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자의 교훈
성 경: [잠 22:17-29] 너는 귀를 기울여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을 들으며 내 지식에 마음을 둘지어다
18) 이것을 네 속에 보존하며 네 입술에 있게 함이 아름다우니라
19) 내가 너로 여호와를 의뢰하게 하려 하여 이것을 오늘 특별히 네게 알게 하였노니
20) 내가 모략과 지식의 아름다운 것을 기록하여
21) 너로 진리의 확실한 말씀을 깨닫게 하며 또 너를 보내는 자에게 진리의 말씀으로 회답하게 하려 함이 아니냐
22) 약한 자를 약하다고 탈취하지 말며 곤고한 자를 성문에서 압제하지 말라
23) 대저 여호와께서 신원하여 주시고 또 그를 노략하는 자의 생명을 빼앗으시리라
24) 노를 품는 자와 사귀지 말며 울분한 자와 동행하지 말지니
25) 그 행위를 본받아서 네 영혼을 올무에 빠칠까 두려움이니라
26) 너는 사람으로 더불어 손을 잡지 말며 남의 빚에 보증이 되지 말라
27) 만일 갚을 것이 없으면 네 누운 침상도 빼앗길 것이라 네가 어찌 그리 하겠느냐
28) 네 선조의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29) 네가 자기 사업에 근실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
[잠 22:17] 너는 귀를 기울여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을 들으며 내 지식에 마음을 둘지어다
본 구절로부터 22:34까지는
익명의 지혜자(들)에 의해 쓰여진 독립된 한 부분을 형성한다.
[잠 22:18] 이것을 네 속에 보존하며 네 입술에 있게 함이 아름다우니라
본 구절은 17절의 권고적 명령에 이은
그 명령의 목적을 보여 주는 구절이라 볼 수 있다.
목적의 첫째는 앞으로 진술할 계시적 진리를 마음속에 새기고,
둘째는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가르치게 하기 위함이다.
[잠 22:19] 내가 너로 여호와를 의뢰하게 하려 하여 이것을 오늘 특별히 네게 알게 하였노니
▶ 여호와를 의뢰하게 하려 하여 - 이것은 앞으로 진술할
계시적 진리를 들으라는 명령의(17절) 또 다른 목적이다.
여호와를 의뢰한다는 것은 그분의 뜻을 알고 깨닫는대로,
그 결과는 하나님의 손에 맡긴 채,
어떤 어려움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그것을 지키며 사는 것을 가리킨다.
▶ 오늘 특별히 네게 알게 하였노니 - 앞으로 진술될 계시적 진리가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받아야 할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이란 표현은 진술된 진리가
이제 막 베풀어질 뿐 아니라 당장 현실 삶 속에서 지켜야 할
성질의 것임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히 3:7 그러므로 성령이 이르신 바와 같이 오늘날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13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피차 권면하여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의 유혹으로 강퍅케 됨을 면하라).
개인 하나 하나가 오늘 말씀에 충실하여 살 때
그 공동체는 날마다 작은 천국일 것이다.
[잠 22:20] 내가 모략과 지식의 아름다운 것을 기록하여
▶ 아름다운 것 - 이 용어에 대한 해석은 쉽지 않다.
해석 경향은 학자의 주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은 세 가지 정도이다.
(1) '세 가지'로 번역하는 데
그 셋을 잠언, 전도서, 아가 혹은 율법서, 예언서, 성문서 등으로 보는 경향이다.
(2) 본 용어를 '솰리쉼'으로 수정하여 해석하는 경향이다.
'솰리쉼'은 군사 용어로서 병사 혹은 군대에서 높은 지위에 있는
우두머리 등의 의미를 지니는데 해석자들은 특히 후자를 취하고
본 히브리어의 중성의 의미인 '우수한', '정선된' 등에 초점을 맞춰
'정선된 잠언들', '가장 우수한 잠언들'로 이 용어를 해석하고 있다.
말하자면 앞으로 진술하게 될 내용(22:22-24:34)은
잠언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잠언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다(W.J. Deane, S.T. Taylor - Taswell).
