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십계명 제9조

출애굽기 제20장 16절 :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이 계명은, 본래 재판소에 있어서의 증인의 책임에 관한 것이다.

옛날 유대에 있어서는, 언제나 성문에서 행해졌다(롯기 4장 참조). 그리고 사건에 관계있는 자도, 그곳으로 호출되고, 이들 중인의 말에 의해, 재판의 판결은 내려졌던 것이다.

따라서 증인된 자의 책임은, 매우 중대했다. 그들 증인이 만약 위증을 할 것인가? 무고한 이웃을 중죄에 빠뜨릴 위험이 있었다.

그러므로 십계명 제9조는 이웃에 대한 의무의 하나로서, 특히 증인된 자의 책임을 경계한 것이다. 이르기를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

이 의미에 있어서의 위증의 실례는, 성서 중 여러 곳에서 이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마태복음 26장 57-68절은, 예수에 대한 위증의 기사이다.

‘…거짓 증인이 많이 왔으나 얻지 못하더니 후에 두 사람이 와서 가로되 이 사람의 말이 내가 하나님의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지을 수 있다 하더라 하니…’

이 경우에 있어서, 그들이 입증한 말 그것은 거짓이 아니지만도, 예수께서 이것을 발한 진실한 의미로써 하지 않고, 전혀 별개의 정신에서 나온 말로서 이것을 인용했으므로, 역시 사실을 거짓 꾸미어 말한 위증임을 면치 못한다.

기타, 사도행전 제6장 제8절 이하는, 스데반에 대한 명백한 위증이고,

열왕기상 제21장 5-14절은 나봇에 대한 명백한 위증이다,

그들 거짓 증인은 모두 그 가증한 위증에 의해, 이웃의 생명을 빼앗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 직접목적(즉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의 계명)은, 고대에 있어서의 유대의 법률을 유지함에 있었다.

그렇지만, 이 계명의 정신하는 바는, 필경 이웃에 대하여 그릇된 증거를 하지 않게끔 함에 있다.

이 의미에 있어서 다만 유대의 재판에 호출된 증인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들 각자가, 또 그 적용 하에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과연 이웃을 판단하지 않는가?

또 그 재판받는 때, 이에 대하여 거짓 증거를 세우지 않는가?

일간 신문지상에 보도되는, 한 인물을 가지고서, 몇 천이나 되는 사람들이 재판을 내리고 있다. 또 그 재판에 참가하여, 훼예포펌 가지가지의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즉 우리들 각자가, 날마다 재판관이 되고, 증인이 되고 있다. 특히 옛날 평민은 제후사족들을 재판할 수 없었던 시대와 달리, 오늘날 문명의 세상에 있어서는 누군가 그 누구를 헤아려 판단한대도 전적으로 자유인 때문에, 이르는 곳마다 각종의 재판, 또는 입증이 성행되고 있음을 본다. 이때에 있어서

‘너희는 그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를 하지 말라’는,

옛 계명을 우리들 보통도덕에 적용한다면, 즉 그 의미하는 바는,

‘사람을 헤아리지(논란하지) 말라’는 말과 다름없는 것이다.

이것을 약언 한다면, ‘악평하지 말라’이다.

그렇다면 그 누가 감히 ‘나는 이 죄를 범치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말로써 이웃의 이름을 해치는 죄, 이것을 경계한 것이, 십계명 제9조이다.

그리고 이는 오늘에 있어서 가장 흔히(보통) 행해지는 죄이다.

누구 나가, 스스로 변호할 수 없는 일상의 죄악이다.

어찌하여 악평은 죄인가?

어찌하여 사람을 논란함(헤아림)은 나쁜 일인가?

그 이유의 설명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일단 이 죄가 행해지는 사회에 가서 보고, 그것이 큰 죄악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금주가 엄수되는 사회에 들어가, 비로소 명백하게 음주가 죄악임을 느끼는 일과도 같다.

