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 준비
성 경: [눅 22:7-13] 유월절 양을 잡을 무교절날이 이른지라
8)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시며 이르시되 가서 우리를 위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여 우리로 먹게 하라
9) 여짜오되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10) 이르시되 보라 너희가 성내로 들어가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가 들어가는 집으로 따라 들어가서
11) 그 집 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이 네게 하는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먹을 객실이 어디 있느냐 하시더라 하라
12) 그리하면 그가 자리를 마련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준비하라 하시니
13) 그들이 나가 그 하신 말씀대로 만나 유월절을 준비하니라.
[눅22:7] 유월절 양을 잡을 무교절날이 이른지라
▶ 유월절 양을 잡을 무교절 - 마태는 '무교절 첫날'이라고 언급하고,
(마 26:17 무교절의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유월절 음식 잡수실 것을 우리가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마가는 '무교절 첫날 곧 유월절 양 잡는 날에'라고 묘사한다.
(막 14:12 무교절의 첫날 곧 유월절 양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여짜오되 우리가 어디로 가서 선생님께서 유월절 음식을 잡수시게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하매).
유월절의 끝남과 무교절의 시작은 시간적으로 분명하게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마가의 진술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즉 니산월(4월) 14일 해질 무렵에 양을 잡았으므로
(출 12:6 이 달 열나흗날까지 간직하였다가 해 질 때에 이스라엘 회중이 그 양을 잡고)
해가 지면 유대인의 계산법에 의해 15일이 시작되어 무교절의 첫날이 된다.
[눅 22:8]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시며 이르시되 가서 우리를 위하여 유월절을 준비하여 우리로 먹게 하라 -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불러서 지시하는 이 구절은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는 없다.
이러한 묘사는 19:29에서도 나타나듯이 누가의 독특한 의도를 암시한다.
(19:29 감람원이라 불리는 산쪽에 있는 벳바게와 베다니에 가까이 가셨을 때에 제자 중 둘을 보내시며)
즉 예수의 주도로 일이 이루어지며 제자들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예수는 '가서' 유월절을 '예비'하라고 명하시는데 10절에서 언급된 것으로 보아
가라고 한 장소는 예루살렘성 안으로 보인다.
그리고 예비해야 할 것은 식사를 할 장소와 잡아야 할 양
그리고 무교병과 쓴나물 및 고기를 구울 수 있는 도구들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출 12:8 그 밤에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아울러 먹되).
[눅 22:9] 여짜오되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 이 질문을 한 자는
예수의 지시를 받은 베드로와 요한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마가는 제자 중 두 명이라고 언급하였다.
(막 14:13 예수께서 제자 중의 둘을 보내시며 이르시되 성내로 들어가라 그리하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를 따라가서).
제자들이 질문한 것은 유월절 식사를 할 장소에 대해서였다.
유대에서 유월절 행사는 반드시 예루살렘 성 안에서 이루어져야 했고
유월절 음식 역시 예루살렘 성 안에서만 먹어야 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유월절 때만 되면 예루살렘 성 안으로 모여들었다.
따라서 유월절 때 예루살렘 성 안에서
유월절을 먹으며 거할 장소를 얻는 것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유월절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예루살렘의 여관(旅館)은 모두 꽉 찼을 것이고
집집마다 사람으로 만원이었을 것이기 때문에 방을 구하기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을 것으로 보인다.
[눅 22:10] 이르시되 보라 너희가 성내로 들어가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가 들어가는 집으로 따라 들어가서
▶ 너희가 성내로 들어가면 - 성 안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로 보아
현재 머무는 장소가 성 밖 어느 곳에 위치한 것으로 여겨진다.
즉 예루살렘 성 외각 지대로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감람산이었을 가능성이 짙다.
왜냐하면 21:37을 보면 예수께서 밤이면 성에서 나오셔서
감람원이라 하는 산에서 쉬셨다고 언급하기 때문이다.
(21:37 예수께서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시고 밤에는 나가 감람원이라 하는 산에서 쉬시니)
혹은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감람산 기슭의 베다니 마을에 머물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Meyer).
▶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 예수는 제자들에게
정확한 시간과 성안 어느 지점인지도 밝히지 않은 채
넓은 성 안에 들어가서 물 한 동이를 들고 가는 한 남자를
만날 것이라고만 막연하게 언급하셨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제자들이 왜 비밀스럽게 그 사람과 만나야 했는지 이다.
