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여인
성 경: [잠 9:13-18] 미련한 계집이 떠들며 어리석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14) 자기 집 문에 앉으며 성읍 높은 곳에 있는 자리에 앉아서
5) 자기 길을 바로 가는 행객을 불러 이르되
16)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17) 도적질한 물이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맛이 있다 하는도다
18) 오직 그 어리석은 자는 죽은 자가 그의 곳에 있는 것과 그의 객들이 음부 깊은 곳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
[잠 9:13] 미련한 계집이 떠들며 어리석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형식상 1-6절에 언급된 지혜의 초청과 병행으로 쓰이면서
(1-6) 지혜가 그 집을 짓고 일곱 기둥을 다듬고
2) 짐승을 잡으며 포도주를 혼합하여 상을 갖추고
3) 그 여종을 보내어 성중 높은 곳에서 불러 이르기를
4)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5) 너는 와서 내 식물을 먹으며 내 혼합한 포도주를 마시고
6) 어리석음을 버리고 생명을 얻으라 명철의 길을 행하라 하느니라.
내용상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본문(13-18절)은
파멸의 죽음으로 생을 인도하는
죄악의 간계한 초청을 보여 준다.
▶ 미련한 계집이 떠들며 - '미련한 계집'은 '미련함의 계집'이란 뜻으로
'미련함'과 '계집'이 동격으로(The woman Folly, NIV) 쓰여져
궤사한 계집의 실체를 강조하여 드러내고 있다.
한편 이 '미련한 계집'은 곧 음녀(Aprostitute, LB)를 가리키는 것이다.
(2:16 지혜가 또 너를 음녀에게서, 말로 호리는 이방 계집에게서 구원하리니;
5:3 대저 음녀의 입술은 꿀을 떨어뜨리며 그 입은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또한 '떠들며'는 말초적이고 감각적인 쾌락만을 추구하여
그 도덕적 성품이 극히 불량한 상태에 있음을 가리키는 바
(7:11 이 계집은 떠들며 완패하며 그 발이 집에 머물지 아니하여),
본 문구에 나타난 음녀의 소란스럽고 천박한 내적, 외적 형태는
지혜자의 사려 깊고 신중한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 어리석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 여기서 '어리석어서'는
4절과 같이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 '단순성'과는 달리
좀 더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경솔함과 자의적인 방종을 가리킨다(brash, LB; wanton).
또한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는
'어리석음'의 원인으로서 완전한 무지(無知)를 뜻하며
(민 24:3 그가 노래를 지어 가로되 브올의 아들 발람이 말하며 눈을 감았던 자가 말하며;
욥 13:13 너희는 잠잠하고 나를 버려두어 말하게 하라 무슨 일이 임하든지 내가 당하리라)
이는 지혜를 통해 습득된
완전한 지식(9-12절; 1:2-6)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9-12절 지혜 있는 자에게 교훈을 더하라 그가 더욱 지혜로워질 것이요 의로운 사람을 가르치라 그의 학식이 더하리라
10)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11) 나 지혜로 말미암아 네 날이 많아질 것이요 네 생명의 해가 더하리라
12) 네가 만일 지혜로우면 그 지혜가 네게 유익할 것이나 네가 만일 거만하면 너 홀로 해를 당하리라;
1:2-6 짐승을 잡으며 포도주를 혼합하여 상을 갖추고
3) 그 여종을 보내어 성중 높은 곳에서 불러 이르기를
4)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5) 너는 와서 내 식물을 먹으며 내 혼합한 포도주를 마시고
6) 어리석음을 버리고 생명을 얻으라 명철의 길을 행하라 하느니라)
[잠 9:14] 자기 집 문에 앉으며 성읍 높은 곳에 있는 자리에 앉아서 -
3절에서 보여지듯 여종을 보내고 직접 소리쳐 초청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지혜의 초청 방식과는 달리
미련한 계집의 초청 방식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창기의 모습과 유사하다.
(창 38:14 그가 그 과부의 의복을 벗고 면박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휩싸고 딤나 길 곁 에나임 문에 앉으니 이는 셀라가 장성함을 보았어도 자기를 그의 아내로 주지 않음을 인함이라;
렘 3:2 네 눈을 들어 자산을 보라 너의 행음치 아니한 곳이 어디 있느냐 네가 길 가에 앉아 사람을 기다린 것이 광야에 있는 아라바 사람 같아서 음란과 행악으로 이 땅을 더럽혔도다).
