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온족과 맹약(盟約)한 이스라엘
성 경: [수 9:3-6] 기브온 거민들이 여호수아의 여리고와 아이에 행한 일을 듣고
4)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해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5) 그 발에는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예비하고
6) 그들이 길갈 진으로 와서 여호수아에게 이르러 그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르되 우리는 원방에서 왔나이다 이제 우리와 약조하사이다.
[수 9:3] 기브온 거민들이 여호수아의 여리고와 아이에 행한 일을 듣고
▶ 기브온 거민들 - 이들은 히위 족속(Hivites) 거민들인데, 히위 족속은 가나안 땅 도처에
집단적으로 흩어져 살던 가나안 일곱 족속중 하나이다.
여호수아 당시에는 이들이 기브온을 중심으로 그비라, 브에롯, 기럇여아림 등지에 주로 거주하고 있었던 듯하다.
(9:17 이스라엘 자손이 진행하여 제삼일에 그들의 여러 성읍에 이르렀으니 그 성읍은 기브온과 그비라와 브에롯과 기럇여아림이라).
특히 '기브온'(Gibeon)은 주변에 여러 소성(小城)들을 거느린 왕도(王都)로서,
(10:2 크게 두려워하였으니 이는 기브온은 왕도와 같은 큰 성임이요 아이보다 크고 그 사람들은 다 강함이라),
예루살렘 북서쪽 약 10km지점에 위치한 해발 722m 가량의 가나안 중부 주요 성읍이다.
후일 이곳은 베냐민 지파에게 분배되었고,
(18:25 기브온과 라마와 브에롯과),
이어 레위 지파의 성읍으로 구별되었다.
(21:17 또 베냐민 지파 중에서는 기브온과 그 들과 게바와 그 들과).
[수 9:4-5]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해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5) 그 발에는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예비하고
▶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 가나안 여러 족속들 가운데 히위 족속인 기브온 주민들은 연합군을 조직해 이스라엘을 격퇴시키자는 제의를 물리치고 단독으로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기 위해 치밀한 꾀를 쓰고 있다.
아마 기브온 거민들은 비록 동맹을 맺어서 이스라엘과 대적한다고 하더라도,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의 멸망을 통해 볼 때 결코 승산이 없으리라는 냉철한 현실 판단을
내린 것 같다.
더욱이 그들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의 모든 족속들을 남김없이 멸절시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24절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종 모세에게 명하사 이 땅을 다 당신들에게 주고 이 땅 모든 거민을 당신들의 앞에서 멸하라 하신 것이 당신의 종에게 분명히 들리므로 당신들을 인하여 우리 생명을 잃을까 심히 두려워하여 이같이 하였나이다),
그들로써 죽임을 당하지 않고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스라엘과 화친(和親)을 맺는 것이었고, 또한 화친을 맺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나안 땅에 살지 않고 먼 나라에서 온 사절(使節)인 것처럼 속임수를 쓰는 것뿐이었다.
기브온 거민들이 신 20:10-15의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신 20:10-15 네가 어떤 성읍으로 나아가서 치려할 때에 그 성에 먼저 평화를 선언하라
11) 그 성읍이 만일 평화하기로 회답하고 너를 향하여 성문을 열거든 그 온 거민으로 네게 공을 바치고 너를 섬기게 할 것이요
12) 만일 너와 평화하기를 싫어하고 너를 대적하여 싸우려 하거든 너는 그 성읍을 에워쌀 것이며
13)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성읍을 네 손에 붙이시거든 너는 칼날로 그 속의 남자를 다 쳐 죽이고
14) 오직 여자들과 유아들과 육축과 무릇 그 성중에서 네가 탈취한 모든 것은 네 것이니 취하라 네가 대적에게서 탈취한 것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것인즉 너는 그것을 누릴지니라
15) 네가 네게서 멀리 떠난 성읍들 곧 이 민족들에게 속하지 아니한 성읍들에게는 이같이 행하려니와)
이 구절들에 따르면 가나안 족속에게 속하지 아니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족속에게는
화친을 맺어도 좋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가증한 죄악으로 인해 이미 진멸의 대상이 된 가나안 족속들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었고, 오직 하나님의 공의를 위해 모조리 멸절시켜야만 했다.
