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6일 일요일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부자 관원의 근심

 

성 경: [18:18-23] 어떤 관리가 물어 이르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19)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20) 네가 계명을 아나니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 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21) 여짜오되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

2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23) 그 사람이 큰 부자이므로 이 말씀을 듣고 심히 근심하더라.

 

 

[18:18] 어떤 관리가 물어 이르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어떤 관리 - 마태는 이 사람을 '청년'으로,

 

(19:20 그 청년이 이르되 이 모든 것을 내가 지키었사온대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니이까)

 

그리고 마가는 다만 '한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는 반면에

 

(10:17 예수께서 길에 나가실새 한 사람이 달려와서 꿇어 앉아 묻자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누가는 이 사람을 '관원(관리)'으로 밝히고 있다.

 

그런데 '관원'으로 해석된 헬라어 '아르콘'

로마 정부에 의해 임명된 정부관리(authorities)일 수도 있고,

회당을 맡아보는 사람일 수도 있으며,

산헤드린(Sanhedrin) 회원을 가리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의 배경을 '관원(관리)'이라는 말만으로 정확히 추정해 내기란 어려운 문제이다.

 

선한 선생님 - 유대인들은 사람에게 '선한'이란 호칭을 붙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서 선한 것은 오직 율법이며,

하나님 한 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원이 예수를 가리켜 '선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것은

그가 이미 예수에 대한 존경과 경외심을 지녔음을 표시함과 동시에

그가 원하는 것을 예수께서 들어주실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관원이 '선하다'고 말한 것처럼

예수께서는 '하나님께로서 오신 선생'(3:2)이며

'생명의 떡'(6:48)이자

'생명수'(7:38)이시다.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 이 질문은 어떤 율법사의 질문이기도 했다.

 

(10:25 어떤 율법교사가 일어나 예수를 시험하여 이르되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이 말은 영생을 얻는데 필요한 자격을 갖추는데,

혹시나 자신이 모르고 빠뜨리고 있는 어떤 행위가 있는지를

발견하고자 하는 열망이 담긴 질문이다.

 

그런데 이 말 속에는 그가 영생에 이르는 것이

다만 선행의 결과인 줄 착각하고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아마 그는 정성을 다해 그 율법의 세부 규례들을 열심히 따랐으나

뭔가 부족한 것이 있었으며

이처럼 도덕적 행위나 율법을 철저히 행함으로도

만족을 느낄 수 없었던 그가 예수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예수는 영생에 이르게하는 확실한 길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으로

판단하고서 그 앞에 나아왔던 것이다.

 

여기서 '영생'으로 번역된 헬라어 '조에'

하나님의 생명 혹은 생명의 근원 자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 관원이 요구한 생명은 순간적이며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 곧 죽음에 의해 차단이 되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의미한다.

 

3:3-15에서도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아니하면

결코 영생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3:3-15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4) 니고데모가 이르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나이까

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7)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8)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9) 니고데모가 대답하여 이르되 어찌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나이까

10)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이러한 것들을 알지 못하느냐

11)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우리는 아는 것을 말하고 본 것을 증언하노라 그러나 너희가 우리의 증언을 받지 아니하는도다

12)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13)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15)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18:19]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이 말은 예수님이

자기 자신을 죄있는 자로 여겼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쩌면 이러한 반문은 예수를 하나님으로 믿지 않으면서도

어찌하여 하나님께만 적용될 수 있는 칭호를 사용하느냐는

약간의 비난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Plummer).

 

아무튼 이 말씀에 함축된 의미는

다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 ()의 기준을 훨씬 높이심.

이 관원이 예수를 '선하다'고 부르며 접근한 데에는

자신의 선행에 대한 자신감이 은연중에 표출되고 있다.

 

따라서 예수는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선의 기준은

인간의 노력이나 업적에 의해 도달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며

참된 선은 하나님께만 있는 속성임을 가르쳐주고자 하셨다.