(3) 본 용어를 '삼십'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주장은22:22-24:24의 내용 중 첨언적 성격을 띠고 있는
24:23-34을 제외하면 삼십 개의 소주제절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삼십'이 바로 그 형식상의 절 구분을 암사한다고 보고 있다(Whybray, Kidner).
이 해석은 수용할 만하다.
첫째는 사실 24:33-34을 제외한 22:22-24:34은
하난의 커다란 주제하에 삼십개의 소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둘째는 21절처럼 그 집필 목적을 진리의 말씀으로 회답하게 하는 것에
두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아메네모프 지혜서의 내용도 역시
그러한 진술전에 삼십 가지의 소 주제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사실이 잠언 저자가 아메네모프 지혜서의 내용을
그대로 모방했다거나 혹은 그 번역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그 문학 형식은 빌렸거나 빌려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잠 22:21] 너로 진리의 확실한 말씀을 깨닫게 하며 또 너를 보내는 자에게 진리의 말씀으로 회답하게 하려 함이 아니냐
▶ 너를 보내는 자 - 이는 교훈이나 충고를 얻기 위해 찾아오는 자를 가리킨다.
하나님의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묵상을 통하여 마음에 새길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시행에 옮기는 자만이,
영적 교훈과 충고가 필요하여 방문한 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잠 22:22] 약한 자를 약하다고 탈취하지 말며 곤고한 자를 성문에서 압제하지 말라
▶ 약한 자를 약하다고 탈취하지 말며 - '약한 자'란
도움 받을 데도 없이 무방비 상태에 있는 것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의미한다.
이런 사람의 소유는 쉽게 빼앗을 수 있다.
그래서 그를 보는 자는 탈취의 유혹을 받기 마련이다.
어떤 역본은 본 구절을 이렇게 번역하고 있다.
'가난한 자의 도움 얻을 때 없는 형편 때문에
그에게 악을 행하고 싶은 유혹을 받지 않도록 하라.'
[잠 22:23] 대저 여호와께서 신원하여 주시고 또 그를 노략하는 자의 생명을 빼앗으시리라
▶ 대저 여호와께서 신원하여 주시고 - 하나님은 의지할 데 없는 약자 층을,
예컨대 과부나 고아 등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돌보아 줄 것을 명령하신 바 있다.
(출 22:22 너는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지 말라;
신 24:17 너는 객이나 고아의 송사를 억울하게 말며 과부의 옷을 전집하지 말라;
26:12 제삼년 곧 십일조를 드리는 해에 네 모든 소산의 십일조 다 내기를 마친 후에 그것을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에게 주어서 네 성문 안에서 먹어 배부르게 하라;
사 1:17 선행을 배우며 공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
약 1:27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
[잠 22:24] 노를 품는 자와 사귀지 말며 울분한 자와 동행하지 말지니
▶ 울분한 자 - 문자적인 뜻은
'열기의 사람. 쉽게 분노하며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 쉬운 기질의 사람을 뜻한다.
[잠 22:25] 그 행위를 본받아서 네 영혼을 올무에 빠칠까 두려움이니라
▶ 네 영혼을 올무에 빠칠까 두려움이니라 - 이는 분노하기를 배운 자가
파괴적이고 불안한 삶을 살게 될 것을 우려하는 표현이다.
분노에 익숙해져 버린 자는 공동체의 고민거리가 될 뿐 아니라
이웃에게 진정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실질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만다.
한편 '올무'를 치명적인 약점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하겠다.
[잠 22:26] 너는 사람으로 더불어 손을 잡지 말며 남의 빚에 보증이 되지 말라
▶ 손을 잡지 말며 - 고대 개념으로 손을 잡는다는 것은
쌍방 중 한편이 반대편 사람의 보증인이 되는 표식을 의미한다.
(6:1 내 아들아 네가 만일 이웃을 위하여 담보하며 타인을 위하여 보증하였으면;
11:15 타인을 위하여 보증이 되는 자는 손해를 당하여도 보증이 되기를 싫어하는 자는 평안하니라;
17:18 지혜없는 자는 남의 손을 잡고 그 이웃 앞에서 보증이 되느니라;
20:16 타인을 위하여 보증이 된 자의 옷을 취하라 외인들의 보증이 된 자는 그 몸을 볼모잡힐지니라).