(신 20:16-18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이 민족들의 성읍에서는 호흡 있는 자를 하나도 살리지 말지니
17) 곧 헷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여부스 족속을 네가 진멸하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명하신 대로 하라
18) 이는 그들이 그 신들에게 행하는 모든 가증한 일로 너희에게 가르쳐 본받게 하여 너희로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케 할까 함이니라).
한편 여기서 '꾀를 내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아람'은 원래 '벌거벗다', '매끄럽다'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교활하다', '간계를 취하다', '술책을 부리다'등의 나쁜 의미로 사용되었다.
▶ 해어진 전대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5) 그 발에는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 -
이러한 모든 복장 및 소도구들은 기브온 거민들이 마치 먼 나라에서부터 오랫동안 여행하여
이스라엘을 찾아 온 사신(使臣)들 처럼 보이기 위하여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위장하였음을 보여준다.
만일 자신들의 기만행위가 발각되면 죽임을 면치 못할 것은 자명했기 때문에,
그들이 생사가 달린 이 일에 전력을 다했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한편 여기서 '전대'(sack)는 중간을 막고 두 끝을 터서 그곳에 돈이나 물건을 넣게 되어
있는, 허리에 두르거나 어깨에 메는 자루를 뜻한다.
[수 9:6] 그들이 길갈 진으로 와서 여호수아에게 이르러 그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르되 우리는 원방에서 왔나이다 이제 우리와 약조하사이다
▶ 그들이 길갈 진으로 와서 - 아이 성 정복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축복과 저주의 종교 의식을
집행하기 위해 세겜으로 갔었는데, 이제 다시 길갈 진으로 되돌아온 것을 알 수 있다.
(8:30-35 때에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에발 산에 한 단을 쌓았으니
31) 이는 여호와의 종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한것과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대로 철 연장으로 다듬지 아니한 새 돌로 만든 단이라 무리가 여호와께 번제와 화목제를 그 위에 드렸으며
32) 여호수아가 거기서 모세의 기록한 율법을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그 돌에 기록하매
33) 온 이스라엘과 그 장로들과 유사들과 재판장들과 본토인뿐 아니라 이방인까지 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레위 사람 제사장들 앞에서 궤의 좌우에 서되 절반은 그리심 산 앞에, 절반은 에발 산 앞에 섰으니 이는 이왕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축복하라고 명한 대로 함이라
34) 그 후에 여호수아가 무릇 율법책에 기록된 대로 축복과 저주하는 율법의 모든 말씀을 낭독하였으니
35) 모세의 명한 것은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온 회중과 여인과 아이와 그들 중에 동거하는 객들 앞에 낭독하지 아니한 말이 하나도 없었더라),
혹자는 이곳의 길갈을 벧엘 근처의 길갈(오늘날의 Jiljlia)이라 보기도 하나(Keil, Van de Velde),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만일 이스라엘의 진영이 옮겨졌다면, 그러한 중요한 사실이 전혀 언급 안됐을 리
없기 때문이다(Hengstenberg).
따라서 이곳은 요단 도하 후 처음 진을 쳤던 요단 계곡의 길갈을 가리킬 것이다(Ewald, Fay). 당시 길갈은 가나안 정복의 군사적 중심지였다.
▶ 우리는 원방(遠方)에서 왔나이다 - 기브온 거민의 사신(使臣)들은
마치 멀리서 온 사신처럼 외모를 꾸미고,
(5절 그 발에는 낡아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 난 떡을 예비하고),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직접 멀리서 왔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 거짓말과는 달리 도보로 3일이면 도달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던 히위 족속 거민이었다.
(16-17절 그들과 언약을 맺은 후 삼 일이 지나서야 그들은 근린에 있어 자기들 중에 거주하는 자라 함을 들으니라
17) 이스라엘 자손이 진행하여 제삼일에 그들의 여러 성읍에 이르렀으니 그 성읍은 기브온과 그비라와 브에롯과 기럇여아림이라).
