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연구의 여운

출애굽기 연구의 여운

부(附) : 십계명 제6조의 적용

출애굽기 21장

십계명은 하나님의 법도(법측)의 정신이다. 그 중심(축)이다.

그리고 이것을 사회에 적용한 것이, 출애굽기 제21장 이하이다.

시대는 가고, 세상은 변한대도,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적용은 장소 따라, 시대 따라 다르다.

출애굽기 제21장 이하는 이것을 모세율이라 하고,

모세 시대의 이스라엘인을 재판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서,

그 입장에서 볼 때면, 매우 흥미 많은 것이다.

법률의 가치를 알려고 하는 자는, 이 글을 연구함만 같지 못하다. 서양 제국에 있어서의 법률 사상의 보급은, 구약성서에 힘입은 바 가장 많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십계명의 적용은 먼저 사람에 관한 계명에서부터 시작된다.

즉 돌판은 둘째 장의 십계명 제6조로써 시작되는 것이다. 이는 필경, 누구에게도 해득될 수 있는 쉬운 것부터 먼저 한 것이리라.

이 장에 있어서 규정하는 바는, 소위 인권 문제이다.

그리고 모세는, 인권 문제를 ‘살인하지 말라’의 조목 하에 둔 것이다. 이는 잘못된 구분법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인권은, 사람의 생명이다. 생명을 중시하는 까닭에, 인권을 중시하라는 것이다.

실로 사람은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생명을 걸고서라도, 인권이 중시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노예의 인권을 중시하는, 이 법률은, 당시에 있어서, 극히 의미 깊은 것이었다.

옛날, 노예는 어느 나라에나 있었고, 모두 그 주인의 소유물로서, 물품과 함께 매매되었었다. 지금도 페르샤(파사 1935년 이란으로 개칭-1권 193p 참조), 또는 터키(Turkey)의 어떤 부분에 이르면, 노예 매매의 시장을 실견 할 수가 있다.

거기서 부호는, 많은 돈을 던져, 젊은 노예부인을 선택 구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과 싸움에 있어서 먼저 포로(부로)로써, 데리고 돌아오고자 한 것은, 처녀였다. 이는 반드시 노동자를 구하려는 의미에서만이 아니다. 처녀의 매매로, 이익을 얻고자 한데서였다.

이러한 노예제도는, 최근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이것을 이상히 여기지 않았다. 미국에서, 노예 전쟁이 끝난 데서부터, 아직 겨우 반세기가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노예에게, 인권은 개무이다. 전적으로 우마동양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일찍이 로마의 어느 귀족은, 객을 청하여 향연을 연때, 객이 그 집에 다수의 뱀장어를 사육하는 것을 보고, 그 먹이(food)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주인은 곧 대답하여 말했다.

‘보시라’고. 그리고 다짜고짜로 명하여, 자기 소유의 노예를 죽여, 이 고기를 뱀장어에게 먹게 했다는 것이다.

이는 모세 율법 후 2천년의 일이다. 아니, 반드시 로마의 옛 일을 돌이켜 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늘날도 유사한 일이, 그것도 백인의 손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다.

아프리카 내지에 있어서, 고무 채취를 위해, 유럽인이 노예를 사역하고 있다. 들은 바에 의하면, 그들 유럽인은, 때로 혹은 폭렬탄의 당고를 만들어, 이것을 노예에게 먹이고, 그 뱃속에서 폭렬 하는 것을 즐긴다고, 실로 인권을 유린함도 이만저만이 아니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부터 4천년의 옛날에 있어서, 모세는 이미 이 같은 것(금지)의 법률을 만든 것이다.

‘노예에게도 인권 있다. 이를 중시해야 한다. 7년째(제칠년)에는 값없이 석방하라. 다만 만약 노예의 자유 의지에서 석방되기를 원치 않을 때는, 재판관 앞에 데리고 가서 승인을 얻고, 그런 후 송곳으로 귀를 찔러 뚫음으로써, 영원히 그 집에 속한 자로 됨의 의식을 행하라’(16-대의)고.

이로서 노예의 의지를 중히 여김이 얼마나 두터운 것인지를 볼 것이다. 이것은 타국의 법률에 비하여, 앞서기 수천 년이었다.

그리스, 로마의 제국에는, 일찍이 대 법률가가 나와서, 좋은 법률을 제정했다고 하지만도, 그것보다 훨씬 이전에, 모세는 이미 가장 인권을 중시하는 법률을 작성했던 것이다.

다음으로, 노예가 부인인 때, 즉 시녀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여종(시녀)이란, 하비(하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처첩 되게 하려는 목적으로서, 속신한 노예를 말함이다. 그리고 부인은, (즉 이것을) 석방한대도, 스스로 생계를 세울 수가 없다.

그러므로 주인은, 생활 보장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이것을 하지 않는 때면, 자유롭게 그 집을 떠나도록 허락할 것이다(7-11).

