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앞에 서는 자의 지혜
성 경: [잠 25:1-7] 이것도 솔로몬의 잠언이요 유다 왕 히스기야의 신하들의 편집한 것이니라
2)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화요 일을 살피는 것은 왕의 영화니라
3) 하늘의 높음과 땅의 깊음 같이 왕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4) 은에서 찌끼를 제하라 그리하면 장색의 쓸만한 그릇이 나올 것이요
5) 왕 앞에서 악한 자를 제하라 그리하면 그 위가 의로 말미암아 견고히 서리라
6) 왕 앞에서 스스로 높은 체 하지 말며 대인의 자리에 서지 말라
7) 이는 사람이 너더러 이리로 올라오라 하는 것이 네 눈에 보이는 귀인 앞에서 저리로 내려가라 하는 것보다 나음이니라.
[잠 25:1] 이것도 솔로몬의 잠언이요 유다 왕 히스기야의 신하들의 편집한 것이니라 -
본절은 25-29장의 표제어와도 같다.
표제어의 의미는
첫째, 25-29장에서 진술되는 내용은 솔로몬의 통치시대 때에
솔로몬이 기록한 내용을 근간으로 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둘째, 솔로몬의 기록을 근간으로 하기는 했으나
히스기야 시대 때 그의 신하들에 의하여 그 내용이
좀 더 체계적이고 주제 중심적으로 재편집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재편집은 왕 히스기야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25-29장의 내용 구성을 살펴보면
주제 중심적 재 편집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7절은 왕과 그 신하를 위한 교훈,
26:1, 3-12은 어리석은 자를 위한 교훈,
26:17-28은 악을 행하는 자를 위한 교훈으로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Clark, Henry, Kidner).
[잠 25:2]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화요 일을 살피는 것은 왕의 영화니라 -
성경에서 하나님과 왕은 동일한 맥락에서 언급되기도 하나,
본 구절에서는 대비적 개념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화라는 말은,
하나님의 본성이나 그 깊으신 뜻 그리고 그의 우주 통치 방법,
의도 등이 인간의 이해를 초월한 것임을 가리키는 말이다.
(신 29:29 오묘한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구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로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
사 45:15 구원자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진실로 주는 스스로 숨어 계시는 하나님이시니이다).
성경을 보아 알 수 있듯이 하나님의 뜻은
풍유, 비유 등에 가리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주님은 어떤 자에게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감추어져 있다고 말씀하심으로써 계시의 제한성을 암시하신 바 있다.
참조 : (마 13장 '씨 뿌리는 비유').
어떤 학자는 하나님의 이 속성에 관해 이렇게 소견을 적고 있다.
'그 존재의 속성, 의도 등이 모두 알려져 있는 하나님이라면
그 하나님은 더 이상 경배의 대상이 아닐 것이다'. (McKane).
반면 일을 살피는 것은 왕의 영화라고 하는데
여기 '살피는'에 해당하는 '하르코'는
'비밀을 밝히는 것', '연구해서 찾아내는 것'을 뜻한다.
이는 왕이 갖추어야 할 자세를 가리키는 말로서
왕은 국사(國事) 전반에 관한 문제들에 관하여
깊이 연구하여 국민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
궁금해 하는 것들을 숨김없이, 모호함이 없이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재판, 사법상의 문제는 더욱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Greenstone).
우리는 대비적 관점에서 본 구절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왕의 통치가 하나님의 계시와 무관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이 세운 자로서의 왕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국사의 원리, 내용 등을 정립해야 하는데
그 경우 하나님의 계시를 깨닫지 못하고는 그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잠 25:3] 하늘의 높음과 땅의 깊음 같이 왕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
본 구절은 왕의 속성, 혹은 왕에게 주는 권고,
둘 중 하나로 볼 수 있는데,
전자로 볼 경우
이는 왕의 통치 행위 및 국사 특정 사항의 결정등은
평민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내용이 되겠다.
후자로 볼 경우
왕은 통찰력이 있어서 항상 한발 앞을 내다보고 전진함으로써
그의 통치권을 든든히 하고 그 권위를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이해된다.
이 둘 중 어느 것을 취해도 무리는 없으나
본 구절이 특정 부유의 사람들을 권고하는 대목의 일부이므로
후자로 보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다.
(1절 이것도 솔로몬의 잠언이요 유다 왕 히스기야의 신하들의 편집한 것이니라).
[잠 25:4] 은에서 찌끼를 제하라 그리하면 장색의 쓸만한 그릇이 나올 것이요
▶ 장색의 쓸만한 그릇이 나올 것이요 - 은을 비롯한 광물을 제련하면
순순한 물질만 남게 되고 대장장이는 그것을 가지고 유용한 기구들을 만든다.
[잠 25:5] 왕 앞에서 악한 자를 제하라 그리하면 그 위가 의로 말미암아 견고히 서리라
▶ 그 위가 의로 말미암아 견고히 서리라 - 4절이 하나의 예를 제공한다면
본 구절은 그예가 주는 주된 교훈에 해당한다.
그 근거는 두 구절이 평행 상태에 있다는 것이며
이 평행 상태를 뒷받침해 주는 것은
두 절이 공유하고 있는 '제하라'라는 명령어이다.
은에서 찌끼를 제거하듯
왕에게서 악한 자를 제거할 경우 얻게 되는 유익을 담은 내용이 바로 본 구절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의 주변에는
사리사욕만 탐하며 아첨하는 간신 모리배들이 모여든다.
이때 왕이 자기 유익만을 구하는 신하를 따를 경우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력을 놓칠 수 있다.
반면에 그 같은 신하를 제할 때 왕궁에는
의로운 충신들만이 남게 될 것이고 그 충신들의 조언을 듣는
왕의 통치는 의로운 통치가 될 것이다.
[잠 25:6] 왕 앞에서 스스로 높은 체 하지 말며 대인의 자리에 서지 말라
▶ 왕 앞에서 스스로 높은 체 하지 말며 – 직역하면
'왕 면전에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
저돌적이고 욕망이 강한 자일수록
왕에게 자신의 모습을 자주 드러내기를 힘쓴다.
물론 그의 의중에는 높은 지위로 승진하고자 하는 야망으로 가득 차 있다.
[잠 25:7] 이는 사람이 너더러 이리로 올라오라 하는 것이 네 눈에 보이는 귀인 앞에서 저리로 내려가라 하는 것보다 나음이니라.
문자 그대로 보면 본 구절은 교만으로 인해
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내용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6절에서 잠시 논(論)한 대로 화제의 배경이
왕의 면전인 것을 중시할 때, 본 구절의 핵심은
왕실에서의 승진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된다.
참 지혜자는 자기 과시를 통한 무리한 승진을 꾀하기보다는
인내로 기다린다는 것을 본 구절은 가르친다.
인위적인 노력으로 승진을 꾀하는 자는 승진은커녕
궁전 모든 신하들 앞에서 큰 수치를 당하고 만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고대 근동 지혜서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찾을 수 있는 본 경고는
잔칫집에서 제자들을 교훈하기 위하여 주님이 인용하셨던 경고이기도 하다.
(눅 14:8-11 네가 누구에게나 혼인 잔치에 청함을 받았을 때에 상좌에 앉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청함을 받은 경우에
9) 너와 저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이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 주라 하리니 그 때에 네가 부끄러워 말석으로 가게 되리라
10) 청함을 받았을 때에 차라리 가서 말석에 앉으라 그러면 너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벗이여 올라 앉으라 하리니 그 때에야 함께 앉은 모든 사람 앞에 영광이 있으리라
11)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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