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근원
성 경: [잠 8:22-31] 여호와께서 그 조화의 시작 곧 태초에 일하시기 전에 나를 가지셨으며
23) 만세 전부터, 상고부터, 땅이 생기기 전부터 내가 세움을 입었나니
24) 아직 바다가 생기지 아니하였고 큰 샘들이 있기 전에 내가 이미났으며
25) 산이 세우심을 입기 전에, 언덕이 생기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니
26) 하나님이 아직 땅도, 들도, 세상 진토의 근원도 짓지 아니하셨을 때에라
27) 그가 하늘을 지으시며 궁창으로 해면에 두르실 때에 내가 거기 있었고
28) 그가 위로 구름 하늘을 견고하게 하시며 바다의 샘들을 힘 있게 하시며
29) 바다의 한계를 정하여 물로 명령을 거스리지 못하게 하시며 또 땅의 기초를 정하실 때에
30)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 날마다 그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항상 그 앞에서 즐거워하였으며
31) 사람이 거처할 땅에서 즐거워하며 인자들을 기뻐하였었느니라.
[잠 8:22] 여호와께서 그 조화의 시작 곧 태초에 일하시기 전에 나를 가지셨으며
3:19-20에서 간략하게 언급되었던 지혜의 실체가
본격적으로 지혜 그 자체이신 그리스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31절까지 언급되고 있다.
(눅 11:49 이러므로 하나님의 지혜가 일렀으되 내가 선지자와 사도들을 저희에게 보내리니 그 중에 더러는 죽이며 또 핍박하리라 하였으니;
고전 1:24 오직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먼저 저자는 지혜 곧 그리스도께서 창세 전에
이미 존재하셨던 사실을 창조 사역에 비유해 순차적으로 설명한다.
(요 17:5 아버지여 창세 전에 내가 아버지와 함께 가졌던 영화로써 지금도 아버지와 함께 나를 영화롭게 하옵소서).
▶ 조화의 시작 - 문자적으로는 '그의 길의 시작'이란 뜻으로
성경에서 '길'이 주로 어떤 행위를 지칭하는데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본 문구는 하나님께서 창조 사역을 의도하시고 계획하신 때를 가리킨다.
▶ 나를 가지셨으며 - 원어상 '바로 세우다', '조성하다', '소유하다'란 뜻이다.
(시 139:13 주께서 내 장부를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조직하셨나이다;
사 43:24 너는 나를 위하여 돈으로 향품을 사지 아니하며 희생의 기름으로 나를 흡족케 아니하고 네 죄 짐으로 나를 수고롭게 하며 네 악으로 나를 괴롭게 하였느니라)
곧 본 문구는 창조와 피조 또는 소유의 의미가 아니라
'바로 세우다'란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성부께서 성자를 그 창조의 동역자로 세우시고
임명하셨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다.
[잠 8:23] 만세 전부터, 상고부터, 땅이 생기기 전부터 내가 세움을 입었나니
▶ '만세 전부터'는 시간적 의미를 초월한 태초를,
'상고부터'는 천지창조 직전의 때를,
'땅이 생기기 전부터'는 창조 사역의 개시 이후
아직 땅이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했을 때를 각각 지칭하는 말들로서,
이러한 표현은 곧 그리스도의 선재성(先在性)을
특별히 강조하기 위한 문학적 기법으로 보여진다.
▶ 내가 세움을 입었나니- 원어상 '붓다'란 뜻으로
여기에서 제사장적 왕권에 대한 상징적 의례를 나타내는
'기름부음'이란 의미가 파생되었다.
따라서 본 문구는 지혜, 곧 그리스도께서
모든 피조 세계의 통치자로 임명되어 기름부음 받은 사실을 시사한다.
