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온족과 맹약(盟約)한 이스라엘 3
성 경: [수 9:11-15] 그러므로 우리 장로들과 우리 나라의 모든 거민이 우리에게 일러 가로되 너희는 여행할 양식을 손에 가지고 가서 그들을 맞아서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당신들의 종이니 청컨대 이제 우리와 약조하사이다 하라 하였나이다
12) 우리의 이 떡은 우리가 당신들에게로 오려고 떠나던 날에 우리들의 집에서 오히려 뜨거운 것을 양식으로 취하였더니 보소서 이제 말랐고 곰팡이 났으며
13) 또 우리가 포도주를 담은 이 가죽 부대도 새 것이더니 찢어지게 되었으며 우리의 이 옷과 신도 여행이 심히 길므로 인하여 낡아졌나이다 한지라
14)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 어떻게 할 것을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15)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그들을 살리리라는 언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수 9:11] 그러므로 우리 장로들과 우리 나라의 모든 거민이 우리에게 일러 가로되 너희는 여행할 양식을 손에 가지고 가서 그들을 맞아서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당신들의 종이니 청컨대 이제 우리와 약조하사이다 하라 하였나이다
▶ 우리 장로들 - 기브온 성읍과 그에 속한 세 성, 곧 그비라, 브에롯, 기럇여아림 등은
왕정(王政) 체제를 갖추지 않고, 그 대신 장로(長老) 체제를 갖춘 듯하다(J. J.Lias).
아마도 이러한 체제 때문에 기브온 성이
다른 가나안의 여러 성들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행동 할 수 있었던 듯하다.
▶ 우리는 당신들의 종이니 - 멀리서 온 사신들처럼 꾸민 기브온의 대표들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기 위해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하고 있다.
즉 자신들을 거듭 종의 신분으로 비하 시키면서
(8-9절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는 당신의 종이니이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묻되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뇨
9)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되 종들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인하여 심히 먼 지방에서 왔사오니 이는 우리가 그의 명성과 그가 애굽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들으며),
시종 신앙적이고 겸손한 태도로 접근한 것이다.
따라서 결국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이들의 겸손하고 신앙적인 태도에
별 주의함 없이 조약을 맺게 되었고,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에게 커다란 후환(後患) 거리가 되고 말았다.
(18절 그러나 회중 족장들이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로 그들에게 맹세한 고로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을 치지 못한지라 그러므로 회중이 다 족장들을 원망하니).
실로 세상의 세력은 종종 우는 사자처럼 덤벼들지만,
때로는 이처럼 자신을 낮추고 탄원자처럼 찾아오기도 한다.
즉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이익만 된다면,
그들은 언제든지 하나님의 왕국 편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Gerlach).
[수 9:12-13] 우리의 이 떡은 우리가 당신들에게로 오려고 떠나던 날에 우리들의 집에서 오히려 뜨거운 것을 양식으로 취하였더니 보소서 이제 말랐고 곰팡이 났으며
13) 또 우리가 포도주를 담은 이 가죽 부대도 새 것이더니 찢어지게 되었으며 우리의 이 옷과 신도 여행이 심히 길므로 인하여 낡아졌나이다 한지라
자신들의 신앙적이고 복종적인 태도로 말미암아 일단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호감(好感)을
얻었다고 판단한 기브온 사신들은 이제 자신들이 멀리서 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즉 그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대로 자신들의 남루한 옷차림을 비롯하여
곰팡이 난 양식과 찢어진 가죽 부대, 헤어진 신 등을 일일이 증거물로 내보이면서
'먼 여행길'을 강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브온 사신들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는데 성공한다.
(15절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그들을 살리리라는 언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이로 볼 때 아마도 이들은
(1) 이스라엘이 가나안 족속 이외의 나라들과는 화친을 잘 맺는다는 사실.
및,
(2) 그들의 신 여호와의 이름으로 맺은 화친은 절대 보장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듯하다.
아무튼 이스라엘 측에서는 하나님의 뜻을 어기는 잘못을 범했지만,
기브온 거민 측에서는 자신들의 생명을 구하는 현명한 처신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화친을 맺기 위하여 그들이 벌인 각종 거짓 행각은 결코 정당시 될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가나안 족속 멸절 명령의 목적은 그들로부터 영향받게 될 모든 죄악의 요소를 철저히 진멸하는 데 있는 것이지,
기생 라합처럼 여호와를 신실히 신뢰하고 그의 긍휼을 진심으로 구하는 자까지 죽이는 데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브온 거민들도 진정 여호와를 신뢰했다면, 라합 처럼 신실되이 여호와의 긍휼에
의지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그들은 생명 부지를 위해 여호와의 이름을 사용했을 뿐, 라합 처럼 진정한
여호와 경외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9절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되 종들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인하여 심히 먼 지방에서 왔사오니 이는 우리가 그의 명성과 그가 애굽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들으며)
[수 9:14]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 어떻게 할 것을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 - 여기서 '무리'란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 된
각 지파 족장들과 장로들을 뜻한다.
한편 이들은 기브온 사신들의 말이 끝난 후, 기브온 사람들의 양식을 취했는데,
이 구절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2가지 견해가 있다.
