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의 해석 2

십계의 해석(하)

출 20:1-26

십계명의 제6에서 10까지는, 사람에 대한 의무이다. 우리들은 동포에 대하여, 어떠한 의무 책임을 지는가? 이것을 간명하게 가르쳐 준 것이 이 다섯 가지 조항이다.

'너희는 살인하지 말라',

'너희는 간음하지 말지니라',

'너희는 도덕절하지 말지니라',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고 하여,

대개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가장 귀한 것을 열거한 것이다.

'살인하지 말라'는 것은 이웃의 생명을 중신하는 일이다.

'간음하지 말라'는 것은 이웃의 가정을 중시하는 일이다.

'도적질하지 말라'는 것은 이웃의 재산을 중시하는 일이다.

그리고 '거짓 증거하지 말라'는 것은 이웃의 명예를 중시하는 일이다.

이 말은 본래 재판상의 용어로서, 재판관의 지명에 의해, 또는 개인의 신립(申立)에 의해, 증인으로 된 자가, 재판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진술하는 때 진실한 입증을 해야 할 의무를 말해준 것이었다.

그리고 유대의 법률에 있어서는, 오늘날의 영국법에서 있어서와 같이, 이웃 중에서 누구라도 불러 내어, 그 증명을 구하는 것을 허락했던 까닭에, 이 의무는, 모든 사람에게 관계있는 중대한 의무였다.

뿐만 아니라, 보통 경우에 있어서도, 또한 이웃에 대해 거짓 증거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출애굽기 23장 1절은 그 규정이다. 즉

“너는 거짓된 풍설을 퍼뜨리지 말며 악인과 연합하여 위증하는 증인이 되지 말며”(출 23:1)라고.

이 말은, 옮겨다가 십계명의 제9의 주석으로 볼 수가 있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웃의 명예를 해치지 말라, 이것이 그 정신이다.

오늘날의 말로서,

‘사람의 이름을 소중히 하라’는 의미를 나타내는데 있어서, 당시의 가장 적절한 말씨로서 한 것이다.

생명과 가정과 재산과 명예. 이는 모세율에 열거된 각자 소유물 중 가장 귀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네 가지가 보호되는 때, 사람은 완전하게 보호되는 것이다. 이웃에 대한 의무에 있어서, 이 네 가지를 존중하는 것만큼 중대함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과연 그것을 인정하고 있는가?

살인죄가 중대함은, 누구도 이것을 알고 있다.

도적질하는 죄도 또한 그러하다. 특히 우리 일본인에게 있어서는, 이 죄만큼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는 것은 없다. 무사도의 근본은 ‘도적질 하지 않는 일’에 있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간음의 죄, 즉 이웃의 가정을 어지럽히는 죄악은, 때의 고금을 통하여, 나라의 동서를 물을 것 없이, 사회의 상하에 널리 가득 차 있는 죄악이다.

성서에도 다윗왕이 신하의 아내를 빼앗은 기사를 싣고 있다. 그리고 성서는, 물론 이것을 죄악의 극치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인도 그것이 죄악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영, 미 양국에 있어서는 이를 역시 살인, 강도와 한가지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상의 세 가지 죄는, 일반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제4의 ‘이름을 해치는 죄’에 이르러서는 어떤가?

죄의 죄 됨을 깨닫기에 뜨고(둔하고), 그러면서도 그 죄야말로 중대한 것은 이것(제9계명) 같은 것은 없다.

성서는 사람의 명예를, 생명, 가정, 재산이나 마찬가지로, 그것만큼 귀중한 소유물로 여기는 것이다.

이웃의 이름을 거론하여, 이를 해치는 일을 가지고, 살인, 강도, 간음과 같은 죄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웃의 소문을 퍼뜨리지 말라(뒷공론을 하지 말라)’. 이는 구약성서 중, 여러 곳에 발견되는 계명이다.

‘너희는 남을 헤아리지(비평하지) 말라, 십중팔구 역시 너도 헤아림을 받으리라’(마태복음 7:1-의 대의) 이는 신약성서 산상수훈(산상보훈) 중에 있는 가르치심이다.

그리고 십계명의 제9도, 또한 말한다.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고.

알아야 한다.

사람의 이름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실로 이는 이웃에 대한 의무의 절정이다. 이 최후의 일계를 지킬 수 있을 때, 참으로 잘 이웃을 중히 여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과연 어떠한가? 시험 삼아, 날마다의 신문지를 보라. 우리나라의 신문지가 세계 최악의 것임을, 꼭 아웃룩(Outlook)기자의 말을 기다려, 비로소 아는 바는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열악한 까닭은, 무엇인가?

소위 십계 중 제9조를 범함에 있어서, 염연(안한)하여,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자가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늘의 교회를 보라. 이웃 교회의 풍설을 첩첩(chattering)하는 곳으로서 교회처럼 흥성한데는 없다. 이는 실로 기이한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을 찬미해야 할 교회에 있어서, 그것도 목사, 전도사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사람을 평론(비평)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우리들은 좀 영인에게 배워야 할 것이다.

그들의, 이름을 중히 여김이란, 바로 생명 재산에 있어서와 다름없다.

만약에 명예를 훼손당할 것인가?

벗는 모자를 못에 걸 겨를도 없이, 다시 이를 쓰고서 곧 재판소로 달려가, 고소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판소에서도, 또한 곧 이에 대한 판결을 내려 준다.

우리나라(일본)에 있어서 명예의 훼손을 경시하고, 이를 간과하는 것은, 국가 사회 및 개인에게 있어서, 중대한 손실이다. 이는 실로 불신국의 특징이다.