결국 본 구절은 빚 보증을 서지 말라는 경고를 반복하고 있다.
[잠 22:27] 만일 갚을 것이 없으면 네 누운 침상도 빼앗길 것이라 네가 어찌 그리 하겠느냐
▶ 네 누운 침상도 빼앗길 것이라 - 원문 직역을 따르면
'네 침대가 네 아래서 낚아챔을 당할 것이다.‘
이것은 채주가 채무자의 마지막 소유물인
침대마저 신속하게 빼앗아 갈 것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율법은 이것을 금하고 있다.
(출 22:25-27 네가 만일 너와 함께한 나의 백성 중 가난한 자에게 돈을 꾸이거든 너는 그에게 채주 같이 하지 말며 변리를 받지 말 것이며
26) 네가 만일 이웃의 옷을 전당잡거든 해가 지기 전에 그에게 돌려보내라
27) 그 몸을 가릴 것이 이뿐이라 이는 그 살의 옷인즉 그가 무엇을 입고 자겠느냐 그가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들으리니 나는 자비한 자임이니라;
신 24:12-13 그가 가난한 자여든 너는 그의 전집물을 가지고 자지 말고
13) 해 질 때에 전집물을 반드시 그에게 돌릴 것이라 그리하면 그가 그 옷을 입고 자며 너를 위하여 축복하리니 그 일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네 의로움이 되리라).
그러나 악하고 성미 급한 채주들은 그 같은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느 5:5 우리 육체도 우리 형제의 육체와 같고 우리 자녀도 저희 자녀 같거늘 이제 우리 자녀를 종으로 파는도다 우리 딸 중에 벌써 종된 자가 있으나 우리의 밭과 포도원이 이미 남의 것이 되었으니 속량할 힘이 없도다;
겔 18:12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학대하거나 억탈하거나 빚진 자의 전당물을 도로 주지 아니하거나 우상에게 눈을 들거나 가증한 일을 행하거나).
[잠 22:28] 네 선조의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 - '옛 지계석'은
조상 시대 때 정해진 경계선을 말한다.
특히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경계선'이란 성스러운 것이었는데
그 까닭은 그 경계선을 정한 존재는 다름 아닌 하나님이셨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한 사람이 자신의 땅의 영역을
다른 사람의 것에로 확장시키는 일은 중요한 언약 파괴 행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계선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신 19:14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어 얻게 하시는 땅 곧 네 기업된 소유의 땅에서 선인의 정한 네 이웃의 경계표를 이동하지 말지니라;
27:17 그 이웃의 지계표를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왕상 21:16-19 아합이 나봇의 죽었다 함을 듣고 곧 일어나 이스르엘 사람 나봇의 포도원을 취하러 그리로 내려 갔더라
17) 여호와의 말씀이 디셉 사람 엘리야에게 임하여 가라사대
18) 너는 일어나 내려가서 사마리아에 거하는 이스라엘 왕 아합을 만나라 저가 나봇의 포도원을 취하러 그리로 내려갔나니
19)너는 저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네가 죽이고 또 빼앗았느냐 하셨다 하고 또 저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서 개들이 네 피 곧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 하셨다 하라;
사 5:8 가옥에 가옥을 연하며 전토에 전토를 더하여 빈 틈이 없도록 하고 이 땅 가운데서 홀로 거하려 하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
호 5:10 유다 방백들은 지계표를 옮기는 자 같으니 내가 나의 진노를 저희에게 물 같이 부으리라).
[잠 22:29] 네가 자기 사업에 근실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
▶ 사업에 근실한 사람 - 여기 '근실한'은
민첩함과 솜씨 있음을 동시에 가리키는 말이다.
결국 본 구절은 어떤 일을 할 때 재빠르게 하면서도
솜씨있게 처리하는 사람을 말하고 있다.
이런 사람은 일의 결과에 집착하기 이전에
되어가는 매 과정에 최선을 다하며,
기대만 잔뜩하고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과는 달리
자신의 실력과 기량을 연마하는 데 더 큰 관심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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