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양과 숫염소의 환상
성 경: [단 8:1-8] 나 다니엘에게 처음에 나타난 이상 후 벨사살 왕 삼년에 다시 이상이 나타나니라
2) 내가 이상을 보았는데 내가 그것을 볼 때에 내 몸은 엘람도 수산 성에 있었고 내가 이상을 보기는 을래 강변에서니라
3) 내가 눈을 들어본즉 강 가에 두 뿔 가진 수양이 섰는데 그 두 뿔이 다 길어도 한 뿔은 다른 뿔보다도 길었고 그 긴 것은 나중에 난 것이더라
4) 내가 본즉 그 수양이 서와 북과 남을 향하여 받으나 그것을 당할 짐승이 하나도 없고 그 손에서 능히 구할 이가 절대로 없으므로 그것이 임의로 행하고 스스로 강대하더라
5) 내가 생각할 때에 한 수염소가 서편에서부터 와서 온 지면에 두루 다니되 땅에 닿지 아니하며 그 염소 두 눈 사이에는 현저한 뿔이 있더라
6) 그것이 두 뿔 가진 수양 곧 내가 본 바 강가에 섰던 양에게로 나아가되 분노한 힘으로 그것에게로 달려가더니
7) 내가 본즉 그것이 수양에게로 가까이 나아가서는 더욱 성내어 그 수양을 땅에 엎드러뜨리고 짓밟았으나 능히 수양을 그 손에서 벗어나게 할 이가 없었더라
8) 수염소가 스스로 심히 강대하여 가더니 강성할 때에 그 큰 뿔이 꺾이고 그 대신에 현저한 뿔 넷이 하늘 사방을 향하여 났더라.
[단 8:1] 나 다니엘에게 처음에 나타난 이상 후 벨사살 왕 삼년에 다시 이상이 나타나니라
열방들에 관한 예언(2-7장)에 이어,
본서의 세 번째 단락으로
이스라엘에 관한 예언(8-12장)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이 이상은 다니엘이 첫 이상을 받은 지
2년이 경과한 시점에 주어진 것이다.
(7:1 바벨론 왕 벨사살 원년에 다니엘이 그 침상에서 꿈을 꾸며 뇌 속으로 이상을 받고 그 꿈을 기록하며 그 일의 대략을 진술하니라.
특이한 것은 아람어로 기록된 2-7장(2:4 참조)과는 달리
(2:4 갈대아 술사들이 아람 방언으로 왕에게 말하되 왕이여 만세수를 하옵소서 왕은 그 꿈을 종들에게 이르시면 우리가 해석하여 드리겠나이다)
본장부터는 히브리어로 기록되는 바,
이러한 두 언어의 병행은
각 부분의 주제와 예언 대상에 따른
다니엘의 의도적인 서술 방식에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혹자는 본장의 환상이 7장에 언급된 환상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본장을 7장에 대한 부록으로 생각하나(Hitzig, Berth),
본장에는 특별하게 그러한 시대 속에서 생존해가는
하나님 백성들의 역사적 시련이 제시되고 있으며,
또한 세부적인 내용('작은 뿔'의 실체에 대한 상이점)에 있어서도
큰 차이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Delitzsch).
▶ 벨사살 왕 삼년에 - 2절과 함께 다니엘이 계시를 받은
장소와 시점이 분명하게 언급된 것은
본장에 기술된 환상의 사실성과 진실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에 연유한 것이다.
(7:1 바벨론 왕 벨사살 원년에 다니엘이 그 침상에서 꿈을 꾸며 뇌 속으로 이상을 받고 그 꿈을 기록하며 그 일의 대략을 진술하니라)
[단 8:2] 내가 이상을 보았는데 내가 그것을 볼 때에 내 몸은 엘람도 수산 성에 있었고 내가 이상을 보기는 을래 강변에서니라
▶ 내 몸은 엘람도 수산 성에 있었고 - 본 구절에서 '수산 성'이
다니엘 환상의 실제적 배경인지,
아니면 환상 자체의 배경인지에
대한 두 가지 견해로 대별된다.
(1) 벨사살의 부왕 나보니더스 당시부터 바벨론이
메대와 바사의 세력에 맞서 리디아, 크뢰수스, 애굽 등에
은밀히 동맹을 제안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협상을 위해 수산 성에 파견된 다니엘이 그러한 외교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그곳에서 환상을 본 것이라는 견해이다(Rosenmuller, Expositers Commentary).
이는 또한 환상의 실제 배경이
'올래 강변'이라는 점에서
수산성과 올래 라는 환상의 이중 배경을 배격한다.
곧 다니엘이 수산 성에서 올래 강변의 환상을 보았다는 것이다.