아마도 성 안에서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할 만큼
분위기가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이미 유다가 배신을 한 상황에서
그리고 적대자들이 예수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행동에 비밀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유월절 식사가 사람들에게 알려질 경우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혼잡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최후의 만찬을 제자들과 조용하고 엄숙하게 지내기 위해
비밀리에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문은 매사의 앞을 내다보실 수 있는
예수의 신적 전지성(全知性)을 엿보게 한다.
[눅 22:11] 그 집 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이 네게 하는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먹을 객실이 어디 있느냐 하시더라 하라
▶ 그 집 주인에게 - 여기서 말하는 주인과 물동이를 들고 집으로 제자들을 인도한
남자와 어떤 관계인지 또는 그 두 사람이 동일인인지도 알 수 없다.
또 그 집이 마가의 집일 것이라고 행 1:13 ; 12:12를 근거로 하여 추측하기도 하며,
(행 1:13 들어가 그들이 유하는 다락방으로 올라가니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와 빌립, 도마와 바돌로매, 마태와 및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셀롯인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가 다 거기 있어;
12:12 깨닫고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니 여러 사람이 거기에 모여 기도하고 있더라)
물동이를 가지고 가던 사람이 마가였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나
다만 전승으로 전해질 뿐이다.
▶ 선생님이 - 이 묘사는 예루살렘 입성을 앞두고 나귀 새끼를 구하러 보내면서
'주께서 쓰시겠다 하라'고 지시한 장면과 비슷하다.
(19:31 만일 누가 너희에게 어찌하여 푸느냐 묻거든 말하기를 주가 쓰시겠다 하라 하시매).
직접화법으로 인용되는 문장이므로 '선생님'은 예수 자신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 지시할 때 가상의 인물을 가리켜 칭하면서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해 선생님이라고 호칭했다면,
또는 가상의 인물을 가리켜 선생이라고 호칭했다면
아마도 유월절 식사를 비밀리에 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10 이르시되 보라 너희가 성내로 들어가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가 들어가는 집으로 따라 들어가서).
▶ 객실이 어디있느냐 - 마치 암호(暗號)를 전달하는 듯한 이 어투는
실상은 손님이 묵을 수 있는 방이 있느냐고 정중하게 묻는 말이다(I.H. Marshall).
이 집이 여관업을 하는 집인지 아니면 민박하는 집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서 '객실'에 해당하는 헬라어 '카탈뤼마'는
여관이나 여인숙의 방보다는 개인 주택의 객실을 의미한다고 봄이 더 타당하다.
(2:7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눅 22:12] 그리하면 그가 자리를 마련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준비하라 하시니
▶ 저가 자리를 마련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 집주인과 이미 약속이 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하는 이 묘사는 이미 유월절을 위한 준비가 갖춰졌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집주인이 자리를 베풀었다는 말은 헬라어 '에스트로산'을 번역한 말인데
본래 자리를 펴거나 까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완료 분사 수동형으로
이미 융단을 깔고 식탁과 의자까지 준비되어 있는 상태를 묘사한다.
본 구절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이나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미리 부탁을 받고 식사준비를 해두었거나 아니면 언제든지 손님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을 가능성이다.
둘째는
자리를 펴고 예비된 큰 다락방이 있다는 말은 단순히 방만 예비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런데 '거기서 예비하라'라는 지시로 볼 때
음식까지 준비된 것이 아니라 방만 준비된 것으로 이해함이 적절할 것이다.
예수와 제자들은 대부분이 갈릴리 사람들인 까닭에
예루살렘에 집이 없었으므로 잘 아는 사람의 다락방을 빌리려고 한 것이다.
이 다락방의 주인은 필시 예수를 잘 아는 사람이 분명하며
예수에게 매우 호의적(好意的)이었을 것이다.
전하는 정확한 자료가 없지만 예수께 호의적이었던 이 사람의 방은
예수 부활 후 성령 강림 후 복음운동의 주요 기지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눅 22:13] 그들이 나가 그 하신 말씀대로 만나 유월절을 준비하니라.
▶ 그 하시던 말씀대로 만나 유월절을 준비하니라 - 예수께서 일러준 대로
모든 일이 실현되었음을 증언한다.
이 같은 묘사들을 종합하여 생각할 때 단순한 유월절 식사가 아니라
신비적 힘이 작용하여 더욱 그 엄숙함과 신비성이 고조된 최후의 만찬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같은 모든 일에 신적인 섭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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