척이라 그 담을 척량하니 두께가 한 장대요 고도 한 장대며).
본 구절에서는 에훗이 칼을 오른쪽 다리 옷 속에 숨겼다가 왼손으로 빼어 사용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그 칼은 일반 규빗으로 한 규빗인 칼이었던 것 같다.
▶ 좌우에 날선 칼 - '칼'에 해당하는 '헤레브'는 장검(sword) 뿐 아니라 단검(dagger)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예리한 도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에훗이 준비한 칼도 예리하게 양날을 세운 일종의 단검이었다.
[삿 3:17] 공물을 모압 왕 에글론에게 바쳤는데 에글론은 심히 비둔한 자이었더라
▶ 비둔한 자 - '비둔한'에 해당하는 원어 '바리'는 '통통한', '배부른', '풍성한' 등의 뜻으로 살이 비정상적으로 찐 상태를 의미한다.
에글론은 참으로 비만한 자였는데 그것은 그가 에훗의 칼에 찔렸을 때 기름이 칼날에 엉기었던 점으로서도 알 수 있다.
(22절 칼자루도 날을 따라 들어가서 그 끝이 등뒤까지 나갔고 그가 칼을 그 몸에서 빼어내지 아니하였으므로 기름이 칼날에 엉기었더라).
그런데 사사 시대 후기의 제사장 엘리도 심히 비둔한 자였다.
그는 하나님의 언약궤가 블레셋에 빼앗겼다는 소식을 듣고 의자에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었다.
이와 관련 성경 기자는 엘리가 나이 많고 비둔한 연고 때문이라고 언급하였다.
(삼상 4:18 하나님의 궤를 말할 때에 엘리가 자기 의자에서 자빠져 문 곁에서 목이 부러져 죽었으니 나이 많고 비둔한 연고라 그가 이스라엘 사사가 된지 사십 년이었더라).
[삿 3:19] 에훗이 공물 바치기를 마친 후에 공물을 메고 온 자들을 보내고
19) 자기는 길갈 근처 돌 뜨는 곳에서부터 돌아와서 가로되 왕이여 내가 은밀한 일을 왕에게 고하려 하나이다 왕이 명하여 종용케 하라 하매 모셔 선 자들이 다 물러간지라
▶ 길갈 - 성경에는 이름은 같으나 실제로는 다른 곳인 '길갈'이 여러 곳 나온다.
즉 여리고 근처의 길갈이 있는가 하면,
(수 4:19 정월 십일에 백성이 요단에서 올라와서 여리고 동편 지경 길갈에 진 치매)
갈릴리 지역의 길갈,
(수 12:23 하나는 돌의 높은 곳의 돌 왕이요 하나는 길갈의 고임 왕이요)
유다 경계지의 길갈도 있다.
(신 15:7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강퍅히 하지 말며 네 손을 움켜 쥐지 말고)
그 뿐 아니라 에발 산 근처의 길갈,
(신 11:30 이 두 산은 요단강 저편 곧 해 지는 편으로 가는 길 뒤 길갈 맞은편 모레 상수리나무 곁의 아라바에 거하는 가나안 족속의 땅에 있지 아니하냐)
엘리야와 엘리사가 관계된 길갈도 있다.
(왕하 2:1 여호와께서 회리바람으로 엘리야를 하늘에 올리고자 하실 때에 엘리야가 엘리사로 더불어 길갈에서 나가더니)
여기서는 그 가운데 사무엘의 순회 통치지이기도 하였던 여리고 근처의 길갈을 가리키는 듯하다.
(삼상 7:16 해마다 벧엘과 길갈과 미스바로 순회하여 그 모든 곳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렸고)
▶ 돌 뜨는 곳 - 이 말에 해당하는 원어 '페실림'의 기본 뜻은 '새기다'이다.
그러나 정작 이 말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견해를 달리한다.
이를 크게 분류하면 3가지로 집약되는데 곧 다음과 같다.
(1) 채석장의 의미 : KJV와 Living Bible은 이 해석을 취한다.
이것은 '돌을 뜨다'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동사 '파살'에 따른 번역이다(Keil).
(2) 기념 비석의 의미 : 이스라엘이 요단 강을 건너 가나안에 들어올 때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 강을 건넜으므로 이를 기념키 위해 여호수아는 길갈에 돌을 세운 적이 있다.