사람은 신앙의 진보에 따라, 이웃의 풍설을 삼가기에 이른다. 그리스도의 빛에 비췸을 입은 자는, 이웃의 악을 모두 다 자기 내심에서 발견하고, 따라서 함부로 이를 비평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때까지 사람의 악을 말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선을 말하려 함에 있어서도, 일의 중대함을 생각하여, 반드시 말을 그치는 사람이 있다. 이는 실로 신자다운 태도이다.

신앙의 정도는, 타인의 악을 말(거론)하는 정도로써 측량할 수가 있다(물론 절대로 이것을 말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일이, 혹은 신앙의 안위에 관계되고, 혹은 성회의 질서에 관한 것일 때, 이것을 분명히 하는 것은, 실로 아니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 있어서도, 재판하는 이는 달리 있으므로, 가장 신중한 태도로써 이에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해석할 때, 십계명의 제9는, 제3의 반면이다.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함부로(망령되이) 일컫지 말라’고. 이는 하나님께 대한 계명이었다.

‘네 이웃의 이름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이는 이웃에 대한 계명이다.

십계명 최후의 조항에 말한다.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고.

탐내는 것은, 심중의 죄이다.

이것을 행위로 나타낼 때, 도적질(투도)이 되고, 간음이 되고, 살인이 된다.

그렇지만 재화의 근본은 내심에 있어서이다. 갖고 싶다는 그 마음의 상태이다.

(출애굽기 20:17-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지니라).

그러므로 십계명은, 최후에 이를 경계하여 악념(악심)을 품지 말라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인가가 말하고 있다. ‘모세율은, 행위에 대한 계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모세율은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죽이지 말라. 죽이려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간음하려는 마음을 품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도적질하려는 마음을 품지 말라. 거짓 증거하지 말라. 이것을 하려는 마음을 품지 말라’고.

그리고 이에 이르러서, 죄는 그 근원까지 추구되는 것이다.

십계명의 제6조 이하는, 그 제10조에 의해, 영화(spiritualize)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영적으로 시작된 십계는, 또 영적으로 끝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십계명은 산상의 수훈과 전적으로 그 정신을 같이 한다. 실로 이는 계명으로써 가장 완전한 것이다.

그 전반 5개조는, 하나님께 대한 율법으로써 완전한 것이다.

그 후반 5개조는, 또 사람에 대한 율법으로서 완전한 것이다.

사람이 만약 이들 십개 조의 하나라도 저촉하지 않을 것인가? 그는 완전한 사람이랄 수가 있다.

실로 십계명의 예봉에 급소를 찔리는 때, 그 누가 감히 ‘내게 죄 없다’고 양언(공언)할 수 있을 것이랴! 사람은 이에 의해 완전(완부; 무결피부) 할 수 없음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언사는, 간결하고, 명료, 장엄하고도, 우대하다. 이는 실로 전광과 연기사이에서 울려 퍼진 소리이다.

세상에 십계라는 것이, 반드시 적지는 않다.

불법에도 십계는 있다.

그렇지만 불법의 십계에,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는데 없고,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이 있는데 없다.

십계로서 절륜(초우수)한 것은, 보세의 십계이다. 단 이는 율법이다. 우리들은 이것을 지키고자 한 대도, 지킬 수가 없다.

여기에 있어서 복음의 필요가 있다. 우리로 하여금 지켜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고, 그리고 우리들을 복음으로 인도하는 것, 이것이 즉 율법이다.

율법은 복음의 선구이다. 그리고 십계명은, 율법의 절정이다.

그렇다. 이는 구약성서의 중심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시내 산정에서, 장엄한 율법을 주시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또 우리들이 그에게 가까이 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셨다.

‘내게 토단을 쌓고 그 위에 너의 양과 소로 너의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라… 네가 내게 돌로 단을 쌓거든 다음은 돌로 쌓지 말라 네가 정으로 그것을 쪼면 부정하게 함이니라(24-25)’고.

즉 하나님은 명하신 것이다.

‘행함으로써 내게 접근치 말라. 희생으로써 하라’고.

또 ‘장엄한 회당을 세우지 않도록 하라. 천연에 있어서 내게 가까이 하라’고.

우리들이 구원되는 것은 행함에 의해서가 아니라, 은혜로 말미암는 것이다.

회생, 즉 그리스도의 속죄에 의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또한 하나님을 찬미하기 위해, 저 쾰른, 루벵, 랑스의 대회당(대사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산꼭대기, 숲 속, 이는 아주 적합한 제단이다.

브라우닝, 워즈워드등은 그렇게 해서, 하늘에서의 계시를 받았다.

그리고 모세도, 또한 천연주의였다.

희생과 단순한 예배,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것은 이것이다. 이것을 해득하는 것은, 복음을 해득하는 일이다.

* 부기 - 참고를 위해 다음에 불교의 십계를 싣는다.

이는 보살의 십계로써, 화도(독의로써 교화하여 이끎)에 뜻(지망)하는 자가 지켜 할 것이다. 사미, 즉 보통 출가(불교의 경우는 속가를 떠나 중이 되는 일)한 자의 지켜야 할 것은 이외에 달리 있다(원문의 글에 혼동을 가져오지 않기 위해서는 주10-불교의 십계 참조).

불살계, 불도계, 불음계, 불망어계, 불고주계, 불설과죄계, 불자찬후;타계, 불간계, 불진계, 불방삼보계.

존경할만한 십계이다.

그렇지만, 이것을 모세의 십계에 비교하여 볼 때, 이자의 우열은 일목요연(일견으로 분명)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불교의 십계에 불효를 경계한 것이, 전연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도교는 효도를 모멸한다는 상투어는 당치도 않은 말이다. 만약 그 십계에 표시된 바에 의해 평한다면, 불교야말로, 그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내촌감삼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