(2) 역사적으로 벨사살 3년 당시 '엘람도'는
고레스의 침공으로 메대와 바사의 영토로 복속된 상태였기에
바벨론의 관료인 다니엘이 수산 성에 간다는 사실이 불가하다는 점과,
환상의 첫 부분이 메대와 바사에 대한 묘사로 시작되는 바,
환상의 실제적 배경인 올래 강변 외에 수산 성이 그 배경으로 언급된 것은
수산 성이 페르시아(바사) 제국의 수도란 사실에 비추어
환상의 내용과 그 진실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점, 등을 고려할 때,
다니엘이 바벨론에서 이 환상을 보았다는 견해이다. (겔 40:1-3 비교, Delitzsch).
(겔 40:1-3 우리가 사로잡힌 지 이십오년이요 성이 함락된 후 십사년 정월 십일 곧 그 날에 여호와의 권능이 내게 임하여 나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시되
2) 하나님의 이상 중에 나를 데리고 그 땅에 이르러 나를 극히 높은 산 위에 내려 놓으시는데 거기서 남으로 향하여 성읍 형상 같은 것이 있더라
3) 나를 데리시고 거기 이르시니 모양이 놋 같이 빛난 사람 하나가 손에 삼줄과 척량하는 장대를 가지고 문에 서서 있더니)
▶ 올래 강변 - 환상의 실제 배경이 되는 곳으로 수산 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코아스페스(Choaspes) 강과
코프라테스(Coprates) 강을 연결하는 인공 운하를 가리킨다.
[단 8:3] 내가 눈을 들어본즉 강 가에 두 뿔 가진 수양이 섰는데 그 두 뿔이 다 길어도 한 뿔은 다른 뿔보다도 길었고 그 긴 것은 나중에 난 것이더라
▶ 두 뿔 가진 수양이 섰는데 그 두 뿔이 다 길어도 한 뿔은 다른 뿔보다도 길었고 그 긴 것은 나중에 난 것이더라 -
성경의 용례상 예언서에 있어서 '숫양'과 '숫염소'(5절 ff.)는
주로 제국이나 그 제국의 압제자들에 대한 상징으로 쓰여진 바 있으며,
(렘 50:8 너희는 바벨론 가운데서 도망하라 갈대아인의 땅에서 나오라 떼에 앞서 가는 수염소 같이 하라;
겔 34:17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나의 양떼 너희여 내가 양과 양의 사이와 수양과 수염소의 사이에 심판하노라;
39:18 너희가 용사의 고기를 먹으며 세상 왕들의 피를 마시기를 바산의 살진 짐승 곧 수양이나 어린 양이나 염소나 수송아지를 먹듯 할지라;
슥 10:3 내가 목자들에게 노를 발하며 내가 수염소들을 벌하리라 만군의 여호와가 그 무리 곧 유다 족속을 권고하여 그들로 전쟁의 준마와 같게 하리니),
특히 숫양은 바사 제국의 수호신으로 나타난다(Delitzsch).
이러한 용례에서 볼 때
여기서의 숫양은 메대 바사의 연합 제국을 가리키며,
두 뿔은 각각 메대 민족과 바사 민족을 가리킨다.
한편 이 두 뿔에 대한 언급 중
'나중에 난 긴 뿔'은
메디와 바사 두 민족 중 바사가 더 강성해져서
메대의 짧은 통치에 이어 바사 제국으로 통일될 것임을 의미한다.
(7:5 다른 짐승 곧 둘째는 곰과 같은데 그것이 몸 한편을 들었고 그 입의 잇사이에는 세 갈빗대가 물렸는데 그에게 말하는 자가 있어 이르기를 일어나서 많은 고기를 먹으라 하였으며)
[단 8:4] 내가 본즉 그 수양이 서와 북과 남을 향하여 받으나 그것을 당할 짐승이 하나도 없고 그 손에서 능히 구할 이가 절대로 없으므로 그것이 임의로 행하고 스스로 강대하더라
▶ 서와 북과 남을 향하여 - 바사 제국의 무서운 정복 사역을 의미하는 말로,
서쪽으로는 리디아, 이오니아, 트라케, 마게도냐를,
북쪽으로는 코커서스(Caucasus) 산맥과 카스피 족(Caspians) 지역과
카스피 해 동쪽의 스키타이 족 지역,
그리고 아랄(Aral) 해에 이르는 옥서스(Oxus) 골짜기 까지를,
남쪽으로는 바벨론 제국과 애굽 본토까지를 각각 가리키는 바,
이들 지역 모두가 바사 제국에 정복당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 당할 짐승이 하나도 없고 그 손에서 능히 구할 이가 절대로 없으므로 그것이 임의로 행하고 스스로 강대하더라 -
여기서 '당할 짐승'은
곧 바사와 맞설 만한 세력의 주위 제국들을 가리키는 바,
본 구절은 주변 국가의 무력함을 지시하는 동시에
바사 제국의 강대함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임의로 행하고'(아사 니르치노)가 문자적으로
'욕망에 맞게 행하고', '(자신이) 만족한 대로 행하고'란 뜻을 가리키며,
'스스로 강대 하더라'(히그딜)란 말은
영과 육의 모든 측면에 있어서
'자랑하다', '올리다'란 뜻의 '가달'에서 유래된 말인 바,
본 구절은 광대한 정복 사역을 이룩한
바사 제국의 교만이 극에 달하게 되었으며
결국은 그에 따른 심판적 결과로서의 멸망의 때가 임박했음을 암시한다.