(수 4:19-24 정월 십일에 백성이 요단에서 올라와서 여리고 동편 지경 길갈에 진 치매
20) 여호수아가 그 요단에서 가져온 열두 돌을 길갈에 세우고
21)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일러 가로되 후일에 너희 자손이 그 아비에게 묻기를 이 돌은 무슨 뜻이냐 하거든
22) 너희는 자손에게 알게 하여 이르기를 이스라엘이 마른 땅을 밟고 이 요단을 건넜음이라
23)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요단 물을 너희 앞에 마르게 하사 너희로 건너게 하신 것이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 앞에 홍해를 말리시고 우리로 건너게 하심과 같았나니
24) 이는 땅의 모든 백성으로 여호와의 손이 능하심을 알게 하며 너희로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영원토록 경외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라).
그래서 이곳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잘 알려진 곳이 되었는데 '페실림'은 바로 그곳에 세워진 기념비석들을 가리킨다는 견해이다(A.E. Cundall).
(3) NIV에는 '페실림'이 '새겨진 돌' 또는 '우상들'로 번역되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성경에서도 '페실림'이 '우상'의 의미로 사용된 곳이 있다.
(신 7:25 너는 그들의 조각한 신상들을 불사르고 그것에 입힌 은이나 금을 탐내지 말며 취하지 말라 두렵건대 네가 그것으로 인하여 올무에 들까 하노니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가증히 여기시는 것임이니라;
사 21:9 마병대가 쌍쌍이 오나이다 그가 대답하여 가라사대 함락되었도다 함락되었도다 바벨론이여 그 신들의 조각한 형상이 다 부숴져 땅에 떨어졌도다 하시도다;
렘 8:19 딸 내 백성의 심히 먼 땅에서 부르짖는 소리로다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시온에 계시지 아니한가 그 왕이 그 중에 계시지 아니한가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이르시기를 그들이 어찌하여 그 조각한 신상과 이방의 헛된 것들로 나를 격노케 하였는고 하시니).
이 세 가지 해석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세 번째 견해이다.
그 이유는 '페실림'이란 단어가 성경 다른 곳에서 대개 '우상'의 의미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단어의 단수형 '페셀' 역시 '새겨진 형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Lange, C.F.Pulipit Commentary).
▶ 은밀한 일 - 다른 사람이 들어서는 안 되는 '비밀 정보', 곧 보안을 필요로 하는 중대사(重大事)를 가리킨다.
[삿 3:20] 에훗이 왕의 앞으로 나아가니 왕은 서늘한 다락방에 홀로 앉아 있는 중이라 에훗이 가로되 내가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왕에게 고할 일이 있나이다 하매 왕이 그 좌석에서 일어나니
▶ 서늘한 다락방 - 고대 근동 지방의 건축 양식에 따르면 지붕 위에 통풍이 잘 되도록 여러 개의 창문을 낸 다락방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한 낮의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만찬을 나누었던 장소도 이러한 다락방이었다.
(막 14:15 그리하면 자리를 베풀고 예비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우리를 위하여 예비하라 하신대).
오늘날까지도 근동 지방에서는 지붕 위에 이러한 다락방을 만들어 쉬는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Shaw, Wycliffe Commentary).
▶ 내가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 왕에게 고할 일이 있나이다 - 에훗이 실제로 에글론에게 전달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본문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에홋을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구원자로 세우실 때, 이미 그에게 에글론을 죽이고 그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라는 명령을 주셨을 것이다.
(15절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우셨으니 그는 곧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왼손잡이 에훗이라 이스라엘 자손이 그를 의탁하여 모압 왕 에글론에게 공물을 바칠 때에).
따라서 여기서 '하나님의 명'이란 바로 그러한 명령을 가리킨다고 본다면, 에홋은 단순히 에글론을 암살키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Matthew Henry).
에훗이 모압과의 전투 직전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여호와께서 너희 대적 모압 사람을 너희 손에 붙이셨느니라'(28절)고 말할 수 있었던 것도 그 같은 소명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 왕이 그 좌석에서 일어나니 - 혹자(Bertheau)는 에글론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일어났다고 해석한다.(Keil & Delitzsch Commentary, Vol. II, p. 297).
그러나 본문에는 그러한 의미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아마 그는 에글론이 말한 하나님의 명령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여 일어났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에훗의 말이 매우 비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여 더욱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에홋과의 거리를 좁히려고 좌석에서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