한편 3절과 병행어로 쓰여진 '성읍 높은 곳'은
7장에 나타난 음녀의 실체에 비추어 보아
(7:8-12 그가 거리를 지나 음녀의 골목 모퉁이로 가까이 하여 그 집으로 들어가는데
9) 저물 때, 황혼 때, 깊은 밤 흑암 중에라
10) 그 때에 기생의 옷을 입은 간교한 계집이 그를 맞으니
11) 이 계집은 떠들며 완패하며 그 발이 집에 머물지 아니하여
12) 어떤 때에는 거리, 어떤 때에는 광장 모퉁이, 모퉁이에 서서 사람을 기다리는 자라)
음녀의 집에 있는 곳을 가리킨다기 보다는
지혜를 모방하려는 음녀의 가증하고도 무모한 모습을
묘사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이는 표현이다.(Umbreit, Zockler).
[잠 9:15] 자기 길을 바로 가는 행객을 불러 이르되
▶ 자기 길을 바로 가는 행객 - 이는 지혜의 권고를 수용하고
그 인도에 순종함으로써 내적, 외적 삶의 방식이
신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올바른 사람을 가리키나
(사 57:2 그는 평안에 들어갔나니 무릇 정로로 행하는 자는 자기들의 침상에서 편히 쉬느니라),
혹자는 이를 부정적 의미로 보아
'자기 길을 곧장 가는 사람' 곧 아둔한 가운데
음녀가 제시한 유혹의 길을 따라 무분별하게 좇는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본다.
[잠 9:16]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어리석은 자를 초청하는 형식이
지혜의 그것과 동일하게 나타나나
(4절 무릇 어리석은 자는 이리로 돌이키라 또 지혜 없는 자에게 이르기를)
그 초청의 내용과 그에 따른 결과는 상반된 것이다.
그것은 곧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파멸의 죽음으로 나타난다.
[잠 9:17] 도적질한 물이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맛이 있다 하는도다 - 여기서
'도적질한 물'은 5:15과 비교해서 불륜하고 음란한 성관계를,
(5:15 너는 네 우물에서 물을 마시며 네 샘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라)
'몰래 먹는 떡' 역시 육체적인 음란 행위를 가리키는 바,
본 구절은 지혜의 공식적인 초청 준비와는 달리
(5절 너는 와서 내 식물을 먹으며 내 혼합한 포도주를 마시고)
음녀의 초청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금지된 쾌락의 자리임을 시사한다.
(30:20 음녀의 자취도 그러하니라 그가 먹고 그 입을 씻음 같이 말하기를 내가 악을 행치 아니하였다 하느니라).
실로 본성적으로 죄적 성향을 타고난 인간들에게
공적으로 금지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행위는
매혹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잠 9:18] 오직 그 어리석은 자는 죽은 자가 그의 곳에 있는 것과 그의 객들이 음부 깊은 곳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
지혜의 초청에 응한 결과와는 대조적으로
(6절 어리석음을 버리고 생명을 얻으라 명철의 길을 행하라 하느니라)
음녀의 가중하고 은밀한 초청에 응한 자의
치명적인 종국이 본서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는
엄중한 심판적 의미로 기술된다.
(2:18 그 집은 사망으로, 그 길은 음부로 기울어졌나니;
7:27 그 집은 음부의 길이라 사망의 방으로 내려가느니라).
▶ 죽은 자가 그의 곳에 있는 것 - '죽은 자' 문자적으로
'유혼'(幽魂)이란 뜻이나 여기서는 실질적인 육적 생명은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영적으로는 사망에 이른 자들을 가리킨다(Delitzsch, Zockler).
곧 이들은 그들의 어리석은 선택의 결과로
전인격적인 파탄을 경험하며 그로 말미암아 그의 삶 전체가
곧 음부에서의 그것과 동일한 것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그의 곳'은 이미 '사망의 집'으로 언급된 '음녀의 집'을 가리키며
이는 곧 산 자의 땅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음부'(sheol)를 암시한다.
▶ 그의 객들이 음부 깊은 곳에 있는 것 - '그의 객들'은
음녀와 관계한 자들임을 강조하기 위해
상반절의 '죽은 자'와 병행어로 쓰인 말이다.
또한 '음부 깊은 곳'은 '그의 곳'을 지시한다.
(2:18-19 그 집은 사망으로, 그 길은 음부로 기울어졌나니
19) 누구든지 그에게로 가는 자는 돌아오지 못하며 또 생명길을 얻지 못하느니라).
실로 음녀의 길을 선택한 자들은
지상에서의 삶에서 죽음 뒤에까지도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의 범주에 속해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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