즉,
(1) 곰팡이 난 떡을 먹어봄으로써 기브온 사람들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라는 견해(Keil,Masius, Rosenmuller)와
(2) 조약을 맺을 때 화평과 우호를 상징하는 친교의 떡을 먹었던 당시 고대 근동 지방의
풍속을 따라 기브온 사람들의 양식을 먹었다는 견해(F.R.Fay)이다.
이 2가지 견해 모두 일리는 있으나 전자의 견해가 보다 타당성 있다.
▶ 어떻게 할 것을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 본서 저자가 특별히 이 말을
기입한 것은 여호수아가 하나님의 뜻을 알아보지도 않고 성급하게 화친 조약을 맺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 조약이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여호수아는 아이 성 전투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지도 않고
정탐꾼의 말만을 믿고서 전투를 시작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는데,
(7:2-5 여호수아가 여리고에서 사람을 벧엘 동편 벧아웬 곁에 있는 아이로 보내며 그들에게 일러 가로되 올라가서 그 땅을 정탐하라 하매 그 사람들이 올라가서 아이를 정탐하고
3) 여호수아에게로 돌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백성을 다 올라가게 말고 이삼천 명만 올라가서 아이를 치게 하소서 그들은 소수니 모든 백성을 그리로 보내어 수고롭게 마소서 하므로
4) 백성중 삼천 명쯤 그리로 올라갔다가 아이 사람 앞에서 도망하니
5) 아이 사람이 그들의 삼십육 인쯤 죽이고 성문 앞에서부터 스바림까지 쫓아와서 내려가는 비탈에서 쳤으므로 백성의 마음이 녹아 물 같이 된지라),
여기서도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지도 않고, 기브온 거민들의 말만 믿고서
화친 조약을 맺는 잘못을 범한 것이다.
당시 여호수아는 무엇보다도 여호와의 뜻을 묻기 위해 대제사장 엘르아살을 통해
'우림과 둠밈'의 판결법을 사용했어야 옳았다.
(출 28:30 너는 우림과 둠밈을 판결 흉패 안에 넣어 아론으로 여호와 앞에 들어 갈 때에 그 가슴 위에 있게 하라 아론이 여호와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의 판결을 항상 그 가슴 위에 둘지니라)
(민 27:21 그는 제사장 엘르아살 앞에 설 것이요 엘르아살은 그를 위하여 우림의 판결법으로 여호와 앞에 물을 것이며 그와 온 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은 엘르아살의 말을 좇아 나가며 들어올 것이니라).
[수 9:15]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그들을 살리리라는 언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 비록 알지는 못하였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여호수아가 기브온 거민들과 화친 조약을 체결한 것은
'가나안 사람들과 언약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명백히 어긴 큰 실수였다.
(출 23:32 너는 그들과 그들의 신과 언약하지 말라;
34:12 너는 스스로 삼가 네가 들어가는 땅의 거민과 언약을 세우지 말라 그들이 너희 중에 올무가 될까 하노라;
신 7: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붙여 너로 치게 하시리니 그 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무슨 언약도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
그런데 여기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브온 거민들과 화친 조약을 맺은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다.
(1) 출애굽 이후 줄곧 적대 세력들만 상대해 오다가 이처럼 우호세력이 나타나자
쉽게 호감이 갔을 수 있겠고,
(2) 더군다나 기브온 사신들의 복종적인 태도에 마음이 우쭐하여졌을 것이고,
(3) 또한 정치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힘센 민족과 동맹을 맺을 경우, 장차 있을
정복 과정에서 상당한 혜택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 언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 개인의 언약시 뿐 아니라,
더욱이 국가간의 언약은 반드시 그들 신의 이름으로 맹세하였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영원토록 변치 않으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였다.
그러므로 3일 후 이스라엘이 그 사신들은 원방의 사신들이 아니라,
인근 가나안 족속의 사신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지라도,
(16절 그들과 언약을 맺은 후 삼 일이 지나서야 그들은 근린에 있어 자기들 중에 거주하는 자라 함을 들으니라),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한 맹약 때문에
이미 체결한 화친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 참조 : (민 30:1-8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 지파의 두령들에게 일러 가로되 여호와의 명령이 이러하니라
2) 사람이 여호와께 서원하였거나 마음을 제어하기로 서약하였거든 파약하지 말고 그 입에서 나온 대로 다 행할 것이니라
3) 또 여자가 만일 어려서 그 아비 집에 있을 때에 여호와께 서원한 일이나 스스로 제어하려 한 일이 있다 하자
4) 그 아비가 그의 서원이나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을 듣고도 그에게 아무 말이 없으면 그 모든 서원을 행할 것이요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을 지킬 것이니라
5) 그러나 그 아비가 그것을 듣는 날에 허락지 아니하면 그 서원과 마음을 제어하려던 서약이 이루지 못할 것이니 그 아비가 허락지 아니하였은즉 여호와께서 사하시리라
6) 또 혹시 남편을 맞을 때에 서원이나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을 경솔히 그 입에서 발하였다 하자
7) 그 남편이 그것을 듣고 그 듣는 날에 그에게 아무 말이 없으면 그 서원을 행할 것이요 그 마음을 제어하려는 서약을 지킬 것이니라
8) 그러나 그 남편이 그것을 듣는 날에 허락지 아니하면 그 서원과 마음을 제어하려고 경솔히 입술에서 발한 서약이 무효될 것이니 여호와께서 그 여자를 사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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