[잠 8:24] 아직 바다가 생기지 아니하였고 큰 샘들이 있기 전에 내가 이미났으며
▶ 큰 샘들이 - (창 7:11 노아 육백 세 되던 해 이월 곧 그 달 십칠일이라 그 날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들이 열려)
▶ 내가 이미 났으며 - 문자적 의미는 '(해산의) 진통을 겪다'이다.
그러나 이를 문자적으로 해석할 경우
곧 성부와 성자의 관계가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로 왜곡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본 문구는 22절의 '가지셨으며'와 유사한,
지혜 곧, 성자의 선재성을 나타내는 시적 표현의 하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Toy).
[잠 8:25] 산이 세우심을 입기 전에, 언덕이 생기기 전에 내가 이미 났으니
▶ 산이 세우심을- 문자적으로 '산이 물에 빠지다'란 뜻으로서 해석되는데,
이는 모든 산들이 그 근저를 바다 깊은 곳에 두어
육지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막고 제자리에 고정시키는
단단한 기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고대인들의 관념을 반영한 말이다.
(욥 28:9 사람이 굳은 바위에 손을 대고 산을 뿌리까지 무너뜨리며;
38:6 그 주초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이 돌은 누가 놓았었느냐)
따라서 본 문구는'언덕이 생기기'와 더불어 육지의 생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잠 8:26] 하나님이 아직 땅도, 들도, 세상 진토의 근원도 짓지 아니하셨을 때에라
여기서, 땅은 사람의 주거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며
들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황량한 벌판을 뜻한다.
▶ 진토의 근원 - 땅위를 뒤덮고 있는 비옥한 '흙덩어리'로 보는 견해가
문맥상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Delitzsch, Elster, Schullens).
[잠 8:27] 그가 하늘을 지으시며 궁창으로 해면에 두르실 때에 내가 거기 있었고
이제까지 지혜의 선재성을 강조했던 저자는
여기서부터 창조 사역에 대한 지혜의 적극적인 동역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골1:16 만물이 그에게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보좌들이나 주관들이나 정사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요일 1:1-3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주목하고 우리 손으로 만진 바라
2) 이 생명이 나타내신 바 된지라 이 영원한 생명을 우리가 보았고 증거하여 너희에게 전하노니 이는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내신 바 된 자니라
3)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너희에게도 전함은 너희로 우리와 사귐이 있게 하려 함이니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함이라)
지혜가 창조의 근원인 동시에
인간적 지혜를 초월하는 신적 속성임을 밝히고 있다.
▶ 하늘을 지으시며 궁창으로 해면에 두르실 때에 - 곧 위의 물과 아래의 물을
구분 짓는 궁창(대기권의 하늘)을 만드셨던 사실을 상기시킨다.
(창 1:6-8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게 하리라 하시고
7)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
8) 하나님이 궁창을 하늘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
[잠 8:28] 그가 위로 구름 하늘을 견고하게 하시며 바다의 샘들을 힘 있게 하시며
▶ 구름 하늘을 견고하게 하시며 - 여기서 '구름 하늘'은
곧 궁창 위의 물을 지시하는바, 본 문구는 욥 26:8과 같이
구름을 거대한 자루로 여긴 것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보여진다.
(욥 26:8 물을 빽빽한 구름에 싸시나 그 밑의 구름이 찢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이는 궁창 아래의 물을 대기권의 하늘인 궁창이 떠받쳐
땅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공중에 떠있게 한 것으로 여긴
히브리인들의 우주관을 보여 준다.
(창 1:7 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
▶ 바다의 샘들을 힘 있게 하시며 – 곧
'심연의 근원을 안전하게 고정시키시며'(fixed securelythe fountains of the deep, NIV)란 뜻으로
'심연의 근원'이 모든 지하수를 총칭한다는 점에서
(창 7:11 노아 육백 세 되던 해 이월 곧 그 달 십칠일이라 그 날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들이 열려)
본 문구는 노아 홍수 당시 폭우와 함께 지하수가 터져 나온 사실을
상기하며 쓰여진 표현인 것 같다.