 

(대상 16:34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대하 5:13 나팔 부는 자와 노래하는 자들이 일제히 소리를 내어 여호와를 찬송하며 감사하는데 나팔 불고 제금 치고 모든 악기를 울리며 소리를 높여 여호와를 찬송하여 이르되 선하시도다 그의 자비하심이 영원히 있도다 하매 그 때에 여호와의 전에 구름이 가득한지라;

 

106:1 할렐루야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18:1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9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 당신의 신성을 증거하고자 하심.

이 관원이 예수를 신적 권능을 소유한 탁월한 랍비로 여긴 것에 대해

예수는 은근히 비난하는 투로 말씀하신다.

왜냐하면 예수는 탁월한 랍비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18:20] 네가 계명을 아나니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 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계명을 아나니 - '알다'의 뜻으로 번역된 동사 '오이다'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 있어서의 '지키다', '따르다'를 의미한다.

따라서 예수의 이 말씀은 그것들을 지키라고 하는 권고가 된다.

 

예수께서는 영생의 조건으로

제일 먼저 율법 준수를 거론하셨는데,

이는 율법 준수에 대해 내심으로 자신 만만해하는

이 관원의 허물을 벗기기 위해 정면으로 대응하시기 위함이었다.

 

사람은 그 누구도 율법의 완수자가 되지 못하며

다만 '율법으로 죄를 깨달을 수 있을'(3:20:3:24)뿐이다.

 

이 사실은 마 5:17-48에 언급된,

율법 준수에 관한 새롭고도 차원높은 예수의 교훈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관원의 율법에 대한 태도는 문자적이고 피상적인 것이었을 것이다.

 

(5:17-48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18)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19)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

20)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21)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하지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22)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23)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25) 너를 고발하는 자와 함께 길에 있을 때에 급히 사화하라 그 고발하는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내어 주고 재판관이 옥리에게 내어 주어 옥에 가둘까 염려하라

26)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한 푼이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

27) 또 간음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28)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29) 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30) 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31) 또 일렀으되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거든 이혼 증서를 줄 것이라 하였으나

32)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면 이는 그로 간음하게 함이요 또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33) 또 옛 사람에게 말한 바 헛 맹세를 하지 말고 네 맹세한 것을 주께 지키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3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

35) 땅으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발등상임이요 예루살렘으로도 하지 말라 이는 큰 임금의 성임이요

36) 네 머리로도 하지 말라 이는 네가 한 터럭도 희고 검게 할 수 없음이라

37)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

38)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39)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40)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41)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42)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43)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45)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46)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47)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 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

 

여기서 거론된 계명은

5계명부터, 9계명까지 언급되었다.

 

(13:9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2:11 간음하지 말라 하신 이가 또한 살인하지 말라 하셨은즉 네가 비록 간음하지 아니하여도 살인하면 율법을 범한 자가 되느니라).

 

십계명에 있어서 전반부

곧 제1계명부터 제4계명까지가

하나님과 인간 간의 관계 규정이라고 한다면,

5계명부터는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를 규정한 것이다.

 

문제 제기의 형식으로 여기 인용된 것은

십계명의 후반부, 즉 인간 상호간의 관계에 관한 계명인 바,

예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만 주력할 뿐

고통 받는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는 무관심한

당시 종교인들의 냉혈성을 지적하고 싶으셨는지도 모른다.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인 것이다.

 

(요일 4:20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사실 당시 대다수 종교 지도자들의 대신(對神)관계 또한

거짓과 위선으로 오염되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율법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18:21] 여짜오되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

 

어려서부터 - 어떤 이들은 이 말을

'바미츠바'(bar mitzvah)가 된 때부터 라고 해석하는데

'바미츠바''율법의 아들'이란 뜻으로,

종교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연령에 도달한 유대 소년에게 주어지는 명칭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은 아들들이 5,6세가 되면 율법 공부를 시키고 그것을 준수하게 한다.

따라서 이 말은 구체적으로 '소년 시절부터'를 가리킨다.

