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9일 수요일

주여 주여 우리가 죽겠나이다 한대 예수께서 잠을 깨사 바람과 물결을 꾸짖으시니 이에 그쳐 잔잔하여지더라

  

풍랑을 잔잔케 하심

 

성 경: [8:22-25] 하루는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사 그들에게 이르시되 호수 저편으로 건너가자 하시매 이에 떠나

23) 행선할 때에 예수께서 잠이 드셨더니 마침 광풍이 호수로 내리치매 배에 물이 가득하게 되어 위태한지라

24) 제자들이 나아와 깨워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죽겠나이다 한대 예수께서 잠을 깨사 바람과 물결을 꾸짖으시니 이에 그쳐 잔잔하여지더라

25)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어디 있느냐 하시니 그들이 두려워하고 놀랍게 여겨 서로 말하되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물을 명하매 순종하는가 하더라.

 

 

[8:22] 하루는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사 그들에게 이르시되 호수 저편으로 건너가자 하시매 이에 떠나

 

하루는 - 본문에 의하면 지금부터 이어지는 이야기가 앞의 이야기와 상당한 시차(時差)를 두었던 것처럼 보이나 막 4:35에 의하면 이때는 그날 즉 씨 뿌리는 비유를 들려주신 날 저녁 해질 무렵이었다.

 

(4:35 그 날 저물 때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저편으로 건너가자 하시니)

 

호수 저편으로 - 마태(8:24)와 마가(4:39)'바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은 갈릴리 호수를 가리키는 유대적인 표현이다.

 

(8:24 바다에 큰 놀이 일어나 배가 물결에 덮이게 되었으되 예수께서는 주무시는지라)

(4:39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

 

그러나 누가는 '갈릴리 바다'라는 말이 이방인들에게는 이해가 잘 안될 것으로 보아 '호수'라는 표현을 사용한듯하다.

 

떠나 - '출항하다'의 의미를 갖는다.

 

 

[8:23] 행선할 때에 예수께서 잠이 드셨더니 마침 광풍이 호수로 내리치매 배에 물이 가득하게 되어 위태한지라

 

잠이 드셨더니 - 예수께서는 쉴새없이 진행되는 선교 사역으로 인해 매우 피곤해 있었으므로 배에 오르자 깊은 잠에 빠져 들어가셨다.

 

한편 마태나 마가의 기록에 비해 본문에서는 예수께서 잠이 드셨다는 사실이 더 일찍이 언급되어져 있다.

 

이는 폭풍의 흉흉함과 예수의 평화로운 휴식을 대조시켜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광풍이 호수로 내리치매 - 광풍에 해당하는 헬라어 '라일랖스''돌풍'(突風) 또는 '회오리 바람'을 뜻한다.

 

갈릴리 호수는 갑작스러운 돌풍으로 유명한데 그러한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갈릴리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갈릴리 호수는 지중해면 보다 200m가량 낮고 주변에는 높은 협곡들이 둘러싸여 있다. 높은 곳에 있던 차가운 바람은 깔떼기 역할을 하는 협곡(ravine)을 따라 빠른 속도로 내려와 호수면에 있던 더운 공기와 충돌하여 폭풍을 일으키게 된다.

 

이 광풍은 배에 몰아쳐 배의 조종을 불가능하게 할뿐 아니라 마태의 표현처럼 '큰 놀'을 일으켜 배를 전복시키거나 가라앉힐 수 있을 만큼 격렬한 것이었다.

 

배에 물이 기득하게 되어 - 계속해서 몰아치는 높은 파도는 배 안에 물을 퍼부었고 그 물을 제자들이 퍼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은 점점 배를 채워 마침내 배는 가라앉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8:24] 제자들이 나아와 깨워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죽겠나이다 한대 예수께서 잠을 깨사 바람과 물결을 꾸짖으시니 이에 그쳐 잔잔하여지더라

 

주여 주여 우리가 죽겠나이다 - 제자들 가운데는 배를 다루는 일에 전문가인 사람들도 있었으므로,

 

(5:1-11 무리가 몰려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새 예수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서

2) 호숫가에 배 두 척이 있는 것을 보시니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는지라

3) 예수께서 한 배에 오르시니 그 배는 시몬의 배라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시고 앉으사 배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더니

4)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5)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6)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7) 이에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니 그들이 와서 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

8)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9) 이는 자기 및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이 고기 잡힌 것으로 말미암아 놀라고

10) 세베대의 아들로서 시몬의 동업자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음이라 예수께서 시몬에게 이르시되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

11) 그들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

 

그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고,

따라서 자기들의 힘이 미치는 대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더욱 악화되어 갔고

마침내는 죽음의 위협을 느끼게 되자 제자들은 예수를 깨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주여' '주여'라는 반복된 외침은 그들이 처한 다급한 상황을 능히 짐작하게 한다.