[잠 8:29] 바다의 한계를 정하여 물로 명령을 거스리지 못하게 하시며 또 땅의 기초를 정하실 때에
▶ 바다의 한계를 정하여 물로 명령을 거스리지 못하게 - 여기서 '한계'는
지정학적 의미에서의 특정한 지역적 경계를 나타내는 말로
'바다의 한계'는 바다와 뭍이 맞닿은 지점을 가리킨다.
(창 1:9-10 하나님이 가라사대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
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칭하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칭하시니라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따라서 본 문구는 바다가 그 경계를 넘어 땅에까지
이르지 못하게 하셨다는 의미로서
(욥 38:8 바닷물이 태에서 나옴 같이 넘쳐 흐를 때에 문으로 그것을 막은 자가 누구냐;
시 104:9 주께서 물의 경계를 정하여 넘치지 못하게 하시며 다시 돌아와 땅을 덮지 못하게 하셨나이다;
렘 5:22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가 나를 두려워 아니하느냐 내 앞에서 떨지 아니하겠느냐 내가 모래를 두어 바다의 계한을 삼되 그것으로 영원한 계한을 삼고 지나치지 못하게 하였으므로 파도가 흉용하나 그것을 이기지 못하며 뛰노나 그것을 넘지 못하느니라).
이 또한 노아 홍수 당시 온 육지가 남김없이 물로 뒤덮였던 사실을
염두에 둔 표현인 듯하다.
(창 7:19-20 물이 땅에 더욱 창일하매 천하에 높은 산이 다 덮였더니
20) 물이 불어서 십오 규빗이 오르매 산들이 덮인지라).
▶ 땅의 기초를 정하실 때에 - 땅이 어떤 지주(支株)에 의해 떠받쳐져 있다는
고대 히브리인들의 관념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이러한 용례는 성경에서 자주 등장한다.
(욥38:4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시 24:2 여호와께서 그 터를 바다 위에 세우심이여 강들 위에 건설하셨도다;
82:5 저희는 무지무각하여 흑암 중에 왕래하니 땅의 모든 터가 흔들리도다;
104:5 땅의 기초를 두사 영원히 요동치 않게 하셨나이다;
사 51:13 하늘을 펴고 땅의 기초를 정하고 너를 지은 자 여호와를 어찌하여 잊어버렸느냐 너를 멸하려고 예비하는 저 학대자의 분노를 어찌하여 항상 종일 두려워하느냐 학대자의 분노가 어디 있느냐;
렘 31:37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위로 하늘을 측량할 수 있으며 아래로 땅의 기초를 탐지할 수 있다면 내가 이스라엘 자손의 행한 모든 일을 인하여 그들을 다 버리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잠 8:30]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 날마다 그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항상 그 앞에서 즐거워하였으며
▶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 - 지혜, 곧 그리스도께서
창조 사역의 동역자라는 사실을 재삼 확증시켜 주는 구절이다.
(요 1:2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한편 '창조자'(아몬)는 원어상 '숙련공'이란 뜻으로서
그리스도의 탁월한 창조 능력을 드러내 주는 말이다.
▶ 그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 본 문구는 지혜가 자신의 창조 사역을 통해서
스스로 기뻐하였다는 의미이다.
(습 3:17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
▶ 그 앞에서 즐거워하였으며- 상반절과 병행을 이루는 구절로 이 역시
지혜가 창조 사역 자체와 그 창조물들로 인해
스스로 즐거워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잠 8:31] 사람이 거처할 땅에서 즐거워하며 인자들을 기뻐하였었느니라.
▶ 사람이 거처할 땅 - 곧 지혜의 창조 사역으로 만들어진 피조 세계를 가리킨다.
▶ 인자들을 기뻐하였었느니라 - 이제 지혜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피조물 중 가장 탁월한 존재인 인간에 대한
기쁨의 표현으로 자신의 창조 동역 사실을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