 

다 지키었나이다 - 지킬 수만 있다면 율법은 구원의 길이 된다.

그러나 율법을 다 지킬 수 없다는 데 인간의 어려움이 있다.

 

예수께서는 가장 쉽게 인간을 측정할 수 있는 계명을 몇 가지 인용하셨다.

그 관원은 자신의 행실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며

회심전의 바울처럼(3:6) 율법을 다 지켰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3:6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

 

그러나 그는 율법을 다만 문자적으로만 지켜왔음을 알 수 있다.

이 관원은 자신의 율법 준수의 헛점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그러한 율법 준수로도 영생에 이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허감을 느끼고 있었음에 분명하다.

 

 

[18:2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한 가지 부족한 것 - 문자적인 뜻은 '네게 한 가지 남은 것'이다.

예수께서는 그 관원의 생각을 그의 재산 문제로 돌리게 함으로써,

이제 열 번째 계명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

 

바울은 골 3:5에서 탐심은 우상 숭배라고 말하고 있는데

 

(3:5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

 

그 관원의 경우 마지막 계명 하나를 어김으로써

첫 번째 계명과 두 번째 계명들을 어긴 결과가 된 것이다.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라 - 자신의 재물을 모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하는 명령은

그 관원의 자만과 위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에 있어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다.

 

그는 기껏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정도로

마치 이웃 사랑을 실천한 것인 양 자부했는지 모르나,

예수는 이웃을 위한 전폭적이고도 적극적인 헌신을 명하셨다.

특히 그는 많은 재물을 소유했던 관계로

이 말씀은 너무도 무거운 짐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예수의 이 말씀은 인간이 마음속에 있는 재물에 대한 의뢰심을

다 버릴 때에만 비로소 온전히 하나님을 섬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또한 본문의 이 명령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예수의 제자가 되지 못한다는 14:33의 말씀과도 일맥상통한다.

 

(14:33 이와 같이 너희 중의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이 관원의 경우는 자기 소유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해야 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그것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는 데,

이는 모든 성도들에게 문자 그대로 적용되어야 할

절대적 원리라기 보다는 예수께서 그 관원으로 하여금

그의 탐심을 완전히 없애도록 하려는 특수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Liefeld).

 

결국 이 말씀은 단순한 청빈(淸貧)의 명령이 아니라,

적극적인 이웃 사랑에 대한 요구였다.

 

(12:33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들라 곧 하늘에 둔 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거기는 도둑도 가까이 하는 일이 없고 좀도 먹는 일이 없느니라).

 

나를 따르라 - 영생에 이르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관원이 자기의 모든 재물을 풀어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준다고 할지라도

그가 진실하게 예수를 따르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부족한 것이 된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그의 제자가 되어 그 가르침을 준수하며

그리스도의 삶을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18:23] 그 사람이 큰 부자이므로 이 말씀을 듣고 심히 근심하더라.

 

심히 근심하더라 - 이 관원의 심각한 갈등을 통해 우리는

'두 마음을 품은 자'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그는 한편으로 영생을 소유하고 싶었고

또 한편으로는 안락한 삶을 누리고도 싶었다.

 

그러나 예수는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양자택일을 명하신다.

 

이러한 양자택일은 진정한 주의 제자가 되기 위해

누구나 거쳐야 할 단계라고도 볼 수 있지만

여기서는 특히 관원의 교만하고 안일한 내면세계를 꿰뚫어 보신

예수의 영적 통찰에서 비롯되었다.

 

만일 관원이 진정 자신의 연약함과 죄악 됨을 깨닫고

예수 앞에 엎드려 은혜를 간구했다면,

이렇듯 극단적인 양자택일의 도전을 받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이 관원의 마음속에 일어난 걷잡을 수 없는 갈등과 고민은,

그의 마음이 영생에 대한 욕망과 세속적인 탐욕으로

나뉘어져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더욱이 그는 큰 부자였기 때문에

현실의 안락함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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