 

마가는 제자들이 자기들의 곤경에도 불구하고 주무시고 계시는 예수께 대해 원망하는 투의 말을 기록하고,

 

(4:38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더니 제자들이 깨우며 이르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 하니)

 

마태는 탄원의 말을 기록하고 있는데,

 

(8:25 그 제자들이 나아와 깨우며 이르되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

 

누가는 이 모든 것을 생략하고 단지 제자들의 급박한 보고만을 언급한다.

이는 예수께서 깨어나기만 하면 제자들을 구해주리라는 믿음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꾸짖으시니 - 마치 바람과 물결에 인격이 있는 것처럼 꾸짖었다는 이 표현에 대해 혹자는 예수께서 바람과 물결 배후에 있는 악령(惡靈) 또는 악마적인 세력을 꾸짖은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Tyndale).

 

그러나 예수께서 베드로의 장모가 앓고 있던 열병을 꾸짖었던 것처럼,

 

(4:39 예수께서 가까이 서서 열병을 꾸짖으신대 병이 떠나고 여자가 곧 일어나 그들에게 수종드니라)

 

본문에서도 바람과 물결 그 자체를 꾸짖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해석이 더 타당하다(Hendriksen).

이는 자연계를 한마디 말씀으로써 제어하시는 예수의 신적 권능을 입증하는 좋은 예이다.

잔잔하여지더라 - 마태(8:26)와 마가(4:39)'아주' 잔잔하여지더라고 하여 잔잔해진 상태를 부각시킴으로써 예수의 권능을 강조한다.

 

(8:26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하시고 곧 일어나사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니 아주 잔잔하게 되거늘)

 

(4:39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

 

 

[8:25]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너희 믿음이 어디 있느냐 하시니 그들이 두려워하고 놀랍게 여겨 서로 말하되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물을 명하매 순종하는가 하더라.

 

너희 믿음이 어디 있느냐 - 다소 위급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예수께서 함께 있는 한 안전하리라는 사실을 믿지 못한 제자들을 질책하신 말씀이다.

 

(4:40 이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 하시니)

 

두려움에 떤 제자들의 불신앙은 예수의 평안한 모습과 대조되며,

시험의 때에(13) 마땅히 취해야 할 인내의 태도를 망각하였음을 보여준다.

 

(13바위 위에 있다는 것은 말씀을 들을 때에 기쁨으로 받으나 뿌리가 없어 잠깐 믿다가 시련을 당할 때에 배반하는 자요)

 

4:40"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고 하는 강한 어조의 책망과 비교된다.

두려워하고 기이히 여겨 - 제자들은 예수의 권능을 목격하고 다시 한 번 놀란다.

 

여기서 느끼는 두려움과 기이함은 조금 전에 자연력의 위력 앞에서 느꼈던 죽음의 두려움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신적인 능력 앞에서 느끼는 경외심(敬畏心)을 가리킨다.

 

(7:16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이르되 큰 선지자가 우리 가운데 일어나셨다 하고 또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돌보셨다 하더라).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물을 명하매 순종하는가 - 제자들은 예수께서 병자를 고치고,

 

(6:8 예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손 마른 사람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한가운데 서라 하시니 그가 일어나 서거늘)

 

귀신을 쫓아내며,

 

(6:18 더러운 귀신에게 고난 받는 자들도 고침을 받은지라),

 

죽은 자를 살려내는 것을 목격하였다.

 

(7:11-17 그 후에 예수께서 나인이란 성으로 가실새 제자와 많은 무리가 동행하더니

12) 성문에 가까이 이르실 때에 사람들이 한 죽은 자를 메고 나오니 이는 한 어머니의 독자요 그의 어머니는 과부라 그 성의 많은 사람도 그와 함께 나오거늘

13) 주께서 과부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울지 말라 하시고

14) 가까이 가서 그 관에 손을 대시니 멘 자들이 서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청년아 내가 네게 말하노니 일어나라 하시매

15) 죽었던 자가 일어나 앉고 말도 하거늘 예수께서 그를 어머니에게 주시니

16)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이르되 큰 선지자가 우리 가운데 일어나셨다 하고 또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돌보셨다 하더라

17) 예수께 대한 이 소문이 온 유대와 사방에 두루 퍼지니라).

 

그럴 때 마다 그들은 놀라기만 할 뿐 예수를 선지자중 한 사람으로 여겼었다.

 

(7:16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이르되 큰 선지자가 우리 가운데 일어나셨다 하고 또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돌보셨다 하더라).

 

그러나 지금 제자들이 경험한 사건은 너무 놀라운 것이었으므로 예수의 정체에 대한 물음을 묻는다.

 

자연 현상을 지배하시는 예수의 권능에서 신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아직 예수의 신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단지 놀라운 감정에 사로잡혀 '저가 뉘기에'라는 물음만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답되지 않은 채 하나의 강한 의문으로 남는다.

도대체 자연 현상을 한 마디의 명령으로 순종시키는 예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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