알아야 한다. 부녀인 노예에 이르기까지, 그 인권을 중시함에 있어서, 간독(친절)했었다는 사실을. 이것을 당시의 가나안 거민, 또는 애굽, 아라비아의 거민에게 비할 때는, 도저히 같은 날의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일본)에 있어서, 물론 노예는 없다. 그러나 모세율을 적용하렬 때, 적용할 수 있는 사실은 무수하다.

근간(근시) 시끄럽게 떠들석하고 있는 공사창 문제를 비롯하여, 시골에서 성행되고 있는 양녀 제도 같은 것, 혹은 남녀공 문제 같은 일, 모두 그 유이다.

그리고 인권을 말하는 법률가는 많다고 하지만도, 참으로 인권이 무엇인지를 해득하고 있는 자는 적다. 하나님을 모르는 자에게, 참으로 인권이 무엇인지 해득될 수 없는 것이다.

인권 어찌하여 귀중한가? 사람은 그 누구 나가, 하나님의 형상을 거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노예라 할지라도, 하나님과의 사이에 깊고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류는 그 누구 나가 신성한 것이다. 전세계를 가지고서 한 대도, 속할 수 없는 것을, 그 심령(안)에 내주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권을 범하는 것은, 이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가장 귀한 것을 범하는 것이다. 이는 생명의 근저를 부수는 일이다. 이것을 알 때, 그런 후에 인권을 중시해야 할 까닭을 해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류가 비로소 이것을 배운 것은, 이스라엘이 시내산상의 십계를 받은 때였다. 그때부터 인권존중의 관념은 인류에게 깊이 인쳐진 것이다.

다음으로

‘사람을 쳐 죽인 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12-)’라고.

이는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 ‘만일 사람이 계획함이 아니라 나 하나님이 사람을 그 손에 붙이면’

즉 스스로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잘못하여, 사람을 죽인 일이 있을 때는,

‘내가 위하여 한 곳을 정하리니 그 사람이 그리로 도망할 것이(13-)’라고.

지금도 아라비아(1권 300p 참조) 등 사막에서 많이 행해지는 일이다. 부모의 원수를 갚노라다가, 다른 사람(별인)을 죽인 일 같은 경우, 다소 죄를 감면 받을 이유가 있는 까닭에, 이에 도피처를 주어 숨게 하고, 그리하여 살해된 자의 자식이, 곧 또 복수할 수 없게끔 한 것이다. 이는 또 생명을 중시하는 규정이다.

그리고 유대에 이런 종류의 도망칠 장소(소위 도피처, 민수기 35:6-참조) 12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에 반하여, 사람이 만일 이웃을 모살하고서 제단에 숨을 것인가? 모세율은 제단의 보호일지라도, 이들 죄인에게는 해당시킬 수 없는 것으로, 반드시 죽일 것을 명하고 있다(14-).

여기에 이르러서 벌은, 가장 정당하게 행해지는 것이다. 죄인이 신전 등에 피하여, 그 보호에 의해 면죄된다는 것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행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실례는, 다른 나라에도 적지 않다. 그런데 홀로 모세율에 있어서는, 정의의 실행을 위해서는, 제단의 신성도 희생케 한 것이다.

‘그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17-)’고.

그 까닭은 무엇인가? 부모를 공경함은,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를 저주하는 것은, 하나님을 저주하는 것이다. 부모는 지상에 있어서의 하나님의 대표자이다.

‘사람이 매로 그 남종이나 여종을 쳐서 당장에 죽으면 반드시 형벌을 받(20-)’아야 한다 고.

노예를 매질하여 죽은 경우에, 이것을 문책하지 않는 것은, 제국의 법률의 상례이다. 그런데 모세율에 있어서는, 적어도 중죄로써, 이에 벌한 것이다. 그리고 후에 이르러서는, 명백하게 사형당하기에 이르렀다. 또 이로서 인권 존중의 관념에 관한 다른 옛 법률과의 상위를 살펴 알만하다.

기타, 혹은 29절 같은 것, 소의 임자로서 몇 번이고 정당한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태만의 결과, 소가 사람을 죽이기에 이른 경우에는, 소와 함께 임자도 죽임 당해야 한다는 일등, 사람의 생명을 중시함에, 얼마나 주도한가를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 근래 이 율법을 해석하여, 두 개의 극단에 빠지는 자가 있다.

그 하나는 소위 살생금단의 불교적 사상이다. ‘죽이지 말라’는 말을, ‘모든 생명을 빼앗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하여, 금수충어에까지 미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죽이지 말라’는 것은, 살생이 아니라, 살인이다. 그 이는 소위 사형 폐지론이다.

살인의 죄를 범한 자의 생명도, 이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모세율은, 분명히 명하여 말한다.

‘사람을 쳐죽인 자는 반드시 죽일 것이다’라고.

엄률, 이는 은혜의 길이다. 그 준엄을 소홀히 하지 않는 정의의 요구 아래서만, 사랑의 빛은 빛나는 것이다(부기를 제하고 후지이 다께시 필기 등정무필기).

(내촌감삼의 1916년 5-8, 11-12월, 1917년 1, 3월 ‘성서지연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