일찍이 영국의 모 신사가 말한바 있다.

‘내 생애 중, 타인에 대해 악평한 일 한 두 번 있다. 이것을 생각할 때마다 견디기 어려움을 느낀다’고.

이런 사람은, 타인의 악평을 입 밖에 내려 해도, 마치 도적질하려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 같이, 염두에도 낼 수 없어, 이를 억제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 앞에서는, 그 누구도 타인의 악평을 삼가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일은, 그런 악평이 행해지지 않는 사회이다. 여기를 떠나, 보통 사회에 들어갈 것인가?

악평, 또 악평, 차마 들을 수가 없는 것이다. 어찌 알랴! 사람을 악평하는 것은,

즉 자기를 악화하는 소행임을,

사람을 헤아리는 것은, 즉 자기가 헤아림을 받게 되는 소행이 된다는 것을,

시험 삼아, 다음 안식일까지 한번도, 남의 악평을 입에 하지 않고서 지내보도록 하라.

그리하면 새로운 광명이 가슴속에 비추어 옴을 느끼리라.

40년 전, 오인이 삿뽀르(1권 104p 참조)에서,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무렵, 가장 오인을 감화케 한 것은 야고보서였다.

야고보서는 혀를 삼가야 할 것을 가르쳐 준 후, 다시 이르기를

‘형제들아 피차에 비방하지 말라 형제를 비방하는 자나 형제를 판단하는 자는 곧 율법을 비방하고 율법을 판단하는 것이다 …너는 누구관대 이웃을 판단하느냐(야고보서4:11-12)’

오인(I, we)은, 이 가르치심에 기초하여, 이후 결코 타인의 악평을 입에 하지 않을 것을 서로 서약했다.

악평이 죄악임을 느끼지 않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신앙타락이다.

신앙의 처녀시대로 돌아갈 것인가,

견디기 어려운 일은,

사람을 비방 판단하는 일이다.

사람을 판단하고, 또 이에 틈타(이용하여) 위증을 세우는 일이다.

이렇게 해서, 신앙은 타락하고, 애정은 냉각치 않을 수 없다.

근래의 교회의 부진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신자의 집회에 있어서, 형제에 대한 위증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 유력한 설명을 주는 것이 아닌가?

사람을 비방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이 악이 행해지고 있는 곳에, 성령은 거하시지 않는 것이다.

인생은 복잡하다. 심각하다. 그 어느 방면은 사람의 눈에 비추이지만도, 대부분은 가려져(숨겨있어) 이것을 볼 수가 없다.

의복, 면모 기타 외적 생활은, 이를 판단할 수 있대도, 그 성질, 경우(환경), 가정, 기타의 내적 생활,

특히 각자의 심중의 비밀에 이르러서는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제외하고는,

누가 이것을 다 알 수 있으랴?

사람의 마음의 가장 천박한 것일지라도, 하나님만 이것을 아신다.

사람은, 타인을 판단하려해도, 실은 판단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가 완전하게 판단할 수 있는 구역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판단은 언제나 오류이다.

가끔 공적생애에 서서,

자기에 대한 신문지 기타의 비평을 보는 때,

그 위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혹은 수년, 혹은 수개월, 심한데 이르러서는 수 시간 사람과 함께 있고서,

그리고 그를 다 알았다고 하여, 이에 대해서 공공연한 비평을 내리는 일 같은 것은,

인생을 해득하지 못하는 가장 심한 자이다.

사람은,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 그러므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 묻는다.

‘사람은 타인에 대하여, 절대로 비평을 가할 수 없는가’고.

대답하여 말한다. ‘지혜로서, 또는 그리스도인적 습관으로서는’ 절대로 이것을 아니함만 같지 못하고, 다만 어떤 일에 대해서는 부득 한 것이 있다.