[단 8:5] 내가 생각할 때에 한 수염소가 서편에서부터 와서 온 지면에 두루 다니되 땅에 닿지 아니하며 그 염소 두 눈 사이에는 현저한 뿔이 있더라
▶ 한 수염소가 서편에서 부터 와서 - 여기서 '서편'은 바사 제국의 서쪽,
곧 마게도냐와 헬라 지역을 의미하는 바,
'한 수염소'는 바사제국(숫양)을 몰아내고
새로운 근동의 패자로 등장한 헬라(그리스) 제국을 상징한다.
한편 하반절의
'염소 두 눈 사이에는 현저한 뿔'에서
'현저한'(하주트)은 원어상 '두드러진 모습(사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는 마게도냐의 왕으로 급격한 세력의 확장을 통해
광대한 헬라 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을 가리킨다.
▶ 온 지면에 두루 다니되 땅에 닿지 아니하며 - '온 지면에 두루 다닌다'는 사실은
곧 광대한 영토의 정복을,
'땅에 닿지 않는다'는 사실은
정복 사역의 신속성을 가리키는 말로서,
이는 곧 7장에 언급된 표범의 생태와도 잘 부합된다.
(7:6 그 후에 내가 또 본즉 다른 짐승 곧 표범과 같은 것이 있는데 그 등에는 새의 날개 넷이 있고 그 짐승에게 또 머리 넷이 있으며 또 권세를 받았으며)
이러한 사실은 알렉산더 정복 사역을 시작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중근동의 광대한 지역을 복속시켰다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입증되었다.
[단 8:6-7] 그것이 두 뿔 가진 수양 곧 내가 본 바 강가에 섰던 양에게로 나아가되 분노한 힘으로 그것에게로 달려가더니
7) 내가 본즉 그것이 수양에게로 가까이 나아가서는 더욱 성내어 그 수양을 땅에 엎드러뜨리고 짓밟았으나 능히 수양을 그 손에서 벗어나게 할 이가 없었더라
알렉산더의 마게도냐 군대가 바사를 정복할 것임을 암시하는 구절로
실제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바사)의 마지막 왕인 다리오 3세(Darius III, B.C. 335-331)를
잇수스 전투(B.C. 333)와 아르벧라 전투(B.C. 331)에서 잇달아 격파함으로써
메대 바사 제국을 정복하였다.
▶ 분노한 힘으로 그것에게로 달려가더니 - 여기서 '분노한 힘'(바하마트 고흐)은
원어상 '열정적인 힘'이란 뜻으로서
알렉산더 군대의 폭발적인 무력과 전쟁 수행 능력을,
'달려가더니'(야라츠)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빠르게 돌진하다'란 뜻으로,
알렉산더 군대의
정복 사역의 저돌성과 신속성, 기동성을 각각 의미한다.
[단 8:8] 수염소가 스스로 심히 강대하여 가더니 강성할 때에 그 큰 뿔이 꺾이고 그 대신에 현저한 뿔 넷이 하늘 사방을 향하여 났더라.
▶ 강성할 때에 그 큰 뿔이 꺾이고 - 여기서 '큰 뿔'은
5절의 '현저한 뿔'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곧 알렉산더 대왕을 지칭한다.
따라서 그 뿔이 꺾인다는 것은 정복 사역 중의 열병으로 인한
알렉산더의 죽음(B.C. 323)을 의미한다.
특히 '강성할 때에'(히그딜)란 말이 '심히 커졌을 때에'란 뜻을 가진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는 그의 죽음이 제국의 절정기에 발생한다는 의미이며,
이차적으로는 제국의 강대함에 의해
교만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죽었다고 유추할 수도 있다.
▶ 현저한 뿔 넷이 하늘 사방을 향하여 났더라 - 이 '현저한 뿔 넷'은
22절에 밝혀진 대로
알렉산더 사후 그의 막료였던
4명의 장군(셀류쿠스, 톨레미, 카산더, 리시마쿠스)에 의해
헬라제국이 분할 통치된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22절 이 뿔이 꺾이고 그 대신에 네 뿔이 났은즉 그 나라 가운데서 네 나라가 일어나되 그 권세만 못하리라)
실제 역사적으로 헬라 제국은 알렉산더가 죽은 지 22년 후에(B.C. 301),
네 개의 제국으로 분할되었다.
(7:6 그 후에 내가 또 본즉 다른 짐승 곧 표범과 같은 것이 있는데 그 등에는 새의 날개 넷이 있고 그 짐승에게 또 머리 넷이 있으며 또 권세를 받았으며)
한편 '하늘 사방을 향하여'란 말이 암시하듯
이들 네 나라들은
분할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그들의 영토를 사방으로 넓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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