▶ 약조하사이다 - 히브리어 로는 '카라트 베리트'인데, 직역하면 '언약을 베다'이다.
이와 같이 '언약'과 '베는 것'이 결합된 것은,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언약을 맺을 때
짐승을 잡아 고기를 베어 그 조각 사이를 지나가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상 22:8 너희가 다 공모하여 나를 대적하며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과 맹약하였으되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고 나를 위하여 슬퍼하거나 내 아들이 내 신하를 선동하여 오늘이라도 매복하였다가 나를 치려 하는 것을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도다;
렘 34:18 송아지를 둘에 쪼개고 그 두 사이로 지나서 내 앞에 언약을 세우고 그 말을 실행치 아니하여 내 언약을 범한 너희를).
이러한 풍습은 만일 언약을 어기면 짐승이 죽임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언약 파기자 역시 죽임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다.
(창 15:10 아브람이 그 모든 것을 취하여 그 중간을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마주 대하여 놓고 그 새는 쪼개지 아니하였으며).
한편 구약에서 언약은 갑, 을 쌍방의 약속 내지는 계약을 뜻했지만, 특별히 인간의 구속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시겠다는 약속을 뜻하기도 했다.
(출 19:1-6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올 때부터 제삼월 곧 그 때에 그들이 시내 광야에 이르니라
2) 그들이 르비딤을 떠나 시내 광야에 이르러 그 광야에 장막을 치되 산 앞에 장막을 치니라
3) 모세가 하나님 앞에 올라가니 여호와께서 산에서 그를 불러 가라사대 너는 이같이 야곱 족속에게 이르고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라
4) 나의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5)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열국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6)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할지니라).
그리고 갑,을 쌍방의 약속에서도
(1) 쌍방이 동등한 입장일 경우와
(2) 쌍방이 동등한 입장이 아닐 경우로 나누이는데,
동등한 경우에 해당하는 예는, 다윗과 요나단,
(삼상 18:3-4 요나단은 다윗을 자기 생명 같이 사랑하여 더불어 언약을 맺었으며
4) 요나단이 자기의 입었던 겉옷을 벗어 다윗에게 주었고 그 군복과 칼과 활과 띠도 그리하였더라),
야곱과 라반의 형제들,
(창 31:54 야곱이 또 산에서 제사를 드리고 형제들을 불러 떡을 먹이니 그들이 떡을 먹고 산에서 경야하고),
아브라함과 헤브론의 아모리 족속들 사이의 약속이며,
(창 14:13 도망한 자가 와서 히브리 사람 아브람에게 고하니 때에 아브람이 아모리 족속 마므레의 상수리 수풀 근처에 거하였더라 마므레는 에스골의 형제요 또 아넬의 형제라 이들은 아브람과 동맹한 자더라)
동등하지 않은 경우의 예는 본문에 나타나 있듯이
이스라엘 백성과 히위 족속 사이의 약속 등이다.
이와 같이 언약을 맺는 쌍방이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을 때는
우월한 편에서 언약의 조건을 부과하거나,
(삼상 11:1 암몬 사람 나하스가 올라와서 길르앗 야베스를 대하여 진 치매 야베스 모든 사람이 나하스에게 이르되 우리와 언약하자 그리하면 우리가 너를 섬기리라;
겔 17:13-14 그 왕족 중에 하나를 택하여 언약을 세우고 그로 맹세케 하고 또 그 땅의 능한 자들을 옮겨 갔나니
14) 이는 나라를 낮추어 스스로 서지 못하고 그 언약을 지켜야 능히 서게 하려 하였음이어늘),
히위 족속처럼 약한 편에서 복종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했다.
(8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는 당신의 종이니이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묻되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뇨,
11절 그러므로 우리 장로들과 우리 나라의 모든 거민이 우리에게 일러 가로되 너희는 여행할 양식을 손에 가지고 가서 그들을 맞아서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당신들의 종이니 청컨대 이제 우리와 약조하사이다 하라 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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