예컨대 청년 남녀를 짝지어 생애의 반려가 되게끔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스스로 일종의 증인됨의 지위에서는 일을 마다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러한 경우에 있어서도, 우리가 입증할 수 있는 바는, 기도로써 아는 근소한 범위에 대해서 뿐이다. 즉 우리가 아는 범위에 있어서, 이 일에 대해서는 …저 일에 대해서는’이라고. 아주 겸손한 부분적 판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결정적으로 전반적으로 타인에 대한 비평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는 사람으로서의 지위를 잊고서, 하나님의 영역을 범하는 분수에 지나는 대 참람죄이다.

사람의 판단이 올바른 때란, 그 가장 겸손한 때이다.

마치 질병을 진단함에 있어서, 경솔한 단정을 피하고, 자기가 탐지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려는 의사가, 가장 신뢰할 만한 것과 같다.

어떤 이는 말한다. ‘사람은 사람을 논란(비평 판단)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재판관이 되는 일 같은 것은 잘못이다’라고.

그렇지만 사회제도로서의 재판은, 그 자체가 의미를 달리하는 바가 있다.

물론 재판제도를 가지고서 절대적으로 유효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도, 적어도 유익하다.

대개 국가의 관리로서 천황에게서, 위촉된 권한을 가지고 행하는 재판은, 그 목적하는 바는 공익에 있는 것이고, 개인의 이해에는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비교적 공평을 지키기가 쉽다. 또 필요한 많은 증거를 취집 할 수 있으므로, 판단의 오류를 제거하기가 쉽다. 이는 그 개인의 재판과 다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에 있어서도, 또한 어떤 재판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 경우가 있다.

공인의 공사에 관한 경우가, 즉 그것이다.

예컨대 위정자가 명백한 비위를 행하고, 회사의 중역이 직무상의 부정을 행하며, 교회의 감독이 신앙상의 오류를 범한 경우 같은 때, 그 사람의 품성 또는 의사에 간섭하는 일 없이, 그 공적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허용되는 재판이다.

다만 공인의 공사를 비판하는데 있어서, 그 사사를 적발하여, 이것을 평론하려는 일 같은 것은, 가장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처럼, 하나님께 허락을 얻어, 비평할 수 있는 공공연한 범위에 드는 것 아님에도, 이것을 넘어서 사람을 논란(비평판단)하는 것은 중대한 죄악이다.

‘보라 어떻게 작은 불이 어떻게 많은 나무를 태우는가 하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에서 나느니라(야고보서3:5-6).’

신문지상의 일편의 악평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크게 부패케 하는가를 보라.

라이먼ㆍ애버트는 일찍이 말했다.

‘세계 중 최악의 신문지는 미국의 그것이다. 다만 유일한 예외는 일본의 신문지다’라고.

실로 미국 또는 우리나라의 신문지가, 사회에 끼친 해독은 이것을 측량할 길 없다.

위증은 사람의 열심을 냉각케 하고, 사람의 generous spirit(寬宏의 정신)을 위축케 한다.

이에 의해 애심은 없어지고, 신뢰는 동요되며, 용기는 꺾인다.

이에 의해 허다한 나쁜 사회적 소요는 야기된다.

위증은 일종의 세균이다. 그것이 뿌려지기가 무섭게, 산포 전염되어,

마침내 전 사회를 파괴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 이 죄에서 면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이것을 삼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다만 입으로 삼가는 것으로서는 족하지 못하다.

그 마음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리고 사람을 사랑치 않으면 안 된다.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할 때, 위증은 입으로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머니는 그 나쁜 자식에 대해서도, 악평을 차마 하지 못하듯,

형제에 대한 사랑 있을 때, 위증은 절로 소멸하기에 이른다.

악평이 행해지는 것은, 사랑 없는 확증이다.

사랑하라. 마음으로 형제를 사랑하라.

그리고 ‘지옥 불’인 쓴 악평 죄를 그 뿌리에서 단절하라